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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관계에서 찾은 행복

본 글은 2013년 9월에 작성된 글입니다.


추석을 맞아 강화에 내려와 있으면서 그 동안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한 가족들,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니 참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는 기분이 든다.


그 동안 내가 너무 내 할일만 하고 산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내 마음이 편해진 건지, 아니면 진짜인지는 정확히 잘 모르겠으나 강화 사람들의 발걸음부터 서울 사람들과 다르게 느릿느릿 꽤 여유롭게 걷는다. 여기서 많이 회복을 얻기도 했다.

사람들에게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행복하게 사는 것이요.’라는 대답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사람들에게 행복은 중요한 부분이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갈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는 OECD에 가입되어 있는 국가 중에서 몇년 째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중국과 일본의 순위는 우리나라보다 더 낮다.)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소득은 증가하고 삶의 질은 높아졌다.

최근 몇년 사이에는 스마트폰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히 침투했고 생활의 모든 면이 빨라지고 편리해졌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허기지고 공허하다.

유감스럽지만 물질과 행복은 완전한 정비례 관계가 아니다.


나는 이 모든 행복함을 느끼기 어려운 문제, 도저히 채워지지 않고 더 갈급해짐이 느껴지는 문제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의 끈이 얇아지거나 혹은 끊어지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낙도로 가는 배안에서>


모든 행복은 관계에서 시작되더라 :

참 그런 고민을 많이 했다.

우리가 언제 가장 행복을 느끼고 언제 불행을 느끼는지,

그 행복이 단순히 지금 행복하고 마는 행복인지 아니면 꽤 오랜시간 지속가능하게 행복감을 주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러던 중 읽었던 “최고의 행복” 이라는 책에서는 행복을 두 가지 종류로 분류해놨는데 참 공감을 많이 했고 이유는 모르게 답답하게 느껴졌던 마음들이 많이 해소됐다


나쁜행복 – 돈, 권력, 성욕, 단순한 욕구들

좋은행복 – 동료애, 사랑, 자신의 꿈을 향한 노력들, 신뢰, 가족


돈을 벌 때, 그리고 무언가 내가 가진 욕구를 해소할 때에는 재미도 있고 나름 이게 행복아닐까? 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근데도 행복감이 지속되지 않고 더 허무해지고, 허기짐이 많이 느껴졌다.


하지만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열정하는 것과는 다르다),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순간들, 타인에게 신뢰 받는 것, 가장 중요한 가족들을 통해서 얻는 안정감과 행복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 같이 나를 설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최근엔 신기하게도 좋은 행복, 지속가능한 행복은 관계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좋은 행복을 느낀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개인화는 점점 더 심해지고, 언론 매체, 교육, 경제 등 사회 구조 깊숙한 곳까지 물질만능주의가 뿌리 내려 돈 많은 사람, 누군가보다 잘난 사람, 성공한 사람이 되기를 강요 받는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학교, 직장에서도 경쟁하는 구도는 끊임 없이 이어지고,

지금 당장 남들보다 뛰어난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 집단에서 낙오되고 만다.


물론 이런 구조가 무조건 나쁘다라고 치부하는 것이 아니다, 나 또한 모든 사람들이 개개인의 능력을 인정받고, 거기에 따른 차별적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데에 있어서 동의한다.


허나 여기서 발생되는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바로 인간과 인간 간의 관계를 맺어갈 시간과 환경을 보장 받는 다는 것이 참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대로 불행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인가?


그것은 전혀 아니다.

사실 이 사회 환경이 만드는 불행보다 더 나 자신을 행복없게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잠시의 여유가 생기면 얻기 쉽고, 느끼기 쉬운 나쁜 행복들을 계속 선택해 나간다.


즉각적으로 반응이 오며, 마음 먹으면 언제든지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감도 느껴지고, 접근성도 뛰어난데 누가 마다 하겠냐만은 결국은 그게 나를 더 괴롭게 만든다.


우리는 좋은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우리들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자고로 좋은 것 일수록 얻는데 오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좋은 행복도 마찬가지다. 어디서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관계라는 것이 천천히 만들어지는 것이다.


특히나 좋은 행복 중에서 가족이 정말 많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족끼리 말이 없어지고 서로 신뢰하지 못하기 시작하면 불행은 정말 거기서 시작된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면 거기에 따른 좋은 행복도 같이 줄어든다.

의식적으로 가족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많은 시간을 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옆에 있는 사람을 이겨서 내가 더 훌륭한 성과를 만들어자라고 일할 때보다 함께 만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할 때 참 재밌게 잘 되었던 것 같다.


함께 할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은 정말 든든하고 행복함이 느껴질 때가 많다.

동료를 얻는 과정에서 따라오는 서로를 신뢰하는 마음은 정말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누군가가 나를 신뢰하는 일은 정말 값을 따질 수가 없고 중요하다.

<낙도 주민들에게 랜턴을 전해주며 나눔이 감사하다고 느꼈던 순간>


결론:


20대의 어린 나이에 행복에 대해서 글을 쓴다는 것이 사실 조심스럽기도 했다.

나 또한 행복과 불행, 좌절과 상처, 치유와 회복을 반복하면서 성장하고 있는 단계인데,

누군가에겐 인생의 평생 목표일수도 있는 행복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죄송스럽기도하다.


지극히 내가 생각하는 것이고 누구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는 생각이라는 것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다.


나는 이 말을 참 좋아한다.

‘행복을 얻기 위해선 누군가를 나의 인생에 초대해야 한다.’

여기서 보면 행복은 나 혼자서는 만들기 어려운 부분이고 꼭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누군가를 초대하는 것인데, 그 초대는 누구도 해주지 않으며,

바로 내가 해야한다는 것이다.


즉, 행복하기 위한 선택을 하는 것은 바로 내 몫이라는 것이다.

내 행복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인 것이다.

이 부분은 알면서도 잘 못할 때가 많다. 누군가에게 그저 받기를, 언제가 뚝 떨어지기를 바랄 때가 많다. 하지만 아쉽게도 관계에 있어서 무임승차는 없다.


내가 노력해야하고, 내가 내 인생에 가족, 친구, 동료들을 초대해야 한다.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고, 내 동료를 진심으로 신뢰해주고, 순수하고 어린 마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해야한다.


물론 모든 세상의 법칙이 그러하듯 잡으려고, 잡으려고 하면 할수록 달아난다는 것.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조금 더 자연스럽게, 욕심없이 임해야겠다.


마지막으로 내가 얼마전에 메모장에 기록해 놓은 행복에 대한 짧은 단상을 적어본다.


“행복이라는 것은 내가 미치도록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지게 됐을 때 느끼는 감정보다 내게 이미 주어진 환경, 가족들, 친구들, 나를 둘러 싸고 있는 모든 것들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내 안에 있는 진정한 행복을 알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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