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 어른이 된다는 것

삼십 대 중반에 가까워지니,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33세란 나이는 적당한 성숙함과 적당한 삶에 대한 열정이 필요한, 나이임은 분명하다.


누군가는 내게 성숙한 면을 기대하고 또 누군가는 내게 젊은이의 패기를 기대한다.


근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상대방의 피드백이 내 마음 한쪽을 쿡 찌른다.


성숙한 사람인 줄 알았어요. 혹은 너무 미지근해요. 같은 말들이다.


사실 나는 그렇게 성숙하지도 혹은 열정적이지도 않다.


내가 집중할 수 있는 것은 고작 일상에서 한 두 사람, 그리고 내가 하는 일 정도다.


성숙한 사람이라면, 많은 사람을 동등하게 보살피고 헤아릴 줄 알아야 하는데, 나는 내 울타리에 있는 몇 사람과 나 자신만 챙기기에도 바쁜 사람이다.


그렇다 보니, 상대방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일이 종종 있다. 더 큰 사람처럼 행동해보려 하지만, 사람이라는 게 참 바뀌지 않는다.


그래도 아직 어른이 되지는 못했지만, 누군가 내게 상처받았다고 하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고쳐야 할 게 있다고 하면 고치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경직된 사람의 속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