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빽빽하게 계획하고 실천하는데 재미가 있었다.
아침부터 시작해, 새벽까지 해야 할 것을 하고 잠시 쉬러 벤치에 가는 길에도 책을 읽으며 가는 빽빽한 일상.
근데 요즘은 내 일상에도 여백이 생겼다.
지금 하는 일과 다음 일 사이에, 의미 없이 그저 나를 두는 시간을 만든다.
여백이 있으면, 질리지 않는다.
여행도 여백이 있는 일정이라면, 일주일이고 한 달이고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노래도 음과 음 사이에 여백이 있는 게 듣기에 부담이 없다.
말에도 약간의 여백을 둘 때 그 어떤 강조의 말보다 강하다.
공간도 꽉 찬 곳에서는 5분도 견디기가 어렵다.
일상에도 중간마다 여백을 두어야,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살아갈 수 있다.
우리 마음에도 여백을 만들어야, 탈이 나지 않는다.
여백이 있으면, 질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