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신이 가진 틀 안에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 보니, 자신을 대할 때도, 사회를 바라볼 때도, 타인을 대할 때도 그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특히나, 그런 기준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고 경험이 쌓일수록 더 견고해진다. 기준이 있는 삶은 어찌 보면, 세상을 사는 지혜가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실수를 줄이게 되고 효율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삶에서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것들이 늘어나면, 혼란스러워지고 경직된다.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주변에 많아지면, 삶은 불행해진다. 사실 기준이라는 것은 복잡한 일상에서 조금 더 행복하기 위해 나름의 가치 체계를 수립하는 과정일 것이다.
다만, 시간이 지나고 인생의 짬이 쌓이다 보니, 기준이 견고해지고 단단해지니 변화할 수 없게 굳혀졌을 뿐이다. 스콧 팩의 심리학 저서, “아직도 가야 할 길”에서는 사람의 마음이 언제 상처받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작가는 세상이 다 내 마음대로 되고 행복할 거라고 집착할 때 마음의 병이 생긴다고 했다. 반면에, 세상에는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고 늘 새로운 것이 생기며, 자신의 태도와 방법을 바꿔야 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정신이 건강하다고 말했다.
위의 글은 나에게 하는 말이다. 사회생활도 어느 정도 했고 사람들에게 적당히 인정받으며, 잘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순간, 불편한 일들이 생긴다. 어려운 순간은 이미 내 삶에서 끝났고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으리라는, 어리석은 기대가 오히려 나를 불행하게 하는 것 같다.
모든 행복은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좋은 것도 있고 힘든 것도 있지만, 그것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비록 모든 순간이 다 마음에 들 수는 없지만, 이미 좋은 것이 내 삶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