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 유연화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돈의 유연화다

왜 더 제대로 주자는 말은 하지 않을까

by DataSopher
왜 기성세대 CEO들은 노동시간은 늘리자고 하면서 임금 이야기는 피할까



요즘 노동을 둘러싼 담론을 보면 묘한 장면이 반복됩니다.

누군가는 계속 말합니다.

“더 유연하게 일해야 한다.”

“경제가 어려우니 더 뛰어야 한다.”

“젊은 세대가 고생을 덜 하려 한다.”



이상하게도 그 말들에는 빠진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돈입니다.


더 일하자는 말은 넘치는데,

더 제대로 주자는 말은 드뭅니다.


노동시간의 유연화는 외치면서,

임금의 유연화,

즉 성과와 기여에 맞게

더 넉넉하게 보상하는 문제는 슬그머니 뒤로 밀어둡니다.


이건 실수가 아닙니다.

구조입니다.




한국은 여전히 장시간 노동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OECD의 최근 지표에서도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줄어드는 흐름이지만

여전히 주요 선진국과

비교되는 대표 지표로 다뤄지고 있고,

정부 역시 법정근로시간 40시간과

연장근로를 포함한 주 52시간 체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즉, 이미 사회는

“얼마나 오래 일할 것인가”를 오래 논의해왔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정당하게 나눌 것인가”라는 질문은

그만큼 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일을 덜 하려는 사람이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자기 손은 움직이지 않으면서

남의 시간을 더 값싸게 오래 쓰고 싶어 하는 구조입니다.


보고만 받으면서 현장을 모르는 리더,

책임은 회피하면서 충성만 요구하는 조직,

성과의 과실은 위로 올리고 피로의 비용은 아래로 내리는 회사.


이런 곳에서는 노동시간이 늘어날수록

성과가 아니라 무기력이 쌓입니다.




장시간 노동이 생산성과 건강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연구는

한국노동연구원에서도 꾸준히 제시되어 왔습니다.


OECD 역시 한국의 생산성과

노동시장 과제를 다루면서

단순히 시간을 더 투입하는 방식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만들기 어렵다는 점을 짚고 있습니다.


결국 오래 앉아 있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가치의 원천입니다.




그런데도 일부 기성세대 CEO들은

아직도 산업화 시대의 환상 속에 머뭅니다.


사람을 비용으로만 보고,

시간을 통제로만 다루고,

임금을 나눔이 아니라 시혜처럼 생각합니다.


그들에게 유연화는 자유가 아닙니다.

회사가 필요할 때 더 꺼내 쓰기 쉬운 노동을 뜻할 때가 많습니다.

쉽게 말해 사람의 삶은 유연하게 흔들어도

자본의 몫은 단단히 지키고 싶은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 먼저 유연해져야 하는 것은 노동시간이 아니라 돈입니다.

회사가 어렵다면 그 어려움도 같이 나눠야 하지만,

회사가 성장했다면 보상도 같이 올라야 합니다.


성과가 났다면 임금, 성과급, 휴식,

재량권이 함께 커져야 합니다.

유연함이란 사용자의 편의가 아니라

노동자도 삶을 설계할 수 있는 권한이어야 합니다.


돈을 제대로 주지 않으면서

시간만 더 내놓으라는 요구는 낡았습니다.

그건 혁신이 아니라 구식 착취의 업데이트 버전일 뿐입니다.




이제 우리가 바꿔야 할 질문은 명확합니다.

“얼마나 오래 일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가치를 만들었고,

그 가치를 누가 가져갔는가?”


사회가 진짜 성숙하려면

근면을 숭배하는 문화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더 오래 버틴 사람을 칭찬하는 대신

더 공정하게 나눈 조직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래야 젊은 세대가 일을 회피하는 사람이 아니라

불공정한 구조를 더 이상 견디지 않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노동시간 유연화보다 돈의 유연화가 먼저입니다.

시간을 더 가져가고 싶다면 먼저 몫부터 제대로 내놓아야 합니다.

그게 상식이고 그게 미래입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덜 일하려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남의 시간을 너무 싸게 오래 쓰려는 데 있다.





제 생각은 분명합니다.

장기적으로 건강한 사회와 기업은 노동시간을 늘리는 곳이 아니라

가치를 공정하게 분배하는 곳에서 나옵니다.


시간을 더 짜내는 리더는 과거의 관리자이고

보상과 권한을 함께 설계하는 리더만이 미래를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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