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전략이 가진 힘
“It’s better to go slowly in the right direction, than to go speeding off in the wrong direction.”
이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 뇌 한가운데를 누군가 툭 건드린 듯했다.
우리는 '빠르게' 성공해야 한다고 배워왔다.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빠르게 오르는 주가, 빠르게 배우고 실행하는 시대.
하지만 질문해보자.
그 빠름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속도는 중독성을 지닌다.
더 빠른 처리, 더 빠른 의사결정, 더 빠른 성장.
하지만 방향을 잘못 잡은 채 달리는 속도는, 실패를 더 빠르게 만든다.
스타트업 세계에는 ‘잘못된 문제를 훌륭하게 해결한’ 회사들의 무덤이 가득하다.
유저의 진짜 문제를 파악하지 못하고, 겉보기 화려한 기능과 속도로만 승부한 제품들.
그들은 “속도”라는 기차에 올라탄 채, 틀린 종착지를 향해 내달렸다.
그렇다면 방향을 어떻게 점검할 수 있을까?
데이터 분석가로서 나는 두 가지 점검 방법을 추천한다.
1. 지표를 보는 게 아니라, 지표의 목적을 본다
DAU가 올라가도 그것이 고객의 삶을 더 낫게 만들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우리는 데이터를 통해 속도를 측정하지만 방향은 고객의 삶 속에서 읽어야 한다.
2. 빠름이 아닌, ‘정합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보다 왜, 지금 이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명확한 ‘왜’를 모른다면, 일단 멈춰야 한다.
요즘 세상은 말한다.
“지금 당장 팔아라. 지금 당장 나가라. 지금 당장 시작하라.”
하지만 나는 묻고 싶다.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나요?”
만약 그 답을 모른다면 당신의 성장은 그저 회전목마 위의 착시일 뿐이다.
천천히 가는 사람은 멈추지 않는 한 결국 도착한다.
그리고 가는 길이 옳다면 속도보다 훨씬 더 강한 무기를 가진 사람이다.
그 무기의 이름은 ‘방향’이다.
"빠른 실패"도 의미가 있지만 정확한 방향 위에서의 ‘느린 실행’은 시장을 지배할 힘을 갖는다.
마무리하며
지금 당신의 속도가 느리게 느껴진다면 그건 나쁜 신호가 아닐 수 있습니다.
당신이 방향을 다시 잡고 있는 중이라면 그 느림은 전략입니다.
전략은 언젠가 전술을 이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