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더 깊은 혐오에 빠질까
“진실을 말해주는 채널입니다”
“조심하세요 이건 언론이 절대 말 안 해주는 진실입니다.”
이 문장을 시작으로 수많은 유튜브 영상이 알고리즘을 타고 확산됩니다.
정말 놀랍게도 이런 영상들의 댓글은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역시 믿고 봅니다”,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 밑에는 늘 같은 얼굴이 반복됩니다.
우리는 왜 ‘혐오를 믿게’ 되었을까요?
왜 ‘거짓을 퍼뜨리는 콘텐츠’가 계속 자라고 있을까요?
데이터를 보면 보이는 것들
2024년 한 해 동안 유튜브에서 하루 평균 업로드된 영상 수는 약 35만 개.
그중 신고 누적으로 검토된 혐오·차별·괴담성 콘텐츠는 하루 2100여 건에 달합니다.
놀랍게도 신고 건수 상위 10% 콘텐츠 중 약 61%는 여전히 플랫폼에 남아 있습니다.
왜냐고요?
“광고가 잘 붙고, 조회수가 높기 때문입니다.”
조회수 10만 이상의 콘텐츠 중, 혐오 표현이 포함된 비율은 7.2%였고 그중 채널 구독자 수 10만 이상인 계정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즉 구독자 기반의 신뢰 자본이 ‘혐오’를 유통하는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알고리즘의 냉정한 진심
유튜브 알고리즘은 ‘좋아요’가 아니라 체류시간을 신호로 삼습니다.
혐오 콘텐츠는 우리 뇌에 ‘충격’을 주고 ‘주의’를 빼앗으며 오래 머물게 합니다.
다시 말해 혐오의 말투가 자극적인 콘텐츠로 오해되고 있다는 것이죠.
자극의 연쇄는 이런 식으로 이어집니다.
“정말 이럴 수가…” → “내가 뭔가 놓치고 있었던 건가?”
→ “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졌던 거야?”
→ “이건 진실일지도 몰라.”
이렇게 ‘혐오’는 해석의 틀로 작동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혐오를 ‘신고’하는 걸 넘어서
이제는 콘텐츠를 구독하고 소비하는 ‘우리의 방식’을 점검해야 합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어야 합니다.
* 이 채널은 무엇을 계속 강조하고 있는가?
* 나는 이 콘텐츠를 보고 무엇을 두려워하게 되었는가?
* 그리고 누가 이 ‘불안’을 통해 돈을 벌고 있는가?
데이터는 말합니다.
혐오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믿고 싶어 하는 방식으로 유통되는 감정의 비즈니스라고.
희망은 어디에서 오는가
분명한 사실은 진실을 말하는 콘텐츠도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 콘텐츠가 덜 자극적이고 덜 선정적이며 그래서 노출되기 어렵다는 것일 뿐입니다.
데이터 분석가로서 말하자면,
“추천 알고리즘이 바뀌지 않는 한, ‘소비자의 선택’이 곧 시장의 진실입니다.”
저는 다른 콘텐츠를 추천하고 덜 소비되는 진실에 ‘시간’을 투자하려 합니다.
그것이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혐오의 시대를 견디는 윤리적인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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