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기업은 침묵하는가

혐오가 돈이 되는 구조

by DataSopher

브랜드, 알고리즘, 그리고 도덕적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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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콘텐츠는 왜 점점 더 많아질까?


유튜브를 켜면 누군가는 누군가를 “틀딱”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누구를 향해 “조작된 여성 페미니스트”라고 조롱한다.

말은 거칠고, 얼굴은 익명이며, 썸네일은 대문짝만하게 분노를 유도한다.


그런데... 그 영상에 광고가 붙는다.


그 광고는 ‘아침을 여는 건강한 브랜드’,

‘모두의 선택’이라고 홍보하는 글로벌 대기업의 광고다.


무엇이 이 기묘한 조합을 가능하게 했을까?




생각해보자. 혐오는 왜 '팔리는'가?


혐오 콘텐츠는 우리의 감정을 흔드는 힘을 갖고 있다.

놀람, 분노, 공포, 그리고 정의감.

그 감정이 머무름(Watch Time)을 만들어내고,

머무름이 광고 수익을 결정한다.


실제로 2023년 한 해 기준 유튜브 콘텐츠 유형별 광고 수익률 비교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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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콘텐츠는 체류시간이 길고 CPM도 높다.

이 콘텐츠를 만든 사람은 그 수익으로 더 자극적인 다음 영상을 준비한다.




브랜드는 왜 이 구조를 방치하는가?


대부분의 글로벌 브랜드는 ‘광고 배치’를 AI 기반 자동시스템(Google Adsense, DV360 등)에 맡긴다.

즉 유튜브 콘텐츠에 직접 광고를 넣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이 수익성이 높은 곳에 알아서 집행한다.


그래서 브랜드는 말한다.


> “우리는 그런 채널에 광고를 넣은 적 없습니다. 시스템 오류일 뿐입니다.”


알고리즘은 잘못이 없다.

그들은 정확히 이윤 극대화 원칙에 따라 움직이고,

그 시스템을 만든 것은 다름 아닌 광고주와 플랫폼이다.


한 마디로

“우리는 광고만 넣었을 뿐,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라는 도덕적 공백이 계속 유지된다.




생각해보자. 그러면 침묵이 전략이 된 이유는 뭘까?


기업은 ‘소비자의 분노’에는 민감하지만,

‘정의감’에는 비교적 둔감하다.


왜냐하면

* 분노는 불매운동으로 이어지지만

* 정의감은 일시적 공유에 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혐오 콘텐츠가 기업 브랜드에 해가 된다는 리스크는 아직도 체감되지 않는다.

실제 광고회수율(광고 회수 요청이 실제 철회로 이어지는 비율)은 5% 미만이다.



결국 침묵은 리스크 없는 선택이고,

플랫폼은 이윤이 되는 선택을 지키며,

콘텐츠 제작자는 구독자 수를 늘려간다.


이 구조 속에서 가장 취약한 존재는 누구일까?




생각해보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


그것은 바로 청소년과 첫 시청자다.

이들은 알고리즘이 처음 던져주는 ‘자극’을

“진실에 가까운 정보”라고 받아들이고,

그 믿음을 2차, 3차로 소비하며 커뮤니티에 정착한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그들이 그 콘텐츠의 진실 여부가 아니라

“나의 감정을 표현해줬다”는 이유로 그것을 퍼뜨린다는 것이다.




실천해보자. 우리가 만들어야 할 변화


* 기업은 광고를 걸기 전에 콘텐츠의 맥락을 감시해야 한다.

* 플랫폼은 광고 수익의 일부를 콘텐츠 검열 및 교육 콘텐츠에 재투자해야 한다.

* 우리는 구독과 공유 버튼을 누르기 전에 한 번 더 의심해야 한다.


“진실이 아니라 혐오를 믿는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

“혐오가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경제 시스템”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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