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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지지 않는 사회의 결말은 무엇일까?

by DataSopher

책임지지 않는 사회의 결말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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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보면 “총동원”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인력 800명, 대기업의 전문 기술진, 국책 연구기관까지 모였다고 합니다.

결과는 어떨까요?

전산망 복구율은 17.8%. 숫자가 말해주듯 아무리 많은 사람이 몰려도 시스템은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이 사태를 ‘화재 사고’로만 보지 않습니다.

이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책임을 나눠 갖는 법을 잊어버렸는지 보여주는 단면 같습니다.



1. “누군가 하겠지”의 사회


불이 나기 전까지는 누구도 묻지 않았습니다.

“저 서버실, 안전한가요? 복구 계획은 있나요? 클라우드로 옮겨놨나요?”

아무도 따져 묻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내 책임이 아니니까요.


그 결과 불이 나고 나서야 다들 몰려와 분진을 털고 장비를 새로 들여옵니다. 마치 빗물이 집안에 차고 나서야 양동이를 들고 허둥대는 꼴입니다.



2. 데이터가 말해주는 것


- 647개 시스템 중 복구된 건 115개.

- 불탄 서버는 96개.

- 한 달 뒤에야 겨우 ‘재구축’ 시작.


이 숫자는 기술 문제가 아닙니다. 예방보다 사후 수습을 택한 문화가 낳은 결과입니다. 마치 건강검진은 안 받고 응급실만 찾는 사회 같죠.



3. 책임 없는 문화의 결말


이런 일이 반복되면 어떤 결말이 기다릴까요?


- 국민은 행정 서비스가 멈출 때마다 불편을 겪습니다.

- 기업은 신뢰를 잃습니다.

- 조직은 내부적으로 “우리 잘못은 아니야”라며 서로 책임을 떠넘깁니다.


결국 남는 건 불신뿐입니다. 불신은 사회의 전산망 같은 겁니다. 한 번 끊어지면 복구하기까지 아주 오래 걸립니다.



4. 희망은 어디에 있을까?


저는 그래도 희망을 봅니다.

‘클라우드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이 이제야 나온 것도 늦었지만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기술보다 더 중요한 건 문화적 전환입니다.

“내가 맡은 작은 부분이 전체 시스템을 살릴 수 있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책임을 나누지 않는 사회는 위기 앞에서 무너집니다.

하지만 책임을 나눠 갖는 사회는 위기 앞에서 속도를 냅니다.



회사에서, 팀에서, 혹은 내 삶에서 “누군가 하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나요?

그 작은 태도가 언젠가 모두가 불편을 겪는 대형 시스템 장애로 번질지도 모릅니다.



결론은 간단합니다.

책임은 나누어야 하고 위기는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해서 불 꺼진 서버 앞에서 속절없이 서 있을 겁니다.



“책임을 회피하는 문화”가 우리 조직이나 사회에 남긴 가장 큰 비용은 무엇이었다고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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