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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나무 Dec 16. 2022

힘겹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보람은 있었다

[브런치의 고마움]

벌써부터 언젠가는 시간이 나는 대로 꼭 해야 되겠다고 계획한 일이 있었다. 그동안 틈틈이 써놓은 창작동화 원고(책 네 권 분량)를 틈틈이 교정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작업을 하다 보니 생각보다 너무나 많은 양의 원고였다. 오자와 탈자는 물론이고 첨삭해야 할 낱말이나 문장이 생각보다 많았다. 


그러나 벌써부터 계획했던 일이기에 힘은 들었지만 나름대로 틈틈이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었다.  

     

게다가 지난 여름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일거리 하나가 들어왔다. 브런치 팀을 통해 도시재생에 관한 에세이 한편을 10월 말까지 써달라는 특별한 제안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요구하는 에세이는 여느 에세이처럼 어떤 한 가지 주제를 부여해 주고 써보라는 예사 에세이가 아니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이번에 포천시 영북면에 도시재생 사업을 착수하게 되었으니 도시재생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에세이 한 편을 써달라는 색다른 제안이었다. 또한 에세이를 쓰기 위해서는 포천시를 직접 몇 번 답사도 하고 대학생으로 구성된 서포터즈 팀들과 한 두 차례 영상통화로 미팅을 거친 뒤에 그 내용들을 종합하여 보다 건설적인 에세이를 써달라는 어쩌면 좀 까다로운 제안이었다.    

   

난 난생처음 겪는 생소한 제안이어서 감이 잘 잡히지 않았지만 일을 하고 싶은 욕심에 일단 수락하고 말았다. 한편로는 열심히 원고 교정을 하면서 틈틈이 에세이도 쓰면 되겠다는 가벼운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틈이 나는대로 시간을 내서 직접 포천시 현장을 두 차례 답사를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포천시에 대한 기본 상식과 지식이 전무한 상태인 나로서는 마치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만져보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기에 가령 무리를 해서라도 글을 완성했다 해도 그 결과는 너무나 뻔할 것 같다는 생각에 솔직히 공연히 수락을 했다는 뒤늦은 후회를 하기도 하였다. 그러기에 마음의 짐은 점점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 다시 10월 멸 경에는 다시 뜻밖의 강의를 제안해 오는 곳이 있어서 강의 준비로 더욱 바빠졌다. 생각지도 않은 일감들이 한꺼번에 겹치게 되어 기분은 좋았지만, 그 모두를 소화해 내기가 어려울 것만 같아 마음만 점점 더 바빠지고 있었다.       


설상가상이라고 했던가. 그런데 이건 또 웬 날벼락 같은 횡재란 말인가!     


아마 11월 초쯤이었나 보다. 그렇지 않아도 바쁜 중에 이번에는 브런치를 통해 또 다른 제안이 하나 다시 들어오게 되었다. 이번에는 독후감 심사를 맡아 달라는 제안이었다. 메일을 확인해 보니 그동안 환경부에서 전국 초중고등학교 학생, 그리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우수환경도서를 읽고 독후감 쓰기 공모가 있었는데 독후감 심사를 해달라는 제안이었다. 그리고 독후감 심사는 11월 말까지 끝내주면 된다고 하였다.  

   

오래전, 국립중앙도서관(국민독서문화진흥회 주최)에서 매년 전국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대통령 상 받기 고전 읽기 독후감 심사를 약 10여 년간 해본 경험이 있었다. 그때는 원고지에 쓴 독후감을 가지고 직접 힘들이지 않고 하루만에 쉽게 심사를 했던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그다지 어려울 게 없다는 생각에,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놈의 욕심 때문에 차마 거절을 못하고 이번에도 덜컥 수락하고 말았다.     

 

일이 이렇게 미련스럽게 많이 쌓이고 보니 마음만 조금해지면서 브런치에는 전혀 글을 올릴 시간의 여유가 없게 되었다. 그래서 늘 부족하고 글답지 않은 글을 올리곤 했지만 약 한달 가량은 그런 글이나마 올리지 않았더니 그새 브런치 팀으로부터 두 차례나 독촉을 받기도 하였다.      


이번에 내게 메일로 받은 독후감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쓴 독후감이었다. 그나마 예심을 거쳐서 온 독후감이 무려 300편이나 되었다. 예심은 그동안 현재 국문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들에 의해 예심을 통과하여 올라온 독후감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정말 큰일은 벌어지고 말았다     


독후감 심사 과정이 과거와 너무나 복잡하고 달랐기 때문이었다. 우선 1차 심사를 해보니 생각보다 너무나 시간이 가고 어려웠다. 한편의 독후감을 읽을 때마다 심사관점에 따라, 그리고 네 가지 영역(주게, 내용, 표현, 맞춤법)에 따라 각각 점수를 일일이 %에 맞게 부여해 주어야만 했다. 그리고 그렇게 부여한 점수는 다시 상중하, 그리고 수준 미달의 인원수를 맞추어 점수를 부여해 주도록 되어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번 심사는 독후감 내용에 중점을 둔다기보다는 오히려 프로테이지 계산에 능숙한 사람이어야 만 훨씬 더 가능한 일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원래 계산에 둔한 나는 여간 어려운 고역이 아니었다. 몇날 며칠 동안 밤낮으로 계산에 매달리다 보니 결국 몸살이 나서 사흘간 누어 앓기도 하였다.  

      

어디 그뿐인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2차 심사는 Zoom을 이용한 대학교수, 교육부 연구사, 국토환경연구원 부원장 등 총 12명의 심사위원이 모두 모여 온라인으로 초중고등학교 그리고 일반인들의 독후감 윤독을 통하여 심사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3차 심사는 지난 12월 5일 서울역 부근에 있는 모 장소에 직접 다사 모여 최종심사를 무사히 마치게 되었다.      


난 그 자리에서 심사 방법이 너무 복잡하고 오래 걸린다는 제안을 누누이 하게 되었다. 다음부터는 주최측에서도 나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답변을 받아내기도 하였다.       

    

금년 10월부터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의외의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 들어오는 바람에 몹시 바쁜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보람된 연말을 보낼 수 있었다. 비리부터 계획했던 네 권 분량의 원고 교정도 12월 15일자로 모두 마무리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힘이 들기는 했지만 무리를 해서 포천 도시재생 에세이도, 그리고 강의도 모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너무 욕심을 부리긴 했지만,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이번에 복잡한 독후감 심사 과정으로 통하여 다시 새로운 경험을 터득하는 보람된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어쩌다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을 읽어 보면 모두가 수준 이상의 훌륭한 글이어서 감탄을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기에 작가님들의 글도 부지런히 읽어 보고 싶고 글도 많이 써서 올려보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그러나 항상 마음만 있을 뿐, 어쩐 일인지 늘 바쁘다는 핑계로 작가님들의 글도 제대로 읽기는커녕  좋은 글을 써서 올리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두 가지 모두 뜻대로 안 되고 있어서 안타까울 뿐이다.    


내가 브런치에 가입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2년이 넘었으니 꽤 오래된 세월이 흘렀다   

  

처음에 브런치에 가입하게 된 목적은 솔직히 말해서 부족한 글이나마 시간이 날 때마다 쓰는 대로 써서 브런치에 올린 다음 여러 사람이 읽는다면 어떨까 하는 지극히 소박하면서도 가벼운 한가지 소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브런치에 가입하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뜻밖에도 여러 가지 많은 변화가 생기면서 그런대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브런치를 통해 가끔 뜻밖의 제안이 들어오곤 했기 때문이었다.    

작년에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공모한 한글날 기념 백일장 심사를 제안받은 바가 있었다. 또한 브런치를 통해 몇 군데 잡지사에서 원고 청탁이 들어오기도 하였다. 또한 어느 독서 모임의 초대를 받기도 하였지만. 그곳에 참석하여 어떤 도움을 줄만한 실력이 부족함을 나 자신이 잘 알고 있기에 정중히 사양하기도 하였다.     


어쨌거나 금년에는 브런치 덕분에 매우 힘겨우면서도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매우 보람된 한 해를 보냈다는 생각에 한편으로은 가슴이 뿌듯하기도 하다. 새해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이 또 들어온다면 내 능력에 맞게 드문드문 들어왔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 본다.      


새해에는 브런치 작가 모든 분들에게도 골고루 좋은 일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빌어드리면서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어 브런치 팀에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해 드린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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