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재미있는 동화도 읽고, 맞춤법도 익히고]
육지에서 아주( * ) 까마득하게 멀리 떨어진 곳, 그곳에는 경치가 아름다운 섬마을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 마을에는 어릴 때부터 효성이 지극하기로 소문이 난 삼득 씨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쏴아아~~~ 철썩, 쏴아아~~~ 철썩…….“
사철을 가리지 않고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파도 소리가 잠시도 쉬지 않고 시원스럽게 노래를 불러 줍니다.
"끼룩, 끼루룩…….“
"뿌우웅, 뿌우웅…….“
이따금 들려오는 갈매기 소리와 뱃고동 소리, 그리고 파도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고운 하모니를 만들어 갑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갑자기 마을회관 앞으로 하나둘 모여들며 시끌벅적하고 있었습니다.
바다에 나가 고기잡이를 하던 사람들도, 농사일을 하던 사람들도 모두 일손을 놓고 마을 회관 앞으로 달려왔습니다.
마을회관 앞에는 금방 참기름을 발라놓은 듯 번쩍번쩍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승용차 한 대가 놓여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눈이 부실 정도로 번쩍번쩍 빛이 나는 고급 승용차였습니다. 이 마을 이장님이 이 마을에서는 처음으로 자동차를 들여놓게 되었던 것입니다.
난생처음 말로만 듣던 자동차 구경을 하게 된 마을 사람 모두가 두 눈이 휘둥그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신기한 듯 저마다 한마디씩 지껄이기 시작하였습니다.
"히야!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자동차라는 물건이란 말이지?“
"우와~~~ 이제 우리 마을에서도 드디어 자동차가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잖아.“
”이게 바로 아무리 먼 곳이라 해도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자동차란 말이지? 히야, 오래 살다보니 정말 신기한 물건이 다 나오는군!“
조금 뒤, 이장님이 어깨를 한번 으쓱해 보이더니 마침내 운전대에 올라 시동을 걸었습니다.
'부르릉' 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자동차 안에서는 스피커를 통해 멋진 음악도 흘러나왔습니다. 귀청이 아플 정도로 요란한 클랙슨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귀청을 흔들어 놓기도 하였습니다.
”히야아! 그거 정말 보면 볼수록 멋지구나, 멋져!“
아까부터 마을 사람들 틈에 끼어 자동차를 이리저리 유심히 살펴보고 있던 삼득 씨 역시 자동차가 부럽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언제인가 지나가는 말로 했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삼득 씨의 귓전에서 다시 또렷하게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고한 날 방구석에만 누워 있자니 갑갑해서 살 수가 없구나. 죽기 전에 자동차라는 걸 타고 한 번 씽씽 달려 본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구나!”
삼득 씨는 그 길로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왔습니다.
몇 해 전부터 병이 들어 쇠약해진 삼득 씨의 어머니는 자리에 누운 채 지금도 바깥출입을 전혀 하지 못하고 방 안에서만 지내고 있었습니다.
삼득 씨는 곧 광속에 처박아 두었던 낡은 손수레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손수레를 여기저기 손질을 하며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여러 날이 지난 어느 날이었습니다.
"엄니, 잠깐만 밖으로 나와 보셔유, 제가 그동안 엄니 자가용 하나를 장만해 놓았구만유.“
삼득 씨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밖으로 나온 어머니의 두 눈이 둥그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손수레가 아주 이상한 모양으로 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널빤지로 예쁘게 페인트 색칠을 해서 만든 작고 아담한 집이 손수레 위에 올라앉아 있었습니다. 지붕도 있고 사방으로 밖을 내다볼 수 있는 예쁜 창문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손수레 안쪽 벽에는 너무 오래 되어 고물이 된 라디오도 한 대 걸려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어머니가 어리둥절해서 물었습니다.
"이게 도대체 뭐다냐? 이건 원래 손수레가 아니었더냐?"
"푸후훗…… 엄니, 맞아유. 근게 이제 이건 손수레가 아니구만유. 이제부터 엄니가 맘대로 타고 다니실 자가용이구만유, 흐흐흐…….”
삼득 씨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입가에 흘러나오는 미소를 감추지 못하며 연신 히죽히죽 웃어대며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엄니가 아주 오래 전에 자동차를 한 번 타보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잖아유. 그래서 제가 이번에 자가용을 한 대 만들었구만유. 흐흐훗…….”
“호호호……. 그래?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었니? 어이구, 우리 아들이 효성만 지극한 줄 알았더니 이제 보니 손재주도 아주 좋구나! 어디 그럼 한번 타봐도 되겠니?”
기분이 몹시 좋아진 어머니는 활짝 밝은 낯으로 마치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소리내어 웃고 있었습니다.
“그럼은요. 이건 순전히 엄니 자가용인데 타셔도 되구 말구유.”
삼득 씨는 곧 어머니를 수레에 태우고 손수레 앞에 있는 튼튼한 손잡이를 잡았습니다.
"자, 그럼 엄니, 이제 슬슬 출발해 볼게유!“
"그래, 어서 좀 달려보자꾸나. 호호호……."
손수레 안에 있는 고물 라디오에서는 어느새 흘러간 유행가가 경쾌하게 흘러나오고 있었습다. 그 모두가 평소에 어머니가 좋아하는 노래들이었습니다.
삼득 씨의 이마에서는 어느새 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힘이 드는 줄도 모르고 기분이 좋아져서 열심히 손수레를 끌고 있었습니다.
"빵, 빠아앙~~~!”
삼득 씨가 손수레 손잡이에 매달린 버튼을 누를 때마다 클랙슨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집니다.
"엄니, 어떠셔유? 기분이 좋으시쥬?“
"아암, 좋고말고. 네 덕분에 이렇게 자가용도 타보게 되는구나. 호호호…….”
삼득 씨는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며 웃고 있는 어머니를 보자 더욱 신바람이 났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지가 먼저 큰소리로 '칙칙‘ 할 테니까 엄니도 바로 ‘푹푹’ 해보셔유, 알았쥬?”
“그래, 알았다. 그런데 ‘칙칙푹푹’이라니 이게 자가용이 아니라 기차란 말이더냐?”
“에이, 엄니두, 이건 자가용도 됐다가 기차도 됐다가 마음대로 변하기도 하는 최신 자가용이라니깐유.”
“그래? 그걸 내가 몰랐었구나. 알았다. 그거참 재미있겠구나. 그럼 네가 먼저 시작해 보려므나. 호호호…….”
어머니가 손벽까지 치며 좋아하는 모습을 본 삼득 씨는 더욱 신바람이 나서 손수레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습니다.
“칙칙! 푹푹!”
“칙칙! 푹푹!”
두 사람이 목청껏 외치는 '칙칙푹푹' 소리는 온 마을로 울려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소리를 들은 마을 사람들마다 일손을 멈추고 무슨 일인가 하고 벌떡 일어서서 그희한한 모습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고기잡이를 하던 사람들도, 모래밭에서 땀을 흘리며 일을 하던 사람들도 모두 어리둥절해지고 말았습니다.
“정말 우리 마을에 효자가 났군, 효자가 났어."
”아무렴, 정말 저런 효자는 조선 팔도에도 없다니까.“
그 소리를 듣게 된 삼득 씨는 더욱 기분이 좋아져서 마을 사람들을 향해 손을 힘껏 흔듭니다. 한껏 기분이 좋아진 어머니도 창밖으로 손을 내밀고 연신 손을 흔들어 줍니다.
"끼룩 끼루륵~~~"
"쏴아아~~~ 철썩, 쏴아아~~~ 처얼썩~~~ “
어느새 갈매기들도 그리고 밀려오는 파도도 이상한 자가용을 바라보며 마치 축하라도 하듯 고운 노래로 맞이하며 반겨 줍니다.
"부르릉, 부르릉!“
”빵, 빠아앙!“
”칙칙! 푹푹!“
삼득 씨가 끌고 있는 자가용에서 들려오는 ‘부르릉, 부르릉' 소리는 그 후, 몇 해가 지나도록 온 마을 곳곳으로 울려 퍼지며 좀처럼 멈출 줄을 몰랐습니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난 어느 날이었습니다.
"부르릉, 부르릉!"
"부르릉, 부르릉!“
삼득 씨는 그날도 여느 때처럼 연신 부르릉' 하고 소리쳐 보지만 오늘따라 무슨 일인지 '빵, 빠아앙' 소리는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삼득 씨가 웬일인가 하고 문득 놀란 표정이 되어 급히 손수레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곧 어머니 곁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삼득 씨의 두 눈이 휘둥그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바로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신바람이 나서 ’빵빵‘ 소리를 내고 있던 어머니가 두 눈을 감고 자리에 누운 채 조금도 움직이지를 않고 있었던 것입니다.
기겁을 해서 놀란 삼득 씨가 큰 소리로 어머니를 흔들었습니다.
"엄니, 왜 갑자기 왜 이래유? 어서 눈을 뜨고 ’빵빵‘ 좀 해 보라니깐유.“
어머니는 그제야 삼득 씨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간신히 눈을떴습니다. 그리고는 힘없는 목소리로 겨우 몇 마디 입을 열었습니다.
"아들아, 오늘은 느이 아부지가 나를 어서 오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구나, 네 덕분에 드라이브라는 것도 실컷 해 보고 난 정말 네 덕분에 너무 행복…….”
어머니는 거기까지 겨우 힘겹게 말을 하고는 다시 스르르 눈을 감았습니다.
"엄니! 엄니! '부르릉, 빵빵’ 더 해야 하잖아유. 제발 눈을 떠보셔유, 으흐흑…….”
삼득 씨가 울부짖고 있는 슬픈 통곡 소리가 섬마을을 온통 뒤흔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이후로 섬마을에서는 안타깝게도 더 이상 ‘부르릉, 빵빵’ 소리는 들어볼 수가 없게 되고 말았습니다. ( * )
※ '매우'와 '아주'와 '몹시’
* 매우: 보통 정도보다 훨씬 더라는 뜻으로 쓰임.
* 아주: 보통 정도와 비교가 안 되게 훨씬 더를 의미한다.
즉 매우보다 정도가 다 지나침을 니타낼 때 쓰임.
* 몹시: '더할 수 없이 심하게‘라는 뜻으로 쓰임.
※ 즉, ’그녀는 아름답다‘ ’그녀는 매우 아름답다‘ 그녀는 아주 아름답다’ ‘그녀는 몹시 아름답다’에서 볼 수
있듯이 맨 처음의 문장보다는 뒤로 갈수록 더욱 강한 느낌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