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이와 참새

by 겨울나무

얼른 보기에도 허술하게 지어진 이층집의 옥상이었습니다.


지금 옥상 위에서는 석이 혼자 세발자전거를 타고 있습니다.

파란 하늘에는 솜사탕처럼 새하얀 뭉게구름이 둥둥 한가롭게 떠다니고 있습니다.


한동안 넋을 없은 채 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석이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삐죽 내밀고 투덜거렸습니다.


"피이, 엄마가 없는데 하늘만 이쁘면 뭘 해.“


석이는 지금 그 새파랗게 펼쳐진 예쁜 하늘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석이의 귀에 문득 아침 일씩 일터로 나가면서 남겨 주었던 엄마의 다정한 목소리가 되살아납니다.


"우리 석이 오늘 뭘 사다 줄까? 초콜릿? 시원한 아이스크림?“

"…….”


석이는 대답 대신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그러자 엄마는 안타까운 얼굴로 석이를 꼬옥 껴안으며 달래주려고 애를 씁니다.


"엄마도 석이하고 떨어져 있는 게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잘 알고 있지? 하지만 아빠의 병이 다 나으실 때까지는 네가 꾹 참아야지 어떡하겠니?“

석이는 이번에도 할 수 없이 고개만 조금 끄덕거렸습니다.


"피이, 엄만 바보야. 맨날 돈밖에 모르는 바보란 말이야.”


석이의 뺨에는 어느새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짹짹짹…….”


갑자기 참새 두 마리가 정답게 마을 뒷동산을 향해 포로롱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미 참새와 아기참새였습니다.


한동안 참새가 날아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석이는 갑자기 참새를 향해 목청껏 소리쳤습니다.


“아기 참새야아~~~ 넌 참 좋겠다! 엄마하구 늘 같이 놀 수 있으니까 말이야. 안 그러니?”

”…….”


아기 참새는 석이의 목소리를 못 들었는지 아무 대꾸도 없이 점점 멀리 날아가고 있습니다. 그러자 석이가 이번에는 손나팔을 만들어 입에 대고 아까보다 더 크게 소리쳤습니다.

“야 임마! 내 말이 안 들려? 정말 심심해서 미치겠단 말이야. 난 지금 맛있는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보다는 엄마가 더 필요하다니깐.”

”…….”


참새는 점점 멀리 날아갈수록 작은 점으로 변하더니 마침내 석이의 눈앞에서 아예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석이는 마침내 지금까지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습니다.

“야! 이놈아 시끄러워! 제발 조용히 하지 못하겠니?”


아래층에서 갑자기 주인아저씨의 무서운 호통 소리가 계단을 타고 올라오더니 석이의 귀를 아프게 때렸습니다.


석이는 그만 겁이 나서 울다 말고 움찔하였습니다. 소리도 마음대로 지를 수 없습니다.


“석아, 어서 주인아저씨한테 잘못했다고 말씀 드려!”


곧 이어 소란스러운 소리를 들은 아빠의 목소리도 옥상 한구석에 허술하게 지어진 방 안에서 힘없는 목소리도 흘러나왔습니다.

”…….”


석이는 이제 그런 소리들이 제대로 귀에 들려올 리가 없습니다. 그저 멍해진 표정으로 파란 하늘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석이의 눈에는 그 파란 하늘에 떠다니고 있는 뭉게구름이 어느새 엄마의 얼굴로 바뀌어가고 있었습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