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 익히기]
수탉이 ‘꼬끼오’ 하고 우는 까닭은?

by 겨울나무

먼동이 채 트기도 전인 이른 새벽이었습니다.


오늘도 여느 때처럼 닭장 안에서 수탉이 갑자기 요란스럽게 홰를 치며 귀청이 찢어져 나갈 정도로 시끄럽게 울어 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바람에 달콤한 새벽잠에 빠져 있던 암탉이 잠에서 깨어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시끄러워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던지 수탉을 가재눈이 되어 흘겨보며 저마다 한마디씩 투덜거리고 있었습니다.


"으이구, 지겨워라, 왜 새벽만 되면 저렇게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야단법석을 떠는지 모르겠다니까.“

"누가 아니래. 오늘 아침에도 단잠을 자기는 다 글렀는걸.“


"그러게 말이야, 허구한 날( * ) 하필이면 왜 꼭 낀다고 소리소리 질러 대고 저 난리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니까.“


암탉들은 저마다 그동안 쌓였던 불만을 털어놓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수탉이 울음을 멈추고 암탉들을 향해 점잖게 나무라듯 입을 열었습니다.


"흥, 모르는 소리들 하지 마라. 내가 이렇게 울지 않으면 날이 밝아오지 않는다는 걸 너네들은 몰라서 그러니?“


그러자 암탉 한 마리가 몹시 못마땅한 얼굴로 톡 쏘듯이 대꾸하였습니다.


”쳇! 웃기는 소리 하고 있네, 네가 그렇게 시끄럽게 울지 않아도 어김없이 새날은 밝아 오게 마련이란 말이야, 그리고 자리가 이렇게 넉넉한데 왜 만날 꼭 낀다고 야단인지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니까.“


그러자 수탉이 답답하다는 듯 다시 설명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렇게 무식하기는……. 그게 아니라 내가 이렇게 울어야 날이 밝아 온다는 걸 너희들은 아직도 모르고 있었구나? 쯧쯧쯧……. 그리고 내가 왜 '꼬끼오' 하고 우는지 정말 모르겠단 말이지?“


”……?”

”……?”


수탉의 말에 암탉들은 금방 솔깃해지고 말았습니다. 사실 이제야 수탉이 늘 꼬끼오 하고 우는 이유를 알 수 있게 될 것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수탉이 얼른 설명을 하지 않고 뜸을 들이자 성급한 암탉 한마리가 수탉을 향해 다시 물었습니다.


"어디 말 좀 해 봐 도대체 꼬끼오 하고 우는 까닭이 뭔지 말이야.“


그러자 수탉이 그제야 할 수 없다는 듯 웃음을 참지 못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너희들, 그럼 고양이들은 어떻게 울고 있는지는 알고 있니?“

"어떻게 울기는……. 고양이들은 야옹하고 울지 어떻게 울어.“

”그래, 맞았어. 바로 그거야. 그런데 말이지, 내가 만일 지금부터는 고양이처럼 '야옹’하고 운다면 사람들이 나를 보고 뭐라고 하겠니? 풋후후…….“


수탁은 여전히 터져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삼키면서 물었습니다.


"뭐어? 고양이처럼 야옹 하고 운다고? 그러면 사람들이 고양이라고 부르지 누가 수탉이라고 하겠니?“


수탉은 그 말이 옳다는 듯 마침내 큰 소리로 웃어대며 말했습니다.


"그래, 네 말이 맞아, 맞고말고, 그래서 내가 꼬끼오 하고 우는 게 아니겠니? 너네들 이제야 내 말 알아듣겠니? 하하하…….“


수탉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며 혼자 웃는 바람에 암탉들은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어이가 없는 표정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쨌든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듯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으하하하…….“

“호호호…….“


이른 새벽부터 닭들이 배꼽을 잡으며 시끄럽게 웃어대는 바람에 닭장이 곧 떠나갈 것만 같았습니다.


그때 마침 닭장 옆을 지나가고 있던 고양이 한 마리가 그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인가 하고 닭들을 향해 물었습니다.


"야아옹~~~, 너희들 무슨 일로 내 얘기를 하면서 웃고들 야단이지?“


그러자 수탉이 더욱 큰 소리로 웃으면서 고양이를 향해 입을 열었습니다.


”으하하……. 어유, 무서워라. 드디어 호랑이가 나타나셨네.“

”뭐어? 내가 호랑이라고? 난 호랑이가 아니라 고양이라니까.“


고양이가 무슨 말인가 하고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묻게 되었습니다.


"저렇게 무식하기는, 옛말에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는 소리도 넌 못 들었니? 그러니까 넌 호랑이라니까, 핫하하…….”

"아하, 난 또 뭐라고."


고양이는 쑥스럽다는 생각에 뒤통수를 벅벅 긁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탉이 지금까지 닭장 안에서 벌어졌던 이야기들을 자세하게 들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고양이가 갑자기 무슨 좋은 생각이라도 떠오른 듯 환한 얼굴이 되어 입을 열었습니다.

고양이.jpg


"아하, 그랬었구나! 그거 정말 재미있겠는걸. 그럼 지금부터 말이지. 너희들은 '야옹!' 하고 나처럼 고양이 소라를 내고, 난 너희들처럼 '꼬꼬댁' 하고 닭이 우는 소리를 내는 게 어떻겠니? 어때, 재미있겠지?“


고양이의 엉뚱한 이야기를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던 수닭과 암탉들은 너무 재미있다는 듯 손뼉을 치며 까르르 웃었습니다. 암탉들이 좋아서 배꼽을 쥐고 옷는 바람에 고양이도 덩달아 신바람이 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자 아까부터 대문간에 앉아 닭들과 고양이의 이야기를 조용히 엿듣고 있던 멍멍이도 너무 재미있는 일이라는 듯 빙그레 웃고 있었습니다.


돼지우리 속에 갇혀 있던 돼지들도 덩달아 꿀꿀거리며 히죽이죽 웃고 있었습니다.


그다음 날 새벽이었습니다.


"꼬꼬댁! 꼬꼬꼬, 꼬꼬댁! 꼬꼬꼭…….”


이른 새벽부터 암탉이 시끄럽게 우는 소리에 주인아주머니가 바구니 하나를 들고 급히 닭장으로 달려왔습니다. 얼른 계란을 금방 낳은 가져가기 위해서였습니다.


"오늘은 일찌감치 벌써 알을 낳은 모양이지? 어이구, 기특하기도 해라.“


그런데 그때, 닭장 옆에 쪼그리고 앉아 꼬꼬댁 소리를 내며 울고 있는 고양이를 발견하고는 두 눈이 휘둥그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고양이가 닭 소리를 내며 울고 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습니다.


그러나 고양이는 여전히 쉬지 않고 계속 '꼬꼬댁! 꼬꼬‘ 소리를 내며 울고 있었습니다. 아주머니는 마침 곁에 있던 긴 막대기를 들더니 재빨리 고양이를 향해 달려들고 있었습니다.


"이런 미친놈의 고양이 같으니. 오래 살다 보니까 별꼴을 다 본다니까.“


아주머니의 서슬에 고양이는 그만 꽁무니가 빠질 정도로 줄행랑을 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조금 뒤의 일이었습니다.


”야오옹, 야아오옹…….”


이번에는 닭장 안에서 갑자기 여러 마리의 고양이가 시끄럽게 울어 대는 소리로 집 안이 떠나갈 정도로 떠들썩하였습니다.


그 소리를 들은 주인아주머니가 놀란 얼굴이 되어 다시 뛰어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고양이가 아니라 닭들이 모두 고양이 소리를 내며 울고 있었습니다.


"아니, 이것들도 덩달아 미친 거 아니야? 이것들이 아주 세트로 미쳐버렸나보구나. 여보! 빨리 이리 좀 나와 봐요!“


주인아주머니는 급히 아저씨를 부르면서 다시 막대개를 휘두르며 닭들을 쫓아다녔습니다. 그 바람에 닭들이 이리저리 피하며 도망을 치느라 닭장 안은 금세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니 이것들이 뭘 잘못 먹었나! 정말 미친 거 아니야?“


그 광경을 지켜보던 아저씨도 어찌 된 영문인지를 몰라 두 눈이 쟁반만큼이나 커다랗게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조금 뒤의 일이었습니다.


"멍! 멍! 멍!”


이번에는 돼지우리 안에서 난데없이 여러 마리의 멍멍이가 요란스럽게 짖어 대고 있었습니다. 그건 멍멍이가 아니라 돼지가 우리 안에서 울어대는 소리였습니다.


"아니 저것들은 또 무슨 난리지? 저것들이 죽을 날이 가까워지니까 아마 노망이 난 모양이지? 어휴, 기가 막혀 죽겠네."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정신이 나간 듯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대문간에서 돼지가 꿀꿀거리며 우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꿀꿀꿀! 꿀꿀꿀!“


이번에도 그것은 돼지가 아닌 멍멍이가 돼지 소라를 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이구, 이게 도대체 무슨 변이란 말인가! 이것들이 오늘은 정말 세트로 미쳐서 놀고 있구나, 세트로 미쳐서 놀고 있어.“


주인아저씨와 아주머니는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지금까지 외양간에 앉아 되새김질을 하며 말없이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늙은 황소가 점잖은 목소리로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허허, 그러기에 함부로 남의 목소리를 흉내 내다가는 미쳤다는 소리를 듣기가 십상이라니까. 헛허음, 음메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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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 익히기 >


◆ '허구하다' 와 '하고하다’


※ 허구하다: 날이나 세월이 매우 오래되다.

* ‘허구헌 날 신세타령만 하는 사람들'에서 허구헌은 잘못된 표현이며 '허구한 날'이 바른 표기이다.


※ 하고하다; '하고많다'의 동의어로 많고 많다'는 뜻으로 쓰인다.

* 하고많은 사람들 중에서 하필이면 돼 그 사람을 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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