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창작동화

엉뚱한 발명가

by 겨울나무

‘공학 박사 김재호’라고 하면, 이제 나라 안에서는 물론, 세계에서도 누구나 그의 이름을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김 박사의 명성은 높기만 했습니다.


김 박사가 지금까지 주로 발명해 낸 것은 전자 제품들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쓰고 있는 일용품들을 전자 기술을 이용하여 희한한 제품들을 만들어서 일상생활에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김 박사가 지금까지 발명해 낸 물건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조차 없을 정도로 신기하고 사용하기에 편리한 훌륭한 제품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이름은 날이 갈수록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지구촌 사람들이 다 알만큼 유명해지고 있었습니다.


“나도 이제 이만큼 명성이 높아졌으니 앞으로는 더욱 훌륭한 물건들을 많이 만들어서 사람들을 더욱 깜짝 놀라게 해주어야지. 자, 그럼 지금부터는 또 어떤 물건을 만들까!”


어렸을 때부터 김 박사는 오직 과학자가 되는 것만이 단 한 가지 꿈이었습니다. 마침내 그 꿈이 모두 이루어내고야 만 지금 김 박사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고 기쁘고 흐뭇하기 그지없었습니다.


한동안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생각에 잠겨 있던 김 박사는 다시 크고 푹신한 소파에 편히 몸을 기대고 앉은 채 슬며시 두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새로운 것을 발명해 내기 위한 연구에 머리를 짜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바로 그 거야! 그걸 발명해야지!“

한동안 머릿속으로 연구에 몰두하고 있던 김 박사는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갑자기 주먹으로 꽝 소리가 날 정도로 책상을 쳤습니다. 그리고 지그시 감고 있던 두 눈에는 알 수 없는 생기로 반짝 빛이 났습니다.


김 박사가 금방 생각해 낸 것, 그것은 정말 기가 막힌 발명품이며 기발한 착상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옳지, 그걸 만들기만 하면 앞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게 될 거야!”


김 박사는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다시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기 위해 바쁘게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자 김 박사는 마침내 또 다른 희한한 발명품을 만들어 내는 일에 성공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 소식이 신문이나 방송으로도 떠들썩하게 되자, 그 소식을 들은 사람들마다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뭐라고? 스위치만 넣으면 밥을 따로 먹이지 않아도 도둑을 열심히 지키는 무서운 개를 발명했다고? 그건 도대체 말도 안 되는 소리지.”


“이 사람아, 말도 안 되다니……. 도둑을 맞으려면 개도 짖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그런데 이번에 김 박사가 발명해 낸 개는 고장이 날 때까지는 잠도 안 자고 도둑을 지킨다지 뭔가.”


"그럼 그 지저분하고 냄새가 진동하는 똥도 안 쌀 테니까 냄새날 리도 없겠군, 그려.”


“아암, 그뿐인가? 그 개는 냄새를 기억하는 장치가 있어서 주인이 아닌 낯선 사람이 나타나면 악착같이 짖기도 하고 또한 한번 물었다 하면 기계가 부서질 때까지 절대로 놓아주지도 않는다는 거야.”


“히야아! 좌우간 그거 차암 갈수록 편리한 세상이 되는구먼.”


그런 희한한 발명품이 나왔다는 소문이 퍼지자, 돈이 많은 사람들은 앞을 다투어 로봇 으로 만든 개를 너도 나도 앞다투어 사들이기에 바빴습니다.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그 뒤부터는 그 개를 사들인 집집마다에서는 소문 그대로 도둑 걱정 없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생각이 깊은 사람들은 은근히 걱정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뭐야? 로봇으로 만든 개가 집을 지킨다고? 아무리 세상이 발달했다고는 하지만 도둑은 역시 살아 있는 개가 지켜야지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를 해야지. 이거 아무래도 또 무슨 일이 벌어지고야 말겠군.”



그로부터 어느덧 1년이 지난 어느 날, 뜻밖의 슬픈 소식이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퍼져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 소식이란 김 박사가 자신이 만든 개한테 잔혹하게 물려 목숨을 잃게 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김 박사 자신이 주인의 냄새를 기억하게 하는 스위치의 작동을 그만 깜빡 잊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내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오게 될 줄 알았지. 그러게 역시 도둑은 살아 있는 짐승이 지켜야 탈이 없다니까. 그게 개야? 기계 덩어리지. 쯧쯧쯧…….“


김 박사의 죽음을 알게 된 사람들은 모두가 혀를 끌끌 차고 있었습니다.( * )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