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한일 축구 경기

[분단의 비극, 그리고 달라진 언어의 비극]

by 겨울나무

어젯밤에는 치열한 한일 축구 경기가 개최되었다.


성길 씨는 피곤한 줄도 경기가 끝날 때까지 지켜보느라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물론 운동경기를 좋아하는 아내도 끝까지 자리를 같이 했다.

축구 경기는 우리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인해 3대 0이란 전적으로 통쾌한 완승을 거두는 쾌거를 올리게 되었다.

아침 늦게 잠자리에서 일어난 성길 씨는 아직도 어젯밤 경기의 흥분이 가시지 않았는지 잠에서 깨자마자 아침상을 준비하고 있는 아내를 향해 축구 이야기부터 꺼냈다.

”여보, 피곤할 텐데 벌써 일어났어? 어젯밤 축구 정말 ①모서리공을 내줄 때마다 오마조마(조마조마)하더군.“


”당신만 그랬어요. 그건 나도 그랬어요. 정말 우리나라 선수들 모두 잘 뛰긴 했지만 골키퍼(문지기)가 특히 선방을 잘한 것 같아요. 그 어려운 공을 번개처럼 번번이 막아냈으니 말이에요.“

”맞아. 야구로 치면 ②넣는사람이 잘 해야 하듯 축구에서는 문지기의 역할이 대단하고말고. 아무튼 축구 실력에 대해서는 ③들고깬 선수들이란 말이야.“


”그리고 8번인가 9번 선수 말이에요. 어떻게 그렇게 번개처럼 잘 뛰는 거죠? 일본 선수들이 아무리 따라가려고 해도 어림도 없더라구요.“


”아암, 그 선수가 ④왁새걸음으로 성큼성큼 달려가고 있는데 제까짓 뱁새 다리 같은 일본 ⑤종간나새끼들이 아무리 뛴다고 쫓아갈 수 있겠어? 어림도 없는 소리지.“

”자, 그럼 이제 축구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우리 식사부터 해요. 혜영아, 어서 나와서 밥 먹자!“


아내는 방에 있는 혜영이까지 불러내고는 부지런히 아침상을 차리기 시작했다. 성길 씨는 그래도 축구 경기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는지 식탁 앞으로 다가오며 한마디 더 하고 있었다.


”어제 일본 종간나새끼들이 크게 패한 원인 중의 하나가 당신은 뭔지 알겠어?“


”글쎄요. 모르겠는데요.“


”그 종간나새끼들은 워낙 성질이 급해서 그런지 특히 ⑥손다치기가 많더군. 그래서 번번히 우리 선수에게 공을 삐앗기곤 했거든.“


비록 피곤하긴 하지만 상쾌하고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어젯밤 축구 경기로 인해 성길 씨네 일요일 아침 식사는 그래서 그렇게 늦어지고 말았다. ( * )






※ 참고


① 코너킥 ② 투수 ③ 도통하다 ④ 황새 걸음 ⑤ 종의 새끼 ⑥ 핸들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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