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선두의 발걸음이 오늘따라 유난히 힘이 없습니다.발걸음만 힘이 없는 게 아닙니다.
잔뜩 찌푸려진 표정이며 행동 하나하나가 마치 바람 빠진 축구공처럼 볼품없이 축 늘어진 채 흐느적거리며 걷고 있습니다. 그렇게 고개를 푹 숙인 채 한동안 걸어가고 있던 선두는 문득 초점 잃은 눈으로 먼 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맑게 갠 하늘은 드넓고 시원스럽기만 합니다. 다른 때 같으면 오늘같이 좋은 날씨에 이렇게 일찍 돌아올 선두가 아닙니다. 넓은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축구나 야구시합을 벌이기에 한장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은 그런 걸 하고 싶은 마음은커녕 그 재미있던 일들 모두가 귀찮고 짜증스럽게만 느껴집니다.
"치이, 성적이 나쁘면 차라리 벌을 주거나 따끔하게 회초리를 치든지 할 일이지 번번이 호떡은 무슨 얼어 죽을 놈의 호떡을 주고 이렇게 망신을 준담! 카악, 뛔퉷!“
선두는 이렇게 혼자 투덜거리더니 입에 고였던 침을 카악 소리가 나게 아무 데나 뱉아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한 손에 들고 오던 호떡을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흘겨보고 있었습니다.
지금 선두의 손에는 예쁜 포장지로 싼 호빵 봉지가 들려 있습니다. 금방 익힌 호빵이기에 보기만 해도 침이 꿀꺽 넘어갈 정도로 맛있어 보이는 호빵입니다.
"이걸 어쩌면 좋지! 집으로 가지고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지난번처럼 이 아까운 호빵을 아무데나 또 버릴 수도 없고……. 에이, 이 웬수 같은 놈의 호빵!“
이런 생각을 하자 선두의 원망은 선생님한테로 줄달음을 치고 있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지금 선생님보다 차라리 무섭고 엄하기는 했지만 5학년 때 가르치던 선생님이 훨씬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진선두! 이걸 시험이라고 본 거니? 이게 점수냐고? 이 진짜 석두같은 녀석아.”
5학년 때의 호랑이 선생님은 시험지를 나누어 줄 때마다 으레 점수가 안 좋은 선두에게 호통을 치고는 머리통에 군밤을 한 대씩 매겨 주곤 하였습니다.
“쿵!”
“아이고오~~~ 내 머리통이야! 나 죽는다!”
선생님의 군밤 세례를 맞은 선두는 그때마다 머리통에서 번쩍 불이 나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 고통을 참느라고 있는 대로 오만상을 찡그린 채 그 자리에서 뱅글뱅글 맴을 돌곤 하였습다.
"으하하하…….”
“호호호……. 내 배꼽이야!”
선두의 그런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본 아이들은 으레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저마다 배꼽을 쥐며 웃어댑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그렇게 웃어대고 있지만, 선두는 조금도 부끄러워하거나 민망한 기색이 없습니다. 그저 머리통을 두 손으로 감싸 쥔 채 히죽히죽 넉살 좋게 덩달아 웃기만 합니다. 선두의 그런 태도를 보자 선생님은 더 화가 나서 선두를 나무랍니다.
"아니, 이 녀석이 그래도 반성을 못하고 뭘 잘했다고 웃기는……. 앞으로는 공부를 열심히 할 거니? 아니면 놀기만 하다가 오늘처럼 또 맞을 거니, 응? 이 석두 같은 녀석아.“
“앞으로는 자, 잘 하겠습니다.”
"좋아, 그럼 다시 한번 속는 셈 치고 이번 한 번만 용서하고, 만일 다음 시험에도 오늘처럼 점수가 좋지 않으면 그땐 정말 용서하지 않을 테다. 알겠지?”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분부대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시험을 본 뒤에는 번번이 이렇게 혼이 나고 창피를 당하곤 하는 선두였지만 꾸중을 들을 때뿐, 돌아서면 그만인 선두였습니다.
그러기에 빵점짜리, 석두, 돌대가리 등, 이 모두가 선두의 별명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선두는 별명처럼 절대로 머리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지능도 비교적 좋은 편이었지만 공부하기를 너무 싫어하고 장난만을 좋아하는 습관이 선두의 몸에 깊숙이 뿌리를 박았기 때문이었습다. 그러기에 그 어느 선생님도 선두의 그런 성격을 바꿔 놓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얘, 선두야, 선생님도, 너한테는 아주 두 손을 들고 말있다. 그러나 6학년에 올라가서는 공부를 정말 잘 해야 돼, 약속할 수 있지?”
5학년을 마치고 종업식을 하던 날, 선생님은 선두한테는 손을 들었다는 듯 선두를 세워 놓고 이렇게 타일렀습니다.
“…….”
그러나 선두는 여전히 머리만 긁적이며 싱글싱글 웃기만 할 뿐 별 다른 대답이 없었습니다. 곤란한 일을 당했을 때 으레 머리를 긁적거리는 것은 선두의 오랜 습관처럼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선두의 그런 태도를 보자 선생님도 저절로 나오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으며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그까짓 공부도 못하는 머리통은 뭐가 그리 대단해서 걸핏하면 움켜 쥐고 긁적이고 있는 거니? 6학년으로 올라가서는 정말 열심히 할 수 있지?“
"네, 알겠습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어쭈, 이 녀석 터진 입으로 말은……. 좋아, 그럼 선생님하고 약속하는 거다?“
선생님은 선두 앞에 얼른 새끼손가락을 내밀었습니다. 한동안 망설이고 있던 선두도 마지못해 선생님과 새끼손가락을 걸고 흔들었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아이들이 모두 함성을 지르며 손뼉을 치고 있었습니다.
결국, 5학년 때 호랑이란 별명이 붙은 무서운 선생님도 선두한테는 지고 만 것입니다. 선두는 그래서 그 많은 아이들 중에 성적이 늘 꼴찌를 선두로 달리다가 5학년을 마치게 되었던 것입니다.
마침내 석두는 새 학년인 6학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선두의 태도는 5학년 때와 조금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새끼손가락까지 걸고 공부를 잘 하겠다던 선생님과의 약속도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런 걸 보면 ‘소귀에 경읽기'란 말은 바로 선두 같은 아이들 때문에 생긴 말인 것 같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선두를 새로 맡은 선생님이 너무나 순하고 인자하였기 때문에 더욱 선두가 변하지 않았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지금 선두를 가르치고 계신 선생님은 마음씨가 몹시 착하고 좋은 분이었습니다. 혹시 아이들이 잘못한 일이 있어도 꾸중은커녕 그때마다 칭찬을 늘어놓는 이상하고 별난 선생님이었습니다.
그런 선생님이기에 반에서 칭찬을 가장 많이 받는 것은 언제나 선두였습니다.
선두는 그런 선생님을 맞이하게 된 것이 얼마나 고맙고 다행인지 모를 일이었습니다. 신바람이 절로 나고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공부하기를 죽기보다 싫어하던 선두는 점점 더 공부와는 담을 쌓게 되고야 말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의 일이었습니다.
아이들한테 일일이 시험지를 나누어 주고 난 선생님이 선두를 교실 앞으로 불러냈습니다. 오늘도 여덟 과목 중 빵점을 두 과목이나 받은 선두는 약간 겁에 질린 표정으로 교실 앞으로 나갔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이 한창 떠들고 있는 아이들을 조용히 시킨 다음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자, 여러분, 조용히 좀 해요!”
지금까지 각자 시험지를 들여다보며 시끄럽게 떠들고 있던 아이들의 시선이 모두 선생님과 선두에게로 쏠렸습니다.
“여러분! 이번 시험에 선두는 참 어려운 일을 해내고 말았어요. 그 많은 문제를 하다 보면 아무 번호나 써넣는다 해도 빵점을 받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란 걸 여러분들도 이미 잘 알고 있을 거에요. 여러분, 선생님 말이 맞죠?"
“네, 맞아요!”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다 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큰 소리로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이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네, 그래요. 사실 알고 보면 빵점을 받기란 백 점을 받기 보다도 훨씬 더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이번 시험에서 선두는 별을 따기 보다도 더 어려운 빵점을 자그마치 두 과목이나 받았어요.”
“하하하…….”
”호호호…….”
선생님의 설명을 들은 아이들은 한바탕 교실이 떠나갈 정도로 배꼽을 잡고 웃고 있었습니다.
“자, 그만들 웃고 조용히들 해요. 그래서 선생님은 시험을 볼 때마다 빵점을 받은 사람한테는 상품을 주기로 했어요. 상장도 없는 상품이긴 하지만, 여러분 다 같이 힘찬 축하의 박수를 부탁해요!”
“……?!”
아이들은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두 눈이 둥그렇게 되어 박수를 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은 미리 준비해 두었던 예쁜 종이로 싼 뭉치를 선두 앞에 두 손으로 내밀었습니다.
“……?!”
선두는 하도 어이가 없어 좀처럼 받을 생각을 하지 않고 선생님의 눈치만 살피고 있었습니다. 아이들도 예쁜 포장지에 싼 물건의 정체가 궁금하다는 듯 모두가 두 눈이 둥그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자, 선두야, 어서 받아! 이것마저 받지 않으면 선두는 정말 나쁜 사람이 되는 거아. 자, 어서!”
선두는 마지못해 선생님이 주는 종이 뭉치를 받은 다음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은 환하게 웃는 표정이 되어 다시 여러 아이들을 향해 입을 열었습니다.
“여러분! 지금 선생님이 선두한테 어떤 상품을 주었는지 궁금하죠?”
“네! 궁금해요.”
아이들 모두가 당연히 궁금하다는 듯 큰소리로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이 다시 천천히 설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선두에게 준 상품은 다름이 이닌 여러분들이 모두 좋아하는 뜨끈뜨끈한 호떡 두 개였어요. 혹시 여러분들 중에서도 선두처럼 호떡을 받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서슴지 말고 다음 시험에 빵점을 받도록 해요. 누구든지 빵점을 받은 과목 수만큼 호빵을 줄 테니까요. 알겠어요?”
“으하하, 웃긴다!”
“호호호, 호빵이 상품이래. 너무 웃긴다!”
선생님의 설명을 들은 아이들은 그제야 궁금중이 시원하게 풀렸다는 듯 모두 길킬거리며 웃고 있었습니다. 제 자리에 와서 앉은 선두의 표정은 오랜만에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얼굴이 홍당무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날, 집으로 돌이 오던 선두는 잠시 사방을 두리번거렸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보이지 않자 호빵 봉지를 쓰레기통에 힘껏 던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몇 번이고 생각해 봐도 정말 별난 선생님이라는 생각에 그렇게 창피하고 부끄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까짓 일로 인해 공부를 열심히 할 선두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종례시간의 일이었습니다.
“오늘은 선두 한 사람만 남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집으로 이만 돌아가도록 해요.”
오늘따라 선생님의 위엄있는 목소리에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선두에게로 쏠렸습니다. 선두 역시 마침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생각에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말았습니다.
오늘 점심 시간에 선두는 다른 반 종범이와 크게 씨움을 하였습니다.
종범이는 같은 6학년이지만, 덩치도 좋고 학교에서는 힘이 가장 센 아이입니다. 그런데 오늘 종범이가 먼저 싸움을 걸기 위해 선두한테 공연한 트집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선두 역시 6학년 아이들 중에 만만치 않은 상대임을 알고 남들이 보는 앞에서 싸움을 걸어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제 마음대로 눌러보고 싶었던 게 분명합니다.
선두는 그런 종범이를 보자 처음에는 이리저리 피했습니다. 그러나 계속 찌근덕거리며 쫓아다니고 있는 종범이를 마냥 피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종범이한테 이유없이 몇 대를 먼저 맞고 난 선두는 끝까지 그냥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주먹을 휘두르게 된 것이 그만 종범이의 코를 바로 때리게 된 것입니다.
종범이의 코에서는 금세 새빨간 피가 흐르면서 얼굴은 온통 피투성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선두한테 의외의 주먹 세례를 호되게 본 종범인 너무나 겁이 나서 더 이상 덤벼들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아이들한테 부축을 받으며 양호실로 끌려가고 말았습니다.
오늘 점심 시간에 종범이와 그런 일이 있었던 선두는 아무리 마음씨 좋은 선생님이지만 이번만큼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다는 각오를 미리부터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선두야, 이리 와서 편안히 앉으렴.”
아이들이 모두 교실을 빠져나가자 선생님은 선두 앞에 의자를 내놓으며 앉으라고 하였습니다. 선생님의 목소리는 조금 전과는 달리 사랑이 가득한 인자하고 편안하였습니다.
"선두야, 아까 싸운 일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지?“
”…….”
선두는 여전히 겁에 질린 얼굴로 고개만 약간 끄덕이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다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까짓 일을 가지고 걱정을 해서야 그게 무슨 사내 대장부라고 할 수 있겠니? 그렇지만 다음에도 또 오늘과 같은 일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된다. 알겠니?”
“……?"
무슨 영문인 줄을 모르는 선두는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이 이번에는 사랑스럽다는 듯 선두의 머리까지 쓰다듬어 주고 있었습니다.
선두는 도무지 뭐가 뭔지를 몰라 그저 기가 막히고 어리둥절할 뿐입니다. 크게 벌을 받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선두는 한동안 선생님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가 겨우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습니다.
“선생님, 오늘 일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에게 벌을 주십시오.”
선두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혀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이 다시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아니, 네가 벌을 받겠다고? 네가 먼저 싸움을 건 것도 아닌데 네가 왜 벌을 받니? 그런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오늘 너의 주먹 실력은 정말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기왕에 싸움을 하려면 그 정도는 해야지. 그런데 선생님은 아쉬운 것이 한 가지 있거든.“
선생님의 뜻밖의 말에 지금까지 고개를 숙이고 있던 선두가 고개를 들고 궁금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선두야, 백병전이 뭔지 잘 알고 있겠지?”
"네, 전쟁 때 서로 멀리 떨어져서 총을 쏘면서 싸우지 않고 서로 가까이 맞붙어서 주먹과 칼로 싸우는 전쟁 말씀이죠?“
"오, 그래, 잘 알고 있었구나. 만일 네가 그런 전쟁을 했던 6. 25때 태어났다면 그 실력으로 얼마나 많은 적군들을 무찌를 수 있었었니? 그렇게 되면 훈장도 받고 훌륭한 군인으로 이름을 떨쳤을 게 아니겠니?
그러니까 오늘 너의 싸움은 상대가 적군이 아니었을 뿐이지 어쨌든 강적을 맞이하여 통쾌한 승리를 거둔 것임에 틀림없지 않니? 하지만 앞으로 선두가 주의 할 일은 아무 때나 주먹을 쓰지 말고 때와 장소, 그리고 상대를 가려서 쓰는 것만 주의해 준다면 선생님은 더 이상 바랄 게 없겠다. 잘 알아들었니?“
“…….”
선두는 기가 막혀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선생님만 멀거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선생님의 머리가 약간 돌아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 후에도 선두의 태도는 별로 달라지거나 변함이 없었습니다. 여전히 장난만을 일삼고 공부라면 끔찍이 싫어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오늘 다시 두 번째 시험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선두의 시험 성적은 지난번보다 더 좋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빵점을 세 과목이나 받은 것입니다.
선생님이 주는 호빵 상품을 이번에도 세 개나 받게 된 것입니다. 호빵을 세 개나 받고 나서야 선두는 비로소 부끄러움과 창피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우리 선생님한테는 결국 내가 지고 말았어, 오늘 집에 돌아가는 즉시 선생님께 드릴 성문을 써야지. 그런데 반성문 제목을 어떻게 써야지? 그래 맞았어, ‘인자하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우리 선생님' 이렇게 써야지!“
선두의 발걸음이 갑자기 빨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선두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활짝 갠 밝은 얼굴이었습니다. 온몸에서 없던 힘이 절로 샘솟듯 하였습니다.
아까부터 선두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해님도 그런 선두의 모습을 바라보며 믿음직스럽다는듯 흐뭇한 미소로 방실방실 웃고 있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