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지구가 돌고 있다고?

[사고력 신장 동화]

by 겨울나무

어느 날 손자가 느닷없이 할머니에게 물었습니다.


“할머니, 할머니께서도 지구가 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죠?”

“뭐, 뭐라고? 지구가 돈다고?”


할머니는 말도 안 된다는 듯한 표정으로 되물었습니다.


“그럼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지금 이 시각에도 자전과 공전을 하면서 쉬지 않고 돌고 있다는 게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되었잖아요.”


“옛기, 이 녀석, 할머니가 아무리 배우지 못했기로서니 그런 거짓말에 그냥 넘어갈 줄 알았니?”


할머니는 그래도 그런 손자가 밉지 않다는 듯, 가볍게 눈을 흘기며 대답하였습니다. 그러자 손자는 뜻밖이라는 듯 둥그런 눈이 되어 다시 물었습니다.


“아니 그럼 할머닌 여태까지 지구가 돈다는 사실을 모르고 계셨어요?”


그러자 할머니는 어린 녀석이 버릇없이 어른을 놀리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상한 기색이 되어 손자를 나무랐습니다.


“아니 이제 보니까 이 녀석이 점점 할머니를 우습게 보고 함부로 놀리고 있는 거 아니야? 아무리 할머니가 학교를 다니지는 못했지만 그런 것도 모를 정도로 무식한 줄 알았냐?"

”어이 참 나, 그러고 보니까 할머니는 정말 무식한가 봐.”


손자의 대꾸에 할머니는 정말 기분이 몹시 상해서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니 뭐가 어쩌고 어째? 어린 녀석이 어른한테 그렇게 함부로 거짓말을 하면서 놀리면 이다음에 벌을 받는단 말이야. 너 알기나 하고 떠드는 거니?”


“아이 할머니도 참, 할머니를 놀리긴 누가 놀린다고 그래요? 그런 게 아니라 사실이 그런 걸 어떻게 해요?”


“어쭈, 그래도 이 녀석이! 학교에 좀 다닌다고 너 지금 할머니를 아주 바보나 멍청이 취급을 하는 거 아니야? 그러면 못써!”


“아이참, 글쎄 그게 아니라니까요.”

“듣기 싫어! 그게 아니라면 네까짓 녀석이 그걸 어떻게 알아?”


“어떻게 알기는요. 학교에서 배웠으니까 알지 어떻게 알아요.”


“뭐어? 이제 보니까 학교 선생님들도 순 엉터리들이로구나. 그런 거짓말이나 아이들한테 가르치고 말이야. 이렇게 멀쩡하게 가만히 있는 땅덩어리가 돌긴 왜 돈다고 이 야단이니?”


"에이, 할머니하고는 정말 말이 통하지 않아요.”


손자는 너무 답답해서 더 이상 할머니와 대화를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할머니대로 너무 답답해서 이대로 넘어갈 수 없다는 듯 다시 손자에게 물었습니다.


"오냐, 알았다. 내가 너무 무식해서 말이 통하지 않는단 말이지? 그럼 이 할미가 한 가지만 물어보겠다. 그래도 되겠지?“


“뭔데요? ”


“네 말대로 지금 지구가 팽이처럼 뱅글뱅글 맴을 돌고 있다면 왜 지금 너나 내가 어지럽지를 않지?”


“그, 그건…….”


손자는 할머니의 엉뚱한 질문에 얼른 뭐라고 설명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얼른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자 할머니는 그것 보라는 듯 신바람이 나서 다시 다그쳤습니다.


“왜 대답을 못하니? 그렇게 금방 탄로가 날 거짓말을 버릇없이 어른 앞에서 해, 이 녀석아?”


“글쎄, 거짓말이 아니라니까요.”


“아니, 그래도 이 녀석이 할머니를 끝까지 속일 작정이니? 좋다. 그럼 한 가지만 더 물어봐도 되겠지?”


“이번엔 또 뭔데요?”

“너 이 지구가 둥글다고 그랬지?”


“그렇다니까요.”


“그것도 거짓말이란 말이야. 너 말처럼 지구가 둥글다면 이 지구 밑에 사는 사람들은 거꾸로 걸어다

니며 살아야 하지 않겠니?”


“그야 물론 그렇지요.”

“그렇다면 그 사람들은 어떻게 지구에서 떨어지지 않고 거꾸로 다닐 수가 있지?”


“그건 만유인력 때문에 그런 거죠.”


손자가 이번에는 학교에서 배운 대로 자신 있게 대답하였습니다.


“뭐어? 무슨 인력?”


“만유인력이라니까요. 지구란 원래 모든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거든요.”


“옛기, 이 녀석이 그래도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네.”


"아니어요. 진짜라니까요.”


“그래? 그렇게 지구에서 끌어당기는 힘이 세다면 사람들이 걸어 다닐 때 발을 들을 때마다 끈적끈적하고 힘이 들어야 할 거 아니니? 그런데 전혀 그런 걸 느낄 수 없잖아, 이 녀석아?”


“……!?”


손자는 할머니의 물음에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 대신 속만 부글부글 끓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신바람이 난 듯 쉬지 않고 설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구가 계속 돌고 있다면 커핏잔이나 그릇에 떠놓은 물은 왜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그대로 있는 건지 어디 설명 좀 해보렴.“


“……!?”


손자는 할머니의 엉뚱한 질문에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입을 딱 벌린 채, 아무 대꾸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 대답을 못하고 꿀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고 있니? 그러니까 지구가 돈다는 건 네가 할머니를 속이기 위해 만든 새빨간 거짓말이었지, 이 녀석아?”


손자는 섣불리 한 마디 아는 체를 했다가 할머니한테 창피만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여전히 속만 부글부글 끓고 있었습니다. ( * )






<더 생각해 보기>

1. 지구는 쉬지 않고 자전과 공전을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글에 나오는 할머니의 말처럼 우리는 왜 어지러움을 느끼지 않을까요?
2. 지구에는 만유인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걸음을 옮겨 놓을 때마다 몹시 힘이 들어야 할 텐데 그렇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요?
3. 남극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분명히 거꾸로 서서 걸어 다니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물구나무 서기를 했을 때처럼 온몸의 피가 모두 머리로 올라가야 하지 않을까요?
4. 지구가 돌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데 왜 식탁 위에 떠놓은 물이나 기타 반찬들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있을 까요?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해 봅시다. ( * )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