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력 신장 동화]
도덕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여러 가지 예절에 대해 자세히 가르쳐 주셨습니다.
특히 복잡한 버스나 전철을 탔을 때 어른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그 무
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몇 번이고 힘주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영숙이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는 동안 연신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아직도 좀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질문해 보세요!”
그때 마침 선생님이 질문을 하라고 말씀하시는 바람에 영숙이는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습니다.
“선생님,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떤 경우 말이지?”
선생님과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영숙이에게로 쏠렸습니다.
“지난 일요일에 엄마의 심부름을 하기 위해 친척 집에 다녀오는 길이었거든요.”
“응, 그래서?
영숙이는 침을 한번 꼴깍 삼키고 나서 다시 용기를 내어 그때 겪었던 일을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때 저는 엄마의 심부름을 끝내고 친척 집에서 돌아오는 길에 전철을 타게 되었어요.”
“으응, 그랬구나. 그래서?”
“전철은 아주 만원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그때 용케도 빈자리가 있어서 자리를 잡고 앉아가게 되었는데 그때 갑자기 배가 몹시 아팠어요. 그리고 현기증이 나며 어지러워서 도무지 견딜 수가 없었어요.”
“어이구, 큰일 날 뻔했구나! 그래서?”
“그때 저는 속이 몹시 울렁거리고 장까지 뒤틀리고 있었기 때문에 만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서 있었다면 별수 없이 토하면서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을 거예요.”
“그래서?”
영숙이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선생님의 눈이 둥그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반 아이들도 모두 숨을 죽이고 영숙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도무지 견딜 수가 없어서 두 눈을 꼭 감은 채 머리를 벽에 기대고 진정을 하느라고 쩔쩔 매며 안간힘을 쓰고 있었어요.”
“그렇지. 그렇게 할 수밖에 별도리가 없었겠지. 그래서?”
“그런데 조금 뒤에 문득 눈을 뜨고 보니까 글쎄 제 앞에 어느 아주머니가 아기를 업고 서 계신 게 아니겠어요?”
“그거참, 입장이 아주 난처했겠구나, 그래서?”
“그래서 자리를 양보해 드려고 싶긴 했지만 그때 제 입장으로서는 도저히 자리를 양보해 드릴 수가 없었어요.”
“영숙이가 그렇게 아팠다면 그 아주머니도 영숙이의 행동을 보고 금방 이해해 주시지 않았을까?”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요. 저는 다시 별수 없이 두 눈을 꼭 감은 채, 모르는 체 하고 있었거든요.”
“응, 그랬더니?”
“저는 그때, 자리에 앉아 있기는 했지만 제 마음은 정말 바늘방석에 앉은 것 만큼이나 고통스러웠어요. 너무 아팠기 때문에 아기를 업고 있는 아주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해 드리지 못하게 된 이유를 솔직하게 말씀드린다는 것도 그렇고, 그렇다고 그대로 계속해서 두 눈을 꼭 감고 있을 수도 없고 정말 마음도 몸도 고통스러워서 도무지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랬겠지. 그래서?”
“그런데 그때 마침 건너편 자리에 앉아 계시던 할아버지께서 화가 많이 난 얼굴로 저를 향해 큰 소리로 꾸중을 하시는 게 아니겠어요.”
“너한테 꾸중을 하시다니? 아니, 뭐라고 꾸중을 하셨는데?”
“그때 제가 그렇게 몹시 아프긴 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조금도 아파 보이질 않았나 봐요. 그래서 할아버지께서는 요즈음 아이들은 버르장머리가 없다는 거예요. 아기를 업은 사람이나 웃어른을 보고도 두 눈을 꼭 감고 모른 체 시치미를 뗀다고 학교에서 무얼 배우는지 모르겠다면서 막 화를 내시는 거예요.”
“오오, 그랬구나! 정말 영숙이의 입장이 난처했었겠구나! 그래서 그다음에는 어떻게 됐어?”
“그래서 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대로 앉아 있기는 했지만 정말 속으로는 얼마나 괴로웠는지 몰라요. 선생님,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예절을 지키는 것인지 저는 지금도 잘 모르겠거든요.”
“그래? 그거참 몹시 어려운 질문이로구나!”
선생님은 어떻게 대답해 주어야 할지 몰라 연신 고개만 갸웃거리며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영숙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자세히 들은 반 아이들도 저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눈을 깜박거리기만 할 뿐 한동안 아무도 입을 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 * )
1. 만일 여러분이 영숙이처럼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바른 예절인가를 생각해 봅시다.
2. 예절에 어긋난 일인 줄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예의를 지키지 못한 경험이 있으면 이야기해 봅시다.
3. 만일 여러분이 영숙이와 같은 행동을 하다가 할아버지의 그런 꾸중을 들었다면 어떤 대답이나 행동을 했을 것인지 생각해 봅시다.
4. 예절, 또는 예의라는 말의 뜻이 결국 어떤 것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봅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