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우에는?

[사고력 신장 창작 동화]

by 겨울나무

명구와 정국이가 지금 한창 아파트 놀이터에서 야구 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야, 잠깐! 저기 저 아저씨 우리 아파트에 사시는 아저씨 아니니?”


지금 막 공을 던지려고 잔뜩 폼을 잡고 있던 명구가 갑자기 소리쳤습니다.


명구가 갑자기 소리치는 바람에 정국이도 명구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무거운 짐을 잔뜩 어깨에 메고 아파트 건물 입구를 향해 힘겹게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으음 그래, 그 아저씨야! 그런데 무슨 짐이 저렇게 크지?”


야구 배트를 잡고 있던 정국이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하였습니다. 그 아저씨는 이파트에서 마음씨가 좋기로 소문이 난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무슨 짐인지는 몰라도 굉장히 무거운 것을 어깨에 메고, 한 발, 두 발 힘겹게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정국아, 우리 저 아저씨 짐 좀 들어다 드리지 않을래?”


명구가 급히 정국이를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그건 안 돼. 짐이 굉장히 무거운 것 같은데! 우리 힘으로는 어림도 없단 말이야.”


"그렇다고, 저렇게 쩔쩔 매고 계시는데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

”……?“


명구는 정국이의 대답을 듣고 있을 사이도 없다는 듯 아저씨를 향해 번개처럼 달려갔습니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제가 좀 같이 들어다 드릴까요?”


“어이구, 명구로구나. 네 말은 참 고맙다만 워낙 무거운 짐이어서 같이 들을 수가 없단다. 그런 걱정은 말고 어서 치구한테 가서 놀기나 하렴.”


아저씨는 이마에 흘러내리는 땀을 연신 손등으로 문질러 대면서 명구를 보자, 반가운 얼굴로 대답하였습니다.

“도대체 그게 무슨 짐인데 그렇게 크고 무거워요?”


“보다시피 쌀이란다. 마침 배달이 안 된다기에 내가 직접 메고 오는 길이란다. 어이구, 힘들어 죽겠다. 여기서 좀 쉬었다가 가야 되겠구나.”


아저씨는 동댕이치듯 쌀자루를 땅바닥에 털썩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는 여전히 이마와 얼굴에 흘러내리는 닦으면서 입을 열었습니다.


“명구야, 정말 고맙구나. 하지만 어차피 네가 도울 수가 없는 일이니까 어서 친구들한테 가서 놀라니가 그러는구나.”


“예, 도와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죄송하기는……. 아저씬 남의 무거운 짐을 들어 주려는 명구의 마음씨가 더 고마운걸.”


명구는 어쩔 수 없이 미안한 얼굴로 놀이터로 되돌아왔습니다.


“명구야, 아저씨가 뭐라고 하시던?”


명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정국이가 궁금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워낙 무거운 짐이라 내가 들을 수가 없대.”


“그게 무슨 짐인데?

“쌀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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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그것 좀 봐. 내 말이 어떠니? 너 이제 보니까 순 엉터리로구나?”


정국이가 갑자기 크게 소리내어 웃으면서 이상한 소릴 하는 바람에 명구의 눈이 둥그렇게 되었습니다.

“내가 엉터리라고?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럼 그렇지 뭐니? 처음부터 아예 그 짐을 들을 수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그 아저씨한테 잘

보이려고 빈 말로만 들어 드리겠다고 한 게 아니었니? 그러니까 엉터리가 아니냐고? 내 말이 틀

려?”


“아니, 뭐라고? 너 말이면 다 하는 줄 알아?”


명구의 금방 기분이 상해서 낯을 찡그리며 정국이를 노려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정국이가 한층 목소리를 낮추면서 명구에게 말했습니다.


“아니, 너, 너답지 않게 왜 갑자기 화를 내면서 야단이니? 생각을 좀 해 봐. 내 말은 남을 도울 수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 공연히 빈말로 돕는 척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니까.”


“어째서?”


“만일 그 아저씨한테 가서 네가 짐을 들어다 드리겠다고 했을 때, 만일 그 아저씨가 얼른 짐을 내주면서 들어다 달라고 했다면 그땐 어떻게 할 생각이었지?”


“아아, 그건 그야 뭐…….”


정국이의 물음에 명구는 얼른 대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물쭈물하며 얼버무리고 있자, 정국이가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기껏 도와드린다고 가긴 했지만 짐이 너무 무거워 들을 수 없다고 그냥 도망쳐올 수도 없는 일 아니겠니?”


“그, 그건 그렇지.”

"그리고 또 그럴 리야 없겠지만 그 아저씨가 가뜩이나 힘이 들어 죽겠는데 너 지금 어른을 약 올리고 이러느냐고 버럭 화라도 내면 어쩔 생각이었니?“


“그럼 너처럼 아예 짐을 들지 못하겠으니까 그냥 못 본 체하고 가만히 있는 게 예의가 바른 행동

이다. 이 말이지?”


"후후훗, 글쎄, 그러고 보니까 네가 잘한 일인지, 아니면 내가 잘한 일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는걸!“

“후후훗, 그런데 뭘 잘난 체를 하고 떠드니? 떠들기를…….”


조금 전에 정국이 때문에 기분이 상했던 명구는 저도 모르게 킥킥거리며 웃음보를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 봐도 그런 경우에 어떻게 하는 것이 바른 예절을 지키는 것인지 도무지 알수가 없어 여전히 고개만 갸웃거리고 있었습니다. ( * )






< 더 생각해 보기 >


1. 명구가 아저씨를 도우러 간 일에 대해 느낀 점을 이야기해 봅시다.


2. 정국이는 돕지 못할 일에 대해서는 아예 돕겠다고 나서지도 말라고 하였습니다. 정구이의 태도에 대해 느낀 점을 이야기 해 봅시다.


3. 간혹 돕지도 못할 일임을 뻔히 알면서도 돕겠다고 나섰던 경험이 있으면 말해 봅시다. 그리고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에 대해서도 설명해 봅시다.


4.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인 줄 알면서도 착한 척하기 위해 나서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올바른 예의인가에 대해서도 의견을 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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