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와 로봇의 시대

[사고력 신장 창작동화]

by 겨울나무

토요일 저녁이었습니다.


“으이그, 우리 선생님은 무슨 놈의 숙제를 이렇게 많이 내주신담!”


한동안 열심히 숙제를 하고 있던 진아가 싫증이 났는지 못마땅한 얼굴로 투덜거렸습니다.


엄마는 지금 한창, 집 안 청소랑 빨래를 하느라고 아까부터 계속 쉬지 않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진아가 다시 이번에는 여전히 못마땅한 얼굴로 갑자기 엄마를 향해 소리쳐 물었습니다.


“엄마, 아빠는 어딨어?

“쉿! 조용히 해! 아빠는 지금 안방에서 주무시고 계시잖니.”


엄마는 검지 손까락을 펴서 입에 대고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그러자 진아는 더욱 못마땅해진 얼굴로 대꾸하였습니다.


“뭐라고? 엄마는 지금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서 야단인데 아빠만 편히 누워서 잠을 주무신다고?”


"아빠는 늘 회사 일이 바빠서 밤늦게야 파김치가 되어 집으로 돌아오시곤 하지 않니? 그러니까 편히 좀 주무셔야 다음에 또 일을 하실 수가 있잖니?“


“누군 뭐 바쁘지도 않고 피곤하지도 않은가?”

"누가 또 바쁜데?


“나도 그렇고 엄마도 언제나 지금처럼 바쁘잖아.”

“넌 뭐가 그렇게 바쁜데?”


“엄만 매일 보면서도 몰라? 나도 매일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또 집에 오면 숙제를 하느라고 잠시도 쉴 사이가 없어서 아주 죽을 지경이란 말이야.”


“아니 그게 뭐가 그렇게 힘이 들다고 그다지 죽을 지경이란 말이니? 우리 진아는 다른 건 다 좋은데 단 한 가지 그런 말을 할 때만은 마음에 안 들더라.”


엄마는 진아를 향해 약간 눈을 흘기면서 말했습니다. 그러자 진아는 입을 쑥 내밀면서 대답하였습니다.


“그건 아빠만 힘 드는 건 아니잖아?”

"어째서 공부하는 거 하고 회사 일하고 같단 말이니?”


“힘이 들기는 마찬가지이니까 그게 그거지 뭐야.”


"아니 얘가 점점 마음에 들지 않는 말만 골라서 하고 있네. 에이그, 그럼 엄만 모르겠다. 그렇게 공부하기가 싫으면 숙제고 뭐고 다 그만두렴. 그게 결국 다 네 장래를 위해서 하는 공부지 누굴 위한 거겠니?"


엄마는 이렇게 대꾸하고는 다시 여전히 걸레질을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그 바람에 진아는 아까보다 입이 더 쑥 나오고 말았습니다.


매일매일 산더미처럼 쌓이는 숙제가 귀찮고 지겹게 느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걸 생각하면 진아는 아빠가 정말 부러웠습니다. 일요일만 되면 아무 할 일 없이 하루 종일 잠만 자는 아빠가 밉기도 하였습니다. 아빠처럼 얼른 어른이 되고 싶기도 하였습니다.


‘사람이 좀 바쁘지 않게 편안히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진아는 이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며칠 전에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선생님도 여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집에 돌아가면 살림을 해야 돼요. 빨래나 밥짓기, 그리고 집안 청소를 해야 함은 물론이고, 아이들을 키워야 하며, 그 밖에도 집에서 할 일이 너무 많아서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더욱 바쁜 하루를 보낼 수 밖에 없어요.”


아이들은 지금 선생님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지 영문을 몰라 연신 눈만 깜박거리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의 이야기는 다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어른이 된 뒤에는 선생님처럼 힘들고 바쁜 시간을 보내게 되지는 않을 거예요.”


그러자 평소에 항상 말이 많던 명수가 얼른 되물었습니다.


"그건 어째서요?


“컴퓨터나 로보트 기술이 앞으로는 더욱 눈부시게 발달하여 앞으로는 지금 사람이 하고 있는 일을 그런 기계들이 대신 맡아서 하게 될 날이 언젠가는 반드시 돌아오게 되거든요.”


그러자 이번에는 진아가 물었습니다.


"그럼 빨래나 밥도 그런 기계들이 대신 할 수 있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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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이죠. 빨래나 밥뿐만이 아니라 집안 청소, 그리고 시장에 나가서 간단한 물건을 사 오는 심부름까지 맡게 될 거에요.“


아이들은 매우 홍미롭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습니다.





”엄마! 엄마아!”


진아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는 듯 엄마를 다급하게 불렀습니다.


“에구머니나 깜짝이야! 왜 또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이 야단이니?”

"엄마, 미안해. 그런게 그게 아니고 말이지.”


그렇게 말하고 있는 진아의 표정이 아가보다 아주 밝아졌습니다.


“그게 아니면 뭐란 말이야? 엄만 바쁘니까 길게 늘어놓기 말고 간단히 말해 봐!”


엄마는 그렇지 않아도 바빠서 귀찮다는 듯 약간 짜증스런 표정이 되어 대꾸하였습니다.


“알았어. 며칠 전에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말이지…….”

“선생님이 뭐라고 그러셨는데?”


엄마는 여전히 흥미가 없다는 듯 다그쳐 물었습니다.


진아는 며칠 전에 선생님이 들려주신 이야기를 자세히 늘어놓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엄마는 그런 걸 이제야 알았느냐는 듯 툭 쏘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에라, 이 맹꽁아, 그런 세상이 오게 된다는 걸 이제야 알았니?”

“그럼 엄마는 그런 세상이 오게 된다는 걸 벌써부터 알고 있었다구?”


“그렇다니까 이 맹꽁아.”

“히야! 그러고 보니까 우리 엄마 정말 똑똑하구나!”


“아니 얘가 엄마를 보고 똑똑하다니, 버르장머리 없이 못하는 소리가 없네.”

"호호호……. 엄마 미안해. 취소. 참 엄만 그렇게 되면 그땐 어떻게 할거야?”


“뭘 어떻게 하다니?”


“사람들이 할 일을 컴퓨터나 로봇이 모두 다 대신 해주는 세상이 온다면 엄만 그땐 뭘 할 거냐구?”


"글쎄다. 엄마가 편안하게 지낼 일을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네 배가 아픈 거니?“


“치이, 엄만 내가 뭐라고 물으면 번번이 이상하게 나오더라.”

"호호호……. 아니 뭐라고? 내가 언제 번번이 그랬다고 그러니?“


엄마는 조금은 미안했는지 괜히 웃고 있었습니다. 그런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진아는 여전히 깊은 생각에 잠긴 채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습니다.






< 더 생각해 보기 >


1. 컴퓨터나 로봇이 더욱 발달하면 귀찮은 숙제나 공부도 그런 것들이 대신 해줄 수도 있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때,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어떤 생활을 하게 될까요?
2. 아빠나 엄마가 다니는 회사의 일 역시 컴퓨터나 로봇이 모두 대신 해 준다면 그땐 엄마나 아빠는 무슨 일을 하며 어떤 생활을 하게 될까요?
3. 대부분의 엄마들은 집에서 주로 빨래, 청소, 밥짓기 등을 합니다. 컴퓨터나 로봇이 그런 일을 모두 대신 해 준다면 엄마들은 과연 어떤 일들을 하게 될까요?
4. 우리 인간들은 누구나 열심히 땀을 흘리며 일을 한 대가로 얻은 수입으로 가끔 여행을 하거나 편히 쉬는 것을 즐거운 낙으로 삼고 있습니다. 아무 할 일이 없이 죽을 때까지 여행이나 다니며 쉴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우리 인간들의 생활은 어떤 변화가 오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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