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사고력 신장 창작동화]

by 겨울나무

어느 날 저녁이었습니다.


텔레비전에서는 지금 한창 원숙이가 좋아하는 만화 영화가 방영되고 있었습니다.


원숙이는 가끔 저도 모르게 혼자 깔깔거리며 웃으면서 넋을 잃은 채, 텔레비전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이구, 녀석도……. 우리 원숙이는 만화 영화라면 그저 사족을 쓰지 못한다니까.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면 오죽이나 좋을까! 쯧쯧쯧…….”


부엌일을 하던 엄마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원숙이를 힐끗 바라보며 눈을 흘겼습니다.


하지만 지금 원숙이의 귀에 엄마의 목소리가 들어올 리가 없습니다. 워낙에 만화 영화를 좋아하는 원숙이가 매일 저녁마다 즐겨 보는 프로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습니다.


“원숙이 미안하지만, 오늘 저녁만큼은 아빠한테 양보 좀 하렴. 응? 지금 우리나라와 외국 선수들과의 아주 중요한 축구 경기가 한창 벌어지고 있거든.”


오늘따라 회사에서 일찍 돌아온 아빠가 방에서 경기 시작할 시간이 되었다며 원숙이의 대답을 들을 사이도 없이 텔레비전의 채널을 바꾸고 말았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아니라 지금 화면에서는 한창 축구 경기를 하기 위해 애국가가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아빠, 안돼! 만화 영화가 금방 끝난단 말이야!”


원숙이는 이렇게 소리치고는 리모컨으로 만화 영화로 바꾸고 말았습니다.


“허어, 이런 고집을 봤나!”


아빠는 마치 닭을 쫓던 개의 표정이 되어 아쉬운 듯 다시 원숙이에게 사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원숙이 참 착하지. 오늘 저녁에만 아빠한테 양보를 좀 하렴. 만화 영화는 매일 나오는 거 아니니?”


"안돼, 이 영화는 오늘 저녁이 아주 절정이란 말이야!“


원숙이는 양보를 해 줄 만한 틈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아빠가 안 돼 보였던지 부엌일을 하던 엄마까지 아빠 편을 들고 나섰습니다.


”원숙아, 아빠한테 양보를 좀 하렴. 아빠는 오늘 축구 경기 때문에 퇴근도 좀 일찍 하셨다던데…….“


”싫어! 그래도 안 된다니까!”


원숙이는 여전히 텔레비전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소리쳤습니다.


"아니, 쟤가 누굴 닮아 저렇게 고집이 센 거지? 어른이 말씀하면 말을 들어야지 어린애가 무슨 버르장머리가 그따위냐구? 학교에서 선생님한테 그렇게 배웠니?“


"안돼! 그런 법이 어딨어? 그럼 음식이든 뭐든 무조건 어른한테는 아이들이 먼지 양보를 해야 하는 게 올바른 예절이란 말이야?”

엄마가 약간 화가 난 목소리로 소리쳤지만, 원숙이는 여전히 한 치의 양보를 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열심히 텔레비전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니 저 애 점점 말하는 것 좀 봐.”


엄마는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입을 딱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아빠가 매우 난처한 얼굴이 되어 입을 열었습니다.


"에이, 이럴 줄 알았으면 진즉에 텔레비전을 두 대 들여놓을 걸 그랬나 봐. 우리 원숙이가 그렇게 좋아한다니 할 수 없지. 그럼 난 요 앞에 있는 커피점에 가서 보다가 와야 되겠는걸. 허허.“


아빠는 벌떡 일어서더니 부리나케 밖으로 나갈 채비를 서둘렀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엄마가 더욱 화가 나서 원숙이를 향해 꽥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니 너 정말 아빠한테 양보하지 못하겠니?“


”……!“


엄마가 하도 무섭게 소리치는 바람에 원숙이도 덩달아 화가 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입을 꼭 다문 채 아무 대꾸도 없이 방으로 쏙 들어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 법은 모두가 틀려먹었단 말이야. 음식을 먹을 때나, 차에서 자리를 양보할 때나 모두가 어린이들은 나중이고 어른이 먼저란 말이야. 그렇다면 한국 어린이 현장은 폼으로 만들어 놓은 건가?“


방으로 들어온 원숙이는 책상 위에 엎드린 채, 입을 쑥 내민 채 혼자 투덜거리고 있었습니다.


거실에서는 이미 축구 경기를 중계하고 있는 아나운서의 숨 가쁜 목소리가 시끄럽게 흘러들어오고 있었습니다. 간간이 신바람이 나서 응원을 하는 아빠의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피이, 이제는 텔레비전까지 무조건 어른들 차지란 말이야. 어른이 아이들을 위해 좀 양보를 하면 어디가 덧나나?


원숙이는 이런 때는 엄마와 아빠가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습니다. 하필이면 원숙이가 가장 즐겨 보는 만화 영화를 할 시간에 축구 중계를 하고 있는 방송국도 밉기만 하였습니다.


원숙이가 잔뜩 심통이 나서 투덜거리고 있는 사이에 만화 영화가 끝날 시간은 차츰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 )







< 더 생각해 보기 >


1. 여러분이 원숙이의 아빠였다면 어떻게 하였겠습니까? 또 왜 그렇게 하겠다고 생각하였습니까?
2. 여러분이 원숙이였다면 어떻게 하였겠습니까? 또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이유를 말해 봅시다.
3. 원숙이 엄마는 아빠한테 텔레비전을 양보하라고 화를 내고 꾸중까지 하였습니다. 원숙이 엄마의 태도에
대해 생각한 대로 말해 봅시다. 그리고 여러분이 만일 원숙이 엄마였다면 그런 경우, 어떻게 하겠습니 까?
4. 원숙이의 태도에 대해 느낀 것이 있으면 옳고 그름을 따져 설명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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