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력 신장 창작동화]
순덕이는 요즈음 며칠째 입이 근질근질해서 못 견딜 지경입니다.
바로 며칠 전 학교에서의 일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숙제 검사를 하기 위해 아이들을 한 사람씩 앞으로 나오게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숙제 검사를 받기 위해 공책을 들고 한 사람씩 나가서 줄을 길게 섰습니다.
순덕이도 차례가 되어 줄을 섰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조용히 얌전하게 서 있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츰 줄을 선 채 시끄럽게 떠들며 장난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너희들 조용히 하지 못하겠니!”
아이들이 하도 시끄럽게 떠드는 바람에 선생님이 참다못해 고함을 질렀습니다.
“…….”
그러나 조용히 하는 것도 잠시뿐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아까보다 더 시끄럽게 떠들고 야단들이었습니다. 떠들기만 하는 게 아닙니다.
옆에 있는 아이를 괜히 툭 치는가 하면 제멋대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난장판을 벌이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교실은 금방 시장 바닥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때마다 선생님이 아무리 무섭게 소리쳐도 이제는 소용이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형우는 아까부터 유달리 선생님의 눈치를 슬슬 살피면서 이리저리 뛰며 제멋대로 장난질을 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슬며시 유미의 책상 옆으로 다가가더니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아이들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하였습니다.
순덕이는 형우의 그런 모습을 계속 살펴보고 있다가 그만 제 눈을 의심하고 말았습니다. 형우가 유미의 책상 서랍 속에 있는 샤프 연필을 슬쩍 꺼내더니 얼른 주머니 속에 넣는 게 아니겠어요.
'아니, 저 애가 미친 거 아니야!‘
순덕이는 그때부터 공연히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마치 자기 자신이 죄를 저지른 것처럼 겁이 났기 때문이었습니다.
형우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시치미를 떼고는 여전히 아이들과 어울려 장난을 치고 있었습니다.
그 날, 오후였습니다.
오늘따라 집으로 돌아가는 유미의 발걸음이 유난히 풀이 죽어 보였습니다. 아마 오늘 샤프를 잃어버리게 된 걸 알게 된 모양입니다.
순덕이가 시치미를 떼고 물었습니다.
"너 오늘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니? 기분이 아주 언짢아 보이는걸.”
“응, 나 오늘 학교에서 샤프를 잃어버렸거든."
유미의 목소리는 여전히 힘이 없었습니다. 순덕이는 여전히 시치미를 메고 다시 물었습니다.
"뭐어? 샤프를 잃어버렸다고?“
"으응, 그 샤프는 보통 샤프가 아니란 말이야.”
"보통이 아니라니 그게 무슨 말인데?“
“우리 외삼촌이 외국에 갔을 때, 특별히 선물로 사다가 준 것이거든.”
"아하, 그런 샤프였구나! 그거참 안 됐구나. 잘 좀 찾아보지 그랬니?“
”책상속이고 책가방이고 아무리 찾아보았지만 없던걸, 틀림없이 잃어버린 거 같아.“
”…….‘
유미는 울상이 되어 힘없이 대답하였습니다. 순덕이는 입이 근질근질하였지만, 유미의 눈치를 슬금슬금 살피면서 입을 꾹 다물고 말았습니다.
'이 일을 어쩌면 좋지? 솔직하게 말을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순덕이는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리가 아플 정도로 복잡해지고 말았습니다.
모든 걸 탁 털어놓고 유미한테 말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입안이 자꾸 근질근질하였지만 마치 임금님의 귀는 당나귀 귀처럼 함부로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얘기를 했다가는 형우가 당장 도둑이 되어 아이들의 놀림을 받을 일이 눈에 선하게 떠올랐습니다. 그렇다고 이 일을 끝까지 숨기고 있자니 자신이 솔직하고 정직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혼자서만 끙끙 앓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욱 마음이 아프고 괴로운 것은 모든 걸 알고 있으면서도 지금 가장 친한 유미를 속이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고자질처럼 나쁜 것은 없다고 하던데 이 사실을 직접 형우한테 말해서 샤프를 돌려주도록 할까, 아니면 선생님께 말씀을 드리는 것이 옳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에 순덕이의 머리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었습니다.( * )
1. 만일 여러분이 이 글에 나오는 순덕이였다면 어떻게 하였겠습니까?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2. 순덕이는 형우의 잘못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유미에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순덕이의 태도에 대해 옳고
그름을 생각한 대로 이야기해 봅시다.
3. 유미의 샤프를 형우가 훔쳤다는 사실을 순덕이가 선생님께 알렸을 경우, 만일 여러분이 선생님이었다면
순덕이의 그런 태도를 어떻게 받아들였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한 이유에 대해서도 말해 봅시다.
4. 순덕이가 선생님께 고자질을 했을 경우와 그렇지 않았을 경우에 대해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모두 생각하여 말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