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이네 강아지

[사고력 신장 창작동화]

by 겨울나무

지현이는 요즈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걱정 때문에 잠도 제대로 오지 않고 공부도 제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오직 미리 때문에 잠시도 편안한 날이 없습니다. 불안해서 도무지 견딜 수가 없습니다.


미리는 지현이네서 기르는 강아지의 이름입니다. 솜처럼 보드랍고 하얀 털이 곱게 난 미리가 그렇게 예쁘고 귀여울 수가 없습니다.


지현이는 요즈음 학교에서 돌아오기가 무섭게 미리 옆에 붙어서 가끔 목욕도 시켜주고, 발톱도 깎아 줍니다.

또, 빗으로 털을 예쁘게 빗겨주기도 하고 예쁜 옷을 입혀 주기도 합니다. 맛있는 음식이 생길 때마다 제가 먼저 먹는 것이 아니라 우선 미리에게 먼저 주기도 합니다. 미리가 없으면 잠시라도 살 수 없을 것처럼 아예 친구처럼 붙어서 삽니다.


그런데 며칠 전 어느 날의 일이었습니다.


엄마가 슬그머니 지현이에게 다가오면서 넌지시 물었습니다.


"너 미리가 그렇게도 좋으니?“

”그럼 엄만 안 좋아? 잘 알면서 갑자기 그런 건 왜 물어?“


지현이의 대답에 엄마는 몹시 난처해진 얼굴로 다시 물었습니다.


"너 혹시 우리 미리를 남한테 주면 안 되겠니?“

“뭐어? 남한테 주다기 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야?”


지현이는 금방 눈이 둥그렇게 되어 되물었습니다.


그러자 한동안 망설이던 엄마가 다시 어렵게 입을 열었습니다.


“엄마가 전에도 한번 말한 적이 있잖니? 아파트에서는 원래 강아지를 기를 수 없다는 거 너도 잘 알고 있지 않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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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건 그렇지만 우리 아파트에서 강아지를 기르는 집이 어디 우리뿐인가? 왜, 우리가 미리를 기른다고 누가 뭐라고 그래?”


“그러엄, 이 아래층이나 저 앞집에서도 미리가 시끄럽게 짖을 때마다 시끄러워서 도무지 살 수가 없다는 거야.”

“우리 미리가 얼마나 짖는다고 그 야단들이지?”


지현이는 금방 심통이 난 얼굴이 되면서 입이 쑥 나오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엄마가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새벽에 우유 배달이나 택배가 올 때마다 미리가 얼마나 시끄럽게 짖는지 넌 아직 모르고 있는 모양이구나?”


“그건 나도 알아. 그렇지만 아무리 걿다고 해도 조금 참고 양보하면 될 게 아니야? 무슨 사람들이 그렇게나 인정이 없는지 모르겠어.”


“어디 사람들이 모두 네 마음 같으니? 그리고 우리 미리가 그때만 짖는 줄 아니?”

“그럼 또 언제 짖는데?”


“우리 식구들이 어쩌다가 집을 비우고 모두 나가면 그때마다 문 앞에 서서 하루 종일 낑낑거리면서 시끄럽게 짖는다는 거야.”


“치이,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건데?”


“그래서 벌써부터 이웃에서 엄마만 보면 개를 당장 갖다 버리라고 야단들이니 이 일을 어쩌면 좋지?”


“싫어! 다 듣기 싫어! 난 누가 뭐라고 그래도 끝까지 미리를 기를 거란 말이야.”


지현이는 화가 나서 팩 토라진 목소리로 이렇게 소리쳤습니다. 그리고는 더 듣고 싶지 않다는 듯 거실에서 놀고 있는 미리를 얼른 품에 안더니 제 방으로 쏙 들어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 날 저녁에 또다시 더 큰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아니, 이 미친놈의 강아지가 여기다가 또 오줌을 쌌잖아!”


회사에서 돌아온 아빠가 현관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크게 화가 나서 꽥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빠가 그만 거실에 미리가 싸놓은 오줌을 모르고 밟았던 것입니다.


"그놈의 똥강아지 지금 당장 밖에 갖다 버리란 말이야!“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아빠가 오줌에 젖은 양말을 벗어 팽개치며 소리쳤습니다.


"아이고, 미처 치워 드리지 못해서 미안해요. 당신이 조금만 참으리구려.”


엄마는 마치 무슨 죄라도 저지른 사람처럼 재빨리 미리가 싼 오줌을 걸레로 닦아내며 쩔쩔 매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아빠는 아까보다 더 큰 소리로 엄마에게 소리쳤습니다.


“조금만 참으라니? 당신도 좀 생각을 좀 해봐요. 이게 어디 내가 한두 번 당한 일이냔 말이야?”


“알았어요. 강아지가 워낙에 버릇이 나빠서 그 모양인 걸 그럼 나보고 어떡하란 말이예요?”


“듣기 싫어! 그러니까 내 말은 지금 당장 갖다 버리라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 좀 해보란 말이야. 나 참 하루 이틀도 아니고 속이 상해서…….”


아빠는 화가 나서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듯 이렇게 소리치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지현이는 아빠가 하도 화를 내는 바람에 방 속에서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했습니다.


'이러다가 정말 미리를 갖다 버리면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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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이는 미리를 꼭 껴안 채,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미리가 갑자기 불쌍해졌습니다. 미리를 그토록 싫어하는 아빠가 미워졌습니다.


사실 미리를 기르기 사작하게 된 것은 지현이가 하도 떼를 쓰는 바람에 그렇게 된 것입니다. 친척 집에서 강아지를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강아지를 데리고 오겠다는 지현이의 말에 엄마와 아빠는 처음부터 반대를 하였습니다.


강아지를 가지고 오지 말라고 반대를 하는 것은 엄마보다는 늘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아빠가 더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엄마와 아빠 몰래 지현이가 그예 데리고 오게 된 것입니다.


“지현아, 너도 아빠가 아까 화내시는 거 들었지?”


이윽고 방문이 살그머니 열리더니 엄마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습니다.


“…….”


엄마의 물음에 지현이는 아무 대꾸도 못하고 미리만을 열심히 쓰다듬어 주고 있었습니다.


"미리를 아무래도 치워야 되겠다. 네가 몰라서 그렇지 지금까지 나한테 아빠가 저렇게 화를 내시는 것이 한두 번인 줄 아니? 그러니까 엄마를 봐서라도 그렇게 하자, 응?“


"그렇게 하자니 어떻게 하자는 건데?”


“좀 불쌍하긴 하지만 말이지, 강아지를 기르고 싶어 하는 친구를 주든지, 당장 갖다 버려야지 정말 아빠 등쌀 때문에 엄마가 이젠 못 살겠단 말이야.”


“치이, 그래서?”


“네가 정 말을 듣지 않으면 아빠가 어느 날 차로 미리를 데리고 나가서 아무 데나 버리고 오겠다는 거야.”


“치이.”


“그러니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너도 천천히 잘 생각해 보렴.”


엄마는 이렇게 말해 주고는 몹시 걱정스러운 얼굴로 슬그머니 방문을 열고 나가버렸습니다.


’이 일을 정말 어떻게 하면 좋지?‘


지현이는 심통이 바짝 난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여전히 미리만 열심히 쓰다듬어 주며 생각하고 있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좀처럼 별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 * )






< 더 생각해 보기 >


1. 지현이는 아빠가 몹시 싫어하고 있는 강아지를 아파트에서 기르고 있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지현이였다면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하였겠습까?


2. 지현이 아빠는 미리가 싼 오줌을 밟을 때마다 무섭게 벌컥 화를 내곤 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지현이 아빠였다

면 어떻게 하였겠습니까?

3. 만일 여러분이 지현이네 이웃에 살고 있었다면 매일 시끄럽게 짖어대는 미리의 소리를 듣고 어떻게 하였겠습

니까? 입장을 바꾸어서 이야기해 봅시다.


4. 아빠는 지현이가 모르게 미리를 데리고 나가서 아무 데나 버리고 오겠다고 하였습니다. 미리를 밖에 버리지

않고 집에서 그대로 잘 기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하여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