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력신장 창작동화]
늦은 밤입니다. 식구들이 모두 막 잠이 들 무렵이었습니다.
갑자기 요란스럽게 전화기 소리가 방안 가득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아빠가 급히 일어나서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 여보세요! 네엣? 네, 알겠습니다. 지금 곧바로 내려가겠습니다.”
전화를 받은 아빠는 금방 얼굴빛이 몹시 긴장한 표정이 된 채 납덩이처럼 굳어지고 말았습니다. 그 바람에 잠이 깬 엄마도 덩달아 굳어진 얼굴로 물었습니다.
“여보, 무슨 일인데 그래요?”
“응, 어머님의 병환이 오늘 밤에 더 위독해지셨다는군. 아무래도 지금 곧 시골로 내려가 봐야 되겠소.”
“네에? 그렇다고 이 밤중에 그 먼 시골엘 가신다고요?”
엄마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으며 덩달아 놀란 얼굴로 물었습니다.
“그럼 가만히 앉아 있을 거야?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소? 자, 어서 빨리 서두릅시다. 그리고 승호 너도 어서 일어나 옷을 입으렴. 할머니가 몹시 편찮으시다는구나.”
승호는 어리둥절해진 얼굴로 아빠가 시키는 대로 부리나케 옷을 입기 시작하였습니다.
“자, 시간이 없으니까 어서 타요. 그리고 승호도…….”
아빠는 자동차의 핸들을 잡자마자 급한 마음에 벌써부터 속력을 내기 시작하였습니다. 운전석 옆에 앉은 엄마가 조금 겁먹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여보, 위험해요. 아무리 급하긴 하지만 차를 좀 천천히 모세요.”
“왜 불안해서 그래?”
“불안하다마다요. 급할 때일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잖아요. 자칫하다가는 사고가 날 수도 있은까 그렇죠.”
“알았어요, 걱정말아요.”
아빠는 이렇게 대답을 해놓고도 급한 마음에 여전히 속력은 늦출 줄을 몰랐습니다. 차는 계속 무서운 속도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자정이 넘은 시각이라 거리에는 차도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엄마와 승호는 불안한 마음에 간이 콩알만큼 오그라들고 말았습니다. 마음이 조마조마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입을 다문 채 조용히 있을 수밖에 별 도리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자동차는 순식간에 도심을 빠져나오더니 어느새 한적한 교외 길을 쌩쌩 달리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거리에 사람도 별로 보이지 않고 오가는 차도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자동차가 이번에는 신호등이 있는 어느 교차로를 통과할 때였습니다. 그때 마침 노랑 신호등이 어느새 빨강 색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아빠는 신호등을 무시한 채, 교차로를 무서운 속도로 통과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지금까지 잠자코 침묵을 지키고 있던 엄마가 깜짝 놀란 얼굴로 소리쳤습니다.
“여보! 지금 빨강불이었어요!”
“그건 나도 알아요.”
아빠는 태연한 목소리로 대답하였습니다.
"그걸 알면서도 교통 법규를 무시하고 그냥 통과한 거예요?“
엄마가 더욱 놀란 얼굴로 아빠를 바라보며 다시 소리쳤습니다.
“그건 나도 알지만, 지금은 사정이 좀 다르지 않소. 길을 건너는 사람도 전혀 없고 말이야.”
“그걸 말이라고 해요? 당신 큰일 낼 사람이에요. 아무리 사정이 급하고 길을 건너는 사람이 전혀 없다 해도 지킬 것은 지켜야지요!”
“그건 당신 말이 맞아. 하지만 이 밤중에 아무도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도 없고, 교차로도 한산한데 이렇게 급한 사정이 있는데 멈출 필요는 없지 않겠소? 어느 것이 더 급한 일인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움직여야 하지 않겠소?”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만일 이렇게 급한 사정이 있는 사람들이 모두 당신처럼 법규를 어기다가 만일 사고가 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느냐고요?”
"아니, 당신 지금 이렇게 급한 일이 있는 줄 알면서도 그런 걸 따지고 있을 때요? 그러다가 만일 어머님이 그사이에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고? 사람이 융통성이라는 게 있어야지 이렇게 꽉 막혀서야 어디 워언……."
“……!"
아빠가 갑자기 화를 벌컥 내면서 소리치는 바람에 엄마는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자동차 안은 다시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승호는 엄마와 아빠가 주고 받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엄마의 말이 옳은 것 같고, 또 어떻게 생각하면 아빠의 말이 옳은 것 같기도 하였기 때문입니다.
승호는 생각할수록 머리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었습니다.( * )
1. 급한 사정 때문에 신호를 무시하고 그냥 차를 몰고 가는 승호 아빠의 태도에 대해 생각한 대로 말해
봅시다.
2. 아무리 급한 사정인 줄은 알고 있지만, 교통 법규만은 꼭 지켜야 한다는 승호 엄마의 생각은 과연 옳은
일인가요, 틀린 생각인가요?
3. 만일 여러분들이 승호 아빠처럼 급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면 어떻게 하였겠습니까? 또, 그렇게 하겠다고
생각한 까닭은 무엇입니까?
4, 만일 사람들이 일이 급하다고 하여 모두 교통 법규를 어긴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에 대해 생각이
나는 대로 모두 이야기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