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운 친구

[잠시 묵상하며 생각에 잠겨보기③]

by 겨울나무

♣ 그 어떤 사람의 권세도 우정의 권리를 침범할 권한을 갖지 못한다.

< 오비디우스 >


단 한 사람의 고귀한 친구조차 갖지 못한 사람은 사는 값어치가 없는 사람이다.

< 데모크리토스 선집 >


많은 벗을 가진 사람은 결국 한 사람의 벗도 얻지 못한다.

< 아리스토 텔레스 >


형편이 좋을 때에 돈 많고 번영하고 있는 사람에게 아첨하는 친구는 참된 친구가 아니고 기회적인

친구이다.

< 메난드로스 >






진실한 친구는 항상 어려울 때 그 참 모습을 안다고 하였다.


어느 마을에 매우 다정하게 지내는 두 친구가 있었다. 그들 사이에 친분은 날이 갈수록 성벽처럼 두터워져만 갔다. 그리고 누군가가 어려움을 겪게 되면 항상 도우며 힘이 되며 죽을 때까지 우정을 변치 말자고 굳게 약속까지 하게 되었다.


그렇게 어린 시절부터 친하게 지내던 그들은 이미 크게 성장하여 어엿한 청년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 중의 한 사람은 어려서부터 공부를 열심히 하던 끝에 큰 꿈을 품고 과거 시험을 보러 떠나게 되었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은 일찍이 결혼은 하였으나 몹시 가난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가난한 집에 누더기를 입고 거지꼴이 된 사람 하나가 찾아왔다. 가만히 살펴보니 그 사람은 다름아닌 오래전에 과거 시험을 보러 갔던 옛 친구였던 것이다.


”아, 이게 얼마만인가? 그리고 어쩌다 이 꼴이 됐나? 그나저나 어서 들어오게.”


가난한 친구는 오랜만에 거지꼴이 되어 돌아온 친구를 몹시 반갑게 맞아들였다. 그리고는 아내에게 얼른 주막에 가서 술을 좀 사 오라고 부탁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그동안 헤어져 지낸 지난날의 이야기로 한창 꽃을 피우고 있었다. 비록 거지꼴이 되어 돌아왔지만, 두 사람의 우정은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치 않았으며 오히려 어디로 갈 데가 없으면 자리가 잡힐 때까지 좀 불편하겠지만 같이 지내자고 따뜻한 말로 권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문밖에서 ’쿵!‘ 하는 소리와 동시에 소리를 죽여가며 울고 있는 여자의 울음 소리가 들려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 문을 열어보니 이 집 주인의 아내가 땅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있었고, 그 옆에는 술주전자가 나동그라져 있는 모습이 눈에 띄게 되었다.


아내의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술을 사 올 돈이 없어 마침 손가락에 끼었던 반지를 주고 술을 사가지고 급히 뛰어오다가 그만 돌부리에 걸려 나동그라지며 술을 엎지르게 된 것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친구는 여간 미안하고 난처한 것이 아니었다. 그렇지 않아도 가난한 살림이었다. 그런데 더구나 거지꼴을 하고 찾아온 친구를 위해 반지까지 팔아가며 술을 사 오게 했던 친구의 변치 않은 우정에 크게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허어, 내가 이 꼴을 해서 찾아온 게 여간 미안하고 염치가 없군. 그러나 이제부터는 내가 힘이 있는 데까지 도와줄 테니 조금도 걱정하지 말게나.”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친구는 놀랍게도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거지꼴을 하고 친구를 찾아왔던 것이다.


그 후, 가난한 친구는 거지꼴을 하고 왔던 친구에게 많은 도움을 받은 덕분에 전보다 잘 살게 되었다. 이처럼 참다운 친구란 어려움을 당했을 때에 피하지 않고 찾아와서 도와주고 보살펴 주는 친구라 하겠다.


지금 여러분은 어떤 친구들과 어울리며 지내고 계신지요?


그리고 그 친구들 모두가 내가 어려움을 당했을 때 찾아올 수 있는 친구들인가? 또한, 그와 반대로 그 친구들이 어려움을 당했을 때 나도 급히 달려가서 도와줄 수 있을 정도로 믿음이 두터운 친구들인지?


백 명의 친구보다는 단 한 명의 진정한 친구를 가진 사람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 하였다. ( * )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