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그 아버지에 그 아들]
♣ 사람들은 일이 잘못될 때 해와 달과 별에게 그 책임을 지운다. 모든 악한과 배신자들 주정꾼과 죄인들에
대한 책임은 필연적으로 하늘이 져야 할 것 같이 생각하면서…
< W. 셰익스피어 >
♣ 인간에게서 세 가지 악조건을 제거한다면 누구나 아름다울 수 있다. 그 세 가지란 핑계, 모략, 폭력인
것이다.
< 편저 >
♣ 인경 꼭지가 말랑말랑하거든 인경 꼭지나 만져보아라.
< 한국 속담 >
♣ 나는 인간을 믿지 않는다. 인간은 핑계다. 핑계가 인간 의식의 생리다.
< 장용학/비인탄생 >
♣ 잘 되면 자기 덕, 못 되면 조상 탓.
< 한국 속담 >
♣ 눈 어둡다 하더니 다홍 고추만 잘 딴다.
< 한국 속담 >
어렸을 때부터 동작이 매우 둔하고 느린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가 자라서 학교에 가게 되자 학교에서는 자주 운동회를 하거나 달리기를 하는 시간들이 많았다.
그런데 워낙 동작이 느린 아이여서 그때마다 꼴찌를 혼자 도맡곤 하였다.
아이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런 아들이 영 못마땅하고 속이 상했다. 달리기를 잘하는 자식을 둔 부모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왜 그렇게 동작이 느리냐고, 그리고 누굴 닮아 그 모양이냐고 자주 핀잔을 주기가 일쑤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이 활짝 밝아진 표정으로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자랑을 늘어놓게 되었다.
“아빠, 나 말이지. 오늘 학교에서 달리기를 했거든.”
“그래서?”
“그런데 오늘 내가 몇 등을 했는지 알기나 해?”
“몇 등을 하다니? 으이그, 그야 물론 보나 마나 이번에도 꼴등을 했겠지.”
그러자 아들이 서운하다는 듯 펄쩍 뛰며 소리쳤다.
“아빤 내가 늘 꼴찌만 하는 줄 알았어?”
“그럼 몇 등을 했는데?”
“이번에는 당당히 2등을 했단 말이야, 2등!”
“아니 뭐라고? 그게 정말이니? 네가 정말 2등을 했다고?”
“그렇다니까. 아빤 그래도 못 믿겠어?”
아버지는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하고 어리둥절해진 눈으로 서쪽에서 해가 뜰 일이라 생각하며 다시 묻게 되었다.
“그래? 우리 아들이 오늘 몇 명이 같이 뛰었는데 2등을 했지?”
그러자 한동안 우물쭈물하며 망설이던 아들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으음, 오늘 달리기는 다섯 명씩 짝을 지어서 뛰게 했거든.”
“아하, 그랬구나! 그랬는데?”
“그랬는데 다섯 명씩 짝을 지어주다가 마지막으로 두 명이 남았단 말이야.”
“그래서?”
“그래서 난 두 명이 뛰게 되었단 말이야.”
“으이구, 그러면 그렇지. 네가 무슨 수로 2등을 할 수가 있니?”
지금까지 좋아하던 아버지의 표정이 금세 실망의 빛으로 일그러지고 말았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아버지가 자랑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 녀석아, 이래 봬도 아빠는 학교 다닐 때 항상 1등이 아니면 2등을 했다 이 말이야.”
“우와아! 그래? 아빤 학교 다닐 때 몇 명이 뛰었는데?”
“그때도 다섯 명이나 여섯 명씩 조를 짜아서 뛰곤 했지.”
“우와아, 그런데 늘 1등이나 2등을 했단 말이지? 우리 아빠 정말 달리기를 잘했구나!”
“그렇다니까. 그런데 너 아빠가 어떻게 1등이나 2등을 했는지 알기나 하니?”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아마 연습을 많이 했나 보지?”
그러자 아버지가 싱글싱글 웃고 있다가 마지못해 다시 대답했다.
“히히히, 그게 말이다. 아빠가 어떻게 1등이나 2둥을 하게 되었는가 하면 말이지.”
“응.”
“앞에서부터 1,2등이 아니라 항상 뒤에서부터 1,2등을 했다, 이거거든. 흐흐흐…….”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