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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협 Feb 14. 2023

 ⭐당신의 봄은 어떻게 오나요?

개미와 베짱이 농장 이야기 #1 ('23.02.12)

저희에게 봄은 농장을 정리하는데서 시작합니다.. 2017년 우리 부부는 투자 겸 취미생활을 위해 매실나무가 심어진 400평의 농장을 구입해서 가꾸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주말농장을 했으니 텃밭농사를 지은 지도 벌써 15년은 훌쩍 넘긴 베테랑 텃밭농사꾼이어야 하나 항상 농사는 쉽지 않고 지금은 더욱더 농장이 크다 보니 매실나무와 농막 주변 정리, 닭들을 보살피느라 주말동안 많지 않은 시간을 알차게 보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더구나 지난 겨울은 주말이면 거의 산에 다니느라 잠시 닭들에게 사료와 물만 주고 거의 정리를 안 했는데 드디어 날이 풀리고 이제는 농장을 정리해야 할 시기가 왔습니다.


   ⭐ 드디어 봄

농장에서는 봄이 오면 뭐부터 할까요? 보통 텃밭을 할 때는 씨앗이나 모종을 심는 시기부터 봄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고정적인 농장을 가지니 그 전에 할 일들이 더욱더 많습니다. 봄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겨우내 쌓여있던 많은 일들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지난 주말 봄정리가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농막 주변을 정리합니다. 겨우내 많이도 떨어진 낙엽을 모아서 밭으로 옮겨 퇴비로서 역할을 하도록 하는 작업을 하고 아내는 매실나무 전지작업을 합니다. 보통의 부부와는 다른 구조입니다. 

⭐우리 농장의 이름은 "개미와 베짱이농장"

농장을 하는 보통 여느 가정은 남편이 주로 농사일을 하고 아내가 주변 정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입니다. 우리는 아내가 개미이고 제가 베짱이입니다. 올해는 그래도 등산을 하며 체력이 많이 좋아져서 달라질지 모르지만 작년에는 여름이면 보통 밖에서 1시간 정도 땀이 흐르고 나면 어지러운 저와 다르게 하루종일 풀을 뽑고도 끄떡없는 아내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농장의 의미를 각자의 방식으로 정의했습니다. 아내는 '땀 흘려 일하는 공간'으로서의 농장, 저는 미안하지만 '휴식과 힐링의 공간', '불멍과 독서의 공간'으로 말입니다. 

부부가 각자 좋아하는 것이 다른데 애써 맞추려 노력하기보다는 각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농장을 의미 있는 공간으로 만들자는데 합의한 결과입니다. 물론 매번 일을 하는 아내에게 미안하지만 아내는 그런 나에게 "이게 나의 취미야 자기도 자기 취미생활해." 하며 해맑게 웃어줍니다.


⭐낙엽을 치우니 새싹이 나고 있다.

우리 농장은 보통의 다른 곳보다 해가 적게 들어서인지 아니면 조금 더 추워서인지 꽃은 1~2주 정도 늦게 피는 듯합니다. 그런데 그중 가장 빨리 피는 꽃이 바로 복수초입니다. 작년에는 눈 속에서 복수초가 피어서 하얀 배경에 노란 꽃을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화단에 쌓여있던 낙엽들을 치우니 이렇게 싹을 틔우는 중이었습니다. 벌써 봄이 오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올해의 복수초 새싹과 작년 꽃피운 복수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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