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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eHyun Kim Aug 22. 2024

초짜 개발자가 서비스 만든썰 푼다 -07-

Session 1 을 마무리 하며

지금도 진행중인 프로젝트는 B2B 시장을 대상으로, 사용자는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상정하고 개발중에 있습니다. 공장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들은 상당히 보수적인 업무 프로세스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웹 기반의 대시보드가 다 있어도 데이터를 엑셀로 빼낼수 있는 기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엑셀로 데이터를 내려주는 기능을 만들었습니다만, 한가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파일을 AWS S3의 presigned url로 다운로드 받을때, 저장되는 파일명을 사용자가 일일히 입력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원래는 파일이름을 F/E에서 지정해주려 했는데 그게 안되었던거죠. 참고로 레포트 파일은 생성중복을 막는다고 UUID를 파일명으로 사용했습니다.

이거를 해결하기 위해 F/E 개발자와 함께 여기저기 찾아봤지만, 결론적으로 깔끔한 해결책은 없고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 하는 stack overflow의 숲을 헤메기만 할 뿐이었죠.

그때 F/E 개발자가 말했습니다.

그냥 파일 이름을 한글로 저장하면 되잖아요?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 말을 듣는순간 저는 별로 고민도 하지 않고 "그렇게 하면 파일이름이 겹칠수 있어서 안되요"라는 답을 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도 나가서 잠시 바람을 쐬는 동안 파일이름의 postfix로 연월일시를 붙이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파일이름을 변경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죠.


그때였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의 삽질을 한번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은건.


저는 코딩이라는 작업에는 중력장이 있다고 봅니다. 이 일을 하다보면 코드를 작성하는 것에 사로잡혀 개발자의 일은 코딩이 아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기 쉽죠. 간단히 두세줄이면 해결할수 있는 문제를 200,300줄 또는 그 이상으로 해결하려 하는 짓을 종종하게 됩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경각심을 주려는 목적으로 이 시리즈를 시작해보게 되었습니다. 개발이 익숙하지 않을때엔 코딩 차력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해도 안됩니다. 개발 숙련도가 낮으니 어떻게 차력쑈를 벌이겠습니까.

하지만 코딩이 점점 익숙해지면 점점 차력쑈를 하려 합니다. 그리고 그 힘자랑을 하다보면 읽기 쉬운 코드, 유지보수가 쉬운코드, 이런것들이 점점 사라져가는 경우도 점점 봅니다. 심지어는 그런것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도 잊기 쉽죠.


읽어주신 분들에게는 감사하고 또 민망한 추태를 보였습니다만, 그래도 지난 시간에 대해 시리즈로 글을 써가며 성장궤적을 되짚어 볼수 있는 시리즈를 쓴거 같습니다. 시즌 1은 이정도로 마무리 하고, 또 한심한 이야기 쌓이면 Session2도 작성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글을 쓸 결심을 하게 해준 동료 유예솔님께 감사를 전합니다 :) 멋진 친구예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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