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P vs. RSU? 내돈내산 주식부터 선물로 받는 주식까지
오랜만에 다시 브런치에 돌아왔다.
약 1년만인듯하다.
애초 본 시리즈를 기획했던 의도대로 글로벌 IT기업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 배운 점, 혜택, 기업 문화 등을 하나씩 이어가보려고 한다.
오늘 주제는 '주식'이다.
요즘 주변을 보면 투자나 재테크 관점에서 주식 투자를 안하는 사람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필자 역시 몇년 전부터 주식 투자에도 관심을 갖고 소액이지만 경험을 쌓고 있다. 토스증권 등을 통해 국내 주식 뿐만 아니라 해외주식도 쉽게 접근할 수 있기에 그 어느 때보다 주식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고 할 수 있겠다.
이번 글은 일반 주식 시장에서 내돈 내산 주식 투자가 아니라 회사에서 제공되는 베네핏이자 리워드 중의 하나로 글로벌 기업에서 흔히 제공되는 ESPP 및 RSU 제도에 대해 설명하려고 한다.
스톡옵션에 대해서는 이미 국내에서도 스타트업씬에서 활발히 통용되는 개념이기에 본 글에서 다루진 않겠다.
사실 필자도 현 직장에 입사하기 전에는 두 제도에 대해 전혀 들어보지 못했었다.
먼저 이 용어를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개념을 설명하자면,
ESPP(Employee Stock Purchase Plan)는 말그대로 직원들이 주식을 구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외국계 기업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제도인데 기업이 직원들에게 일정 비율의 할인을 제공하여 통상적으로 10-15% 내외의 할인된 가격으로 자사주를 구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물론, 구입할 수 있는 한도가 정해져 있는데 역시 통상적으로 연봉 기준 약 10% 내외로 주식을 구매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주식 구매 비율을 10%로 설정해 두었다면 내 급여에서 매월 10%가 공제되어 주식을 구매하는 것인데 이는 매달 주식을 구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보통 6개월이라는 특정 기간을 두고 매월 급여에서 본인이 설정해 둔 비율만큼 공제되어 6개월 이후 모인 전체 공제 금액으로 한번에 주식을 구매해 내 증권계좌로 입고되는 방식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직원이 주식을 구매하는 가격은 보통 해당 기간 중 가장 낮은 가격이나 혹은 해당 기간의 시작가나 종가 중에 낮은 가격을 기준으로 직원을 위해 할인된 가격(10-15%)으로 책정된다는 점이다. 이미 ESPP를 받는 순간 최소한 10-15%의 수익이 발생되는 것이다. 물론, ESPP를 통해 구매한 주식의 가격 보다 이후 주가가 떨어졌을 경우 손해를 볼수도 있지만, (그럴 일이 없길 바라며) 통상적으로는 이미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한 것이기에 상당히 괜찮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된다. 이 때문에 외국계 기업에서 ESPP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하는데 충분히 납득이 되는 대목이다. 다만, 본인의 현금 흐름에 따라 매월 투입되는 비율에 대해서는 신중히 판단해 결정하면 될 일이다.
필자는 입사 직후에 몇 달뒤부터 바로 ESPP를 등록하고 바로 시작하여 현재까지 3번에 걸쳐 자사주를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다. 일종의 연금이나 장기적금 같은 개념으로 시작했는데 지나고보니 적지 않은 주식이 내 증권계좌에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분기마다 들어오는 배당금까지 있으니 이만한 혜택이 또 있을까 싶다.
다만, ESPP의 경우 소득세와 양도소득세를 각각 납부해야 한다. 이점은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계 기업에서 제공되는 이러한 자사주 할인 구매 프로그램은 더 없이 좋은 베네핏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다음은, RSU에 대해 살펴보자.
RSU(Restricted Stock Unit)은 양도제한 주식으로 스톱옵션의 대안으로 활용되는 장기보상 프로그램이다. 앞서 설명한 ESPP와 달리 RSU는 직원이 자사주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주식을 부여한 다음 일정기간 (베스팅) 이후 매매할 수 있게한 것이 특징이다. 스톡옵션이 주식을 매입할 권리를 주는 것과 달리 RSU는 회사가 주식을 무상으로 부여한다. 짐작할 수 있듯이 이는 직원들의 Redtention Rate을 높이고 장기근속을 장려하고 성과에 대해 동기부여할 수 있는 제도라고 생각된다.
그럼 RSU는 어떤 상황에 부여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외국계는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여러가지 옵션 중 연봉(기본급) 인상, 보너스/인센티브 외에도 RSU 같은 주식 관련 리워드가 있는데 이는 직원이 특별한 성과(목표)를 달성했거나 인재 유출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부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유능한 인재가 회사에 오래 머무르며 성과를 꾸준히 달성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당근책이라고 볼 수 있다. 베스팅(Vesting) 기간이라고 해서 일반적으로 3-4년 정도인데 이 기간 동안 근무를 해야지만 회사가 지급하기로 약속한 모든 주식을 부여 받을 수 있게 된다. 만약 중도퇴사하게 되면 잔여 주식은 받을 수 없게 되는 개념이다.
직원 입장에서는 승진에 따라 연봉 인상이나 보너스/인센티브 외에 별도의 리워드를 받게 되니 당연히 애사심이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약속된 주식을 모두 수령하기 위해서라도 (물론 받을 주식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기간 동안에는 쉽사리 이직을 하기 어렵게 만든 방식 같다. 자연스레 재직기간은 그만큼 늘어나는 구조랄까?
한국 기업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보상 제도이다.
필자 주변을 보면, 외국계 기업에서는 오래 근무하게 되면 연봉 인상 보다는 결국 ESPP나 RSU와 같은 주식 보상 제도를 통해 이를 통한 자산이 연봉을 초과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이제 만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필자로서 오래 근무해서 가능하면 많은 주식을 구매 혹은 받을 수 있길 자연스레 바라게 된다.
다만, RSU 역시 ESPP와 마찬가지로 소득세와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하며 주식 취득시 즉 내 증권계좌에 주식이 입고될 때를 기준으로 소득세를 계산하게 되는 점이 ESPP와 차이라고 볼 수 있다. 통상적으로 베스팅(Vesting)은 RSU가 부여될 때 회사가 설정한 기간 동안 여러번에 걸쳐 나눠서 주식이 부여되는데 만약 베스팅 기간이 4년이라면 보통 베스팅 첫 해(RSU가 확정된 날짜 기준으로 1년 뒤)에 전체 주식의 25%, 그리고 나머지 3년 동안 분기마다 잔여 주식인 75%에 해당하는 주식을 1/n로 나눠 부여받게 된다. 그래서 베스팅 기간 즉 근무기간을 다 채웠을 경우, 회사가 부여하기로 약속한 주식을 모두 수령할 수 있는 방식이다. 회사 입장에서도 한번에 전체 리워드를 제공하지 않으니 부담이 적을 것이기에 상당히 지혜로운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기사를 보면, 최근 국내 대기업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씬에서도 RSU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외국계에서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보상제도가 확산되어 직원과 회사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곳이 더 많아지길 바래어 본다.
회사의 가치는 곧 나의 가치와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