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직, 외국계 A to Z
너무 오랜만에 다시 브런치 앱을 열었다.
그간 연재를 한다고 약속하고서 멈췄던 브런치북 '어쩌다 이직, 외국계 A to Z' 시리즈를 마무리 지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 사이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브런치 글쓰기의 오랜 공백 사이에도 한 가지 놓치 않았던게 있다면 바로 '영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벌써 외국계에서 일한지 만 5년이 되었는데 업무는 익숙해 졌지만 늘 아쉬웠던 부분이 영어였다. 사실 영어를 좋아하는데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이 회사에 오게 된 목적도 꽤 컸다.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전 세계에 흩어진 동료들과 함께 영어로 대화하고 일하면서 비즈니스 영어에 대한 감각과 실전 경험을 매일 쌓을 수 있었다.
2021년 초, 코로나 팬데믹 당시 화상회의 서비스인 웹엑스에서 생애 첫 영어 면접을 보던 순간은 5년이 지났음에도 잊기 힘든 순간이다.
예상 질문도 준비하고 모의 면접까지 지인 찬스를 써서 준비했으나 막상 실제 면접 때 내가 어떻게 영어로 말했는지는 사실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당시 초보적인 영어 수준의 나를 뽑아준 당시 매니저에게 특별히 감사를 (__)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나의 영어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매일 메신저와 이메일, 그리고 웹엑스에서 진행되는 무수히 많은 영어 회의 속에서 나의 생각을 말하고, 소통하는 것이 매우 익숙해졌다.
팀 동료 중 1명과 한달에 한번씩 20번 넘게 영어로 1시간 동안 1:1 커피챗을 진행하고 있고, 매니저와의 정기적인 1:1, 그리고 본사 및 아태 지역 동료들과 위클리 단위로 진행되는 회의에서 열심히 질문도 하고 이전보다 한결 편안하게 영어로 소통하고 있다.
일상에서는 자막 없이 영화나 드라마도 보고, 팟캐스트나 영어 라디오를 듣고, 영어 원서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영어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물론 아직 100% 내 모든 생각을 정확히 영어로 전달한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이전보다 먼저 머릿 속에서 문장을 만들고 내뱉기 보다는 말하면서 생각하고, 계속 레고 블럭을 조립하듯이 살을 붙여 나가는 방식으로 영어로 생각하고 영어로 말하는 '영어식 사고'를 떠올리며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5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영어를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측면에서 볼 때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 특히 영어를 대하는 태도가 바뀐 것 같다.
입사 전에는 내가 이 곳에서 영어를 반드시 '극복' 하리라는 마음이 컸다면, 지금은 영어가 일상이 된 삶을 살고 있다.
하루 이틀 숙제로 생각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 같다.
매일 영어를 쓰는 사람은 결국 영어를 잘하게 된다.
단발성으로 영어 단어를 외우거나 시험 준비를 해서 성적을 받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매일 꾸준히 영어로 기사를 읽고, 메일을 쓰고, 외국 동료들과 화상 회의를 하면서 대화하고, 회사 여러 교육을 영어로 들으면서 정말 '입체적인' 영어 환경에 둘러쌓여 일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이다.
일터가 곧 영어의 세계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 환경은 영어를 잘하고 싶은 필자 같은 사람에겐 '축복'의 환경이었다.
이 시간을 부딪히고 견디고 보내온 이후 지금의 내가 이전보다 영어를 더 좋아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영어 면접을 이곳에서 처음 봤던 필자이기에 외국계에서 일해보고 싶은 사람은 '영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보다는 과감히 '도전'해보길 적극 권장해 본다.
두드려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 보기 전에는 결코 알 수 없다.
앞으로의 5년은 또 어떤 영어의 도전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걱정 보다 기대를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