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미디어 스타트업이란 무엇인가 (2)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은 뉴스 미디어 분야의 스타트업이다. 따라서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우선 스타트업을 정의해야 한다.
스타트업이란 고유 가치 제안을 담은 비즈니스 모델 가설을 기술 기반 혁신을 통해 검증하는 임시 조직으로서의 혁신창업가를 뜻한다. 특히 나는 스타트업의 다양한 특징들을 하나의 합리성으로 구성하고자 했다. 서로 직접 만나 합의한 적이 없는 수많은 스타트업과 관계자들이 강압이 아닌 자유의지에 따라 매우 독특하면서도 일관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우연은 아니다. 스타트업과 관련 플레이어들은 이러한 합리성에 따라 서로를 요청하며, 자신들의 생태계에 방향성을 부여한다. 이러한 합리성의 핵심 키워드로는 혁신창업, 한계비용 제로 사회, 린 스타트업, 기하급수 성장, 파괴적 혁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합리성을 사회철학자 미셸 푸코의 개념을 빌려 정보통치성(informational governmentality)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는 스타트업의 합리성을 일시적이고 자의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18세기 말 프랑스의 중농주의에서 20세기 독일의 질서자유주의와 미국의 기업통치성, 금융통치성의 뒤를 잇는 최신판 시장 자유주의 통치성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스타트업이 시대정신으로서 정보통치성을 공유하고 있다면, 스타트업을 통한 뉴스 미디어 혁신은 필연적인 것이 된다.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은 뉴스 스타트업과 미디어 스타트업을 통칭하는 용어로 각 분야에서 스타트업으로서의 자기 인식을 갖고 스타트업 생태계의 일원이 되고자 스타트업의 합리성에 따르는 수행을 하는 조직이다.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의 핵심 수행은 크게 네 가지다. 창업, 개발, 성장, 혁신이다. 크게 보면 여느 스타트업과 다르지 않다.
스타트업 창업이란 곧 기술 기반 혁신 창업과 하드 씽을 뜻한다. 개발은 고객 개발, 기술 개발 외에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 고유의 콘텐트 개발이 포함된다. 성장은 시장에서의 기하급수 성장과 사회에서의 지속가능 성장이다. 혁신은 시장에서의 가치 혁신과 사회의 사회에서의 저널리즘 혁신 및 사회 혁신으로 유형화할 수 있다.
연초 미국 산호세에서 열린 페이스북 개발자 콘퍼런스 F8에 참석하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특징은 혁신이었다. 이 혁신은 첨단 기술 혁신처럼 보이지만 실은 기술 기반 혁신이며 고객 개발을 통해 달성하는 가치 혁신이었다. 이 혁신은 시장 혁신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으며 시장 혁신을 통해 사회 혁신을 달성하는 것이었다.
다음에는 성장이었다. 만나본 스타트업들과 이 분야의 투자자들은 정말 1년 남짓한 시간 안에 투자금 전액을 소진해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실리콘밸리의 애드테크 스타트업 몰로코(Moloco)의 안익진 대표의 말을 빌면, 정말로 “몰로코의 시간은 구글의 4배로 빨리 간다.”
보다 많은 스타트업을 만났을 때, 이들의 수행을 보다 강력하게 지배하는 것은 바로 온갖 난관, 하드 씽(hard thing)의 극복이었다. 이들은 투자 이전에, 또는 투자 후 더 큰 시장으로 가는 과정에서 죽음의 계곡을 건너게 된다. 고객 불만 처리에서 경쟁 스타트업의 카피캣, 대출이나 다름없는 투자 유치,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 평판 관리, 직원의 이탈, 불안한 시장 상황, 임직원의 윤리 문제, 임박해오는 현금 고갈, 성장의 한계, 정부 규제까지 변화무쌍한 난관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주당 100시간을 일한다. 이들은 고객과 직원, 투자자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 속에 기업공개나 인수합병 전까지 10년 남짓 하드 씽을 해쳐나가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뉴스 미디어 분야의 스타트업에게 중요했던 것은 콘텐트 개발이다. 이는 특히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과 이 분야의 전문 엑셀러레이터, 그리고 기존 미디어의 창작자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이었다. 뉴스 미디어는 콘텐트 개발을 통해 난관을 극복하고 성장을 달성하여 혁신을 만들어낸다. 물론 단순히 좋은 콘텐트를 만들면 되는 것은 아니다. 콘텐트 개발은 고객 개발과 접목되어야 하고 기술 기반 혁신을 통해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 콘텐트 개발을 기술 기반 비즈니스 모델 혁신 속에서 이뤄낼 때 뉴스 미디어 생태계는 혁신될 수 있다. 그러나 좋은 콘텐트를 만들지 못하면, 다른 모든 조건은 무의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