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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emin Park Dec 09. 2017

주당 100시간을 일하는 하드 씽은 선택이 아니다

스타트업은 무엇으로 사는가 (8)

창업과 개발은 준비 단계일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없다. 창업과 개발은 자영업자도 할 수 있다. 스타트업에게 가장 중요한 활동은 성장을 통한 혁신이다. 혁신은 성장에 뒤따르는 요인이다. 즉 성장이야말로 스타트업의 핵심 과업이다. 성장, 그것도 기하급수 성장을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다. 다른 한편 스타트업 투자의 속성상, 스타트업은 기하급수 성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스타트업은 성장을 위해 투자받아야 하고 투자받기 위해 성장해야 한다.


투자자는 스타트업이 아직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빠르게 충분히 커질 수 있는 시장에 성숙한 경쟁자 없이 접근해서 업계 1, 2위를 차지해 시장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역량은 무엇보다 보통 12-18개월 단위로 이루어지는 각 투자 라운드별로 평가된다. 즉 이전 라운드에서 달성하기로 한 마일스톤을 정해놓은 기간 동안 얼마나 제대로 달성했는지에 따라 평가된다 [1]. 따라서 각 라운드의 투자금과 벌어들인 모든 돈을 완전히 소진하는 한이 있더라도, 연 40-50%에 달하는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전력을 다 해야 한다. 반면 투자금을 정말 소진했더라도 마일스톤을 달성했다면 다음 라운드 투자가 이어진다. 한편으로는 기하급수 성장을 달성할 필요도 없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마일스톤을 달성했더라도 투자금을 소진하면 사업을 접어야 할 수 있는 일반 기업과는 완전히 다른 셈이다.


VC가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후속투자 여부다. 이 후속투자는 이다음 단계에서 성장 가능성을 보고 이루어진다. 성장에 실패하면 후속투자를 받을 수 없고 이는 곧 폐업을 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스타트업은 사업을 투자를 받는 순간 유지하기만 하면 안 된다. 투자를 받는 순간부터 5-7년 뒤의 엑시트(exit) 전까지 주어진 선택지는 사실상 성장 아니면 폐업이다. 주당 70-100시간 본업에만 집중하면서 기하급수 성장의 기쁨과 폐업의 공포를 오고 가는 하드 씽이 창업자 앞에 기다리고 있다 [2] [3]. 투자금도 12-18개월 만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만, 성장도 기하급수적으로 늘려야 하고, 고객과 업무, 인력도 그만큼 급증하는 것을 감당해야 한다. 즉 비용도 빠르게 늘어나고, 적자도 더욱 커지면서 투자금도 순식간에 사라지지만, 실은 애초부터 그런 비용이 발생할 정도로 규모 있는 성장 계획이 아니라면 투자가 이어지지 않는다.

주당 100시간 일한다고 밝힌 일론 머스크 (출처: 위키피디아)


스타트업의 혁신은 성장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스타트업의 혁신은 기술 기반 혁신, BM 혁신, 시장의 파괴적 혁신, 사회 혁신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은 BM 혁신에 기술기반 혁신과 린 사고를 동원한 것이다[4]. BM을 혁신하고 신규시장을 창출하면 스타트업은 자신만의 독점 시장을 갖게 된다. 여기에 기술 기반 혁신을 바탕으로 성장에 속도를 더하면서 기하급수 성장을 하게 된다. 기하급수 성장은 인접 기존 시장을 대체하면서 파괴적 혁신으로 이어진다. 시장의 파괴적 혁신은 사회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된다.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 스타트업은 사회적 영향력을 갖게 되고 지속가능 성장을 고려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스타트업은 시장 혁신을 넘어 사회 혁신을 달성하게 된다.

 

정리하면 스타트업은 스타트업으로서의 인식을 갖고 스타트업 생태계의 일원이 되기 위한 수행을 한다. 동시에 스타트업이 그러한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 생태계 자체가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은 투자 시점에서 12-18개월 내에 달성할 성장의 마일스톤을 정확한 핵심 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s, KPI)로정하면 그 기간 내에 모든 것을 걸고, 즉 투자금을 전액 소진해서라도 마일스톤을 달성해야 한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스타트업이 자본금을 완전 소진한 상태에서도 높은 수준의 KPI를 달성하면 후속 투자가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다. 최종적으로 여러 단계를 거친 검증을 통과한 스타트업은 BM 혁신을 달성하고, 기술기반 혁신을 통해 한계 비용을 절감하여, 기하급수적 성장을 달성하고, 시장의 파괴적 혁신을 이루며, 최종적으로 전 사회적인 영향력(impact)을 발휘하여 사회 혁신을 달성하게 된다.


[1] Berkery, D.(2007). Raising Venture Capital for the Serious Entrepreneur. 이정석(역)(2013).<스타트업 펀딩>. 서울: e비즈북스. 138-152쪽.

[2] 권도균(2015). <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수업>. 고양: 로고폴리스.

[3] Horowitz, B.(2014). The hard thing about hard things: building a business when there areno easy answers. 안진환(역)(2014). <하드싱>.서울: 36.5.

[4] Holiday, R.(2014). Growth Hacker Marketing. 고영혁(역)(2015). <그로스 해킹>. 서울: 길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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