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란 취미
사진이란 취미를 어떻게 가지게 되었는지 되짚어 보았다.
주말이 되면 잠에서 깨고 싶지 않은 우울감을 갖고 있었다.
쌓여간 집안일을 애써 무시하고 싶은 그런 시간이 있었다.
그저 잠시 인사만 하고 가려했던 우울은 내 옆에 앉아 이런 저런 푸념을 털어 놓는다.
늦은 밤까지 스마트 폰을 만지작 거리며 늦게까지 깨어있다가 다음날 점심 때가 되어 부스스 일어났다.
한심하게도..
그걸 지켜보던 아내는 얼마나 참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일요일 아침에 코를 골며 자고 있던 나게에 확 소릴 지른다.
한심하다고 게으르다고..
이 집안의 경제는 내가 다 책임지고 있는데도 말이다.
놀라 막 잠에서 깬 나는 큰 소리에 아무런 대꾸하지 못하고 의미없는 "미안해" 한마디 한다.
그리고 자꾸 운동을 하자한다.
그래서 혼자 집 앞 하천 길을 스마트 폰을 보며 걷다가 들어온다.
등산을 가자고 한다.
"너무 싫어"
이렇게 대답을 했다가 여태 맘에 담아둔 잔소리를 마구 쏟아 낸다.
한참을 듣다가
"알았어.. 등산 갈께"
회사를 다니며 하기 싫었고 힘들었던 것도 버텨냈다.
하지만 주말에 등산 가자는 말이 너무 싫었다.
무거워진 몸뚱이를 이끌고 가기 싫은 마음을 떨쳐내지도 못한 상태로 아무런 말없이 따라 나섰다.
숨이 차고 주변은 온통 나무들 뿐이었다.
그렇게 힘들게 정상에 오르면 "야호~"하고 싶은 상쾌한 마음이 들었을 줄 알았나보다.
옛날 회사 높으신 분들이 등산에 데려가면서 힘들게 올라가면 정말 좋은 기운을 받을꺼야 하는 의미없는 이야기.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산을 올라야 한다.
그저 턱 끝까지 차오른 숨을 고르며 몸이 산을 오른다.
나의 마음은 이 상황이 끝나기를 바랬다.
등산이 끝나면 맛있는 걸 먹었다.
그리곤 집에 와서 한 숨 잔다.
산에 오를 만큼 에너지가 없으니,
또 잔다.
왜 가야 하는지 모를 산을 1년에 몇 번이나 가야하는지..
삶이 너무 억울하다.
어느 날 스마트 폰을 교체했다.
평소에 관심도 없던 카메라인데 몇 만 화소가 특징이니 뭐니 이런 이야기를 한다.
때마침 유튜브에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어떻게 찍는지 알려준다.
어떻게 내가 사진을 찍고 싶었는지 알았을까?
산에 가는 의미와 목적이 없다면 하나 만들자.
사진 연습을 하러 가자.
스마트 폰으로 사진 찍는 방법을 배워보자.
스마트 폰의 제한된 카메라 환경은 처음 배워보는 나로썬 가장 최적의 범위였다.
프로 모드로 ISO/셔터 스피드를 조정해서 예쁘게 보이게 찍어보자.
매력적이다. 사진을 알고 찍는다는 것은..
생각대로 찍히진 않았지만 목적을 찾았으니 등산에 가는 것은 두렵지 않았다.
그제서야 보이는 풍경들이 있었다.
사진 찍을 곳을 찾다보니 돌 계단만 보고 올라갔던 등산길에 푸른 나무, 낙엽, 계단, 정상에서 구름들이 눈에 들어왔다.
예쁘다.
잘 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