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을 벗은 언덕의 민낯, 겨울 하늘공원

하늘공원

한창 상경해 서울 곳곳을 뽈뽈거리며 다니던 시절,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던 하늘 공원을 어느 가을에 방문했다.

그날의 갈대숲과 해 질 녘에 노란빛이 갈대 위로 내려앉아 따뜻함을 나누었던 모습이 아직도 선선하다.

드넓은 언덕에 해가 지며 만든 공간은 마치 판타지 소설에 나올 법한 배경에 내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먼 거리임에도 꼭 한번 방문해 봐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랬던 그곳을 사람 발길이 아주 드문 칼바람 부는 겨울에 방문을 했다.

한창 사진에 재미를 붙이고 있었던 나는 그때 그 순간을 다시 느껴보고자 성급하게 방문했던 것 같다.

그래도 너무 좋았던 곳.


숨을 헐떡이며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 동안 땀이 났다.

IMG_4535.jpg 하늘 공원으로

오랜만이라 기대도 많이 했다.

아직 내 마음속 남아 있던 그 햇살과 갈대를 잊지 못했기 때문이다.


겨울이라 그런지 갈대는 잠을 자거나 어디론가 떠나버렸고 날 맞이하는 건 찬바람과 휑한 들판이었다.

찬찬히 둘러보며 무작정 찾아온 나를 탓해보았다.

그래도 맑은 하늘과 예쁜 구름 덕분에 차갑던 바람도 청량감을 주는 듯했다.



사진 포인트 & 나의 시선


IMG_4542.jpg
IMG_4547.jpg
(왼) 1/500s 6.3f 50mm ISO 200 (오) 1/800s 5.0f 30mm ISO 200

"지금 잘하고 있어요", "여기서 행복할 것"이란 문구가 나만을 위한 것처럼 느껴졌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를 나의 모든 시간을 보듬어 주었다.

여기는 갈대가 주말 늦잠을 잔 나의 모습처럼 겨우 일어선 모습이다.

IMG_4548.jpg 1/800s 6.3f 100mm ISO 200

구름과 갈대가 잘 어울리는 사진.

IMG_4551.jpg 1/1250s 6.3f 60mm ISO 200

이마트 기준으로 우측 끝 쪽으로 가면 서울 도심지가 한눈에 보인다.

차가운 한강이 흐르는 건너편의 세상은 복잡하고 바쁘게 흘러가는 듯하다.

IMG_4554.jpg 1/500s 8.0f 92mm ISO 200
IMG_4557.jpg
IMG_4560.jpg
(왼) 1/250s 9.0f 29mm ISO 200 (오) 1/400s 6.3f 150mm ISO 200

심심할 것 같았던 썰렁한 하늘 공원에서 찾은 재미들.


IMG_4565.jpg 1/500s 6.3f 150mm ISO 200

하늘 공원에 약간 더 높은 곳에서 바라본 남산.


IMG_4566.jpg
IMG_4586.jpg
(왼) 1/500s 6.3f 150mm ISO 200 (오) 1/320s 6.3f 100mm ISO 200

갈대를 잘 살릴 수 있도록 배경을 잡아보았다. 하늘공원에 새집을 많이 두었는데, 우리네가 살고 있는 일관적인 집들의 모양이 아닌 다양한 방향으로 놓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IMG_4590.jpg 1/500s 5.6f 62mm ISO 200
IMG_4594.jpg 1/320s 8.0f 39mm ISO 200

구름이 예뻐서 찍은 사진.

어느 정도 언덕에 있는 공간이라 하늘과 가까이 있는 듯 한 느낌이고, 산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이다.


IMG_4574.jpg
IMG_4579.jpg
(왼) 1/250s 6.3f 129mm ISO 200 (오) 1/250s 6.3f 150mm ISO 200


IMG_4609.jpg 1/160s 6.3f 150mm ISO 200

하늘 공원에서 키우는 고양이들.

약간의 경계심은 있지만, 가까이 가도 본체만체한다.

IMG_4595.jpg
IMG_4598.jpg
(왼) 1/320s 8.0f 100mm ISO 200 (오) 1/400s 6.3f 150mm ISO 200

조금 있던 사람들의 풍경.


IMG_4600.jpg 1/800s 6.3f 35mm ISO 200


메타세쿼이아 길

예전 방문과는 다르게 하늘 공원 아래는 메타세쿼이아 길이 조성되어 있다.

길 속으로 들어가서 촬영하는 것보다 멀리서 찍으면 예쁠 것 같다.

IMG_4629.jpg 1/160s 6.3f 141mm ISO 200
IMG_4642.jpg 1/100s 6.3f 150mm ISO 200




출사지 평가

접근성: 가장 가까운 지하철이 월드컵 경기장 역인데 하늘공원 입구까지 도보로 10~15분 정도 걸린다.

촬영 난이도: 갈대, 고양이, 사람들을 촬영하는데 어느 공간이든 비슷해 조금 단조로울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조금 어려웠다.

추천 시간대: 가을 늦은 오후에 갈대가 있는 언덕에서 남산타워 방향으로 지는 해가 걸치면 정말 아름답다.

단점: 가을에 가는 것이 좋다.

종합 평점: ⭐ ⭐ ⭐ ⭐ (4.0)


위치 및 가는 방법

월드컵공원입구. 문화비축기지입구 버스 정류장 기준으로 버스를 타는 것을 추천한다.

맹꽁이 전동차 매표소로 이동하여 도보 및 맹꽁이 버스를 이용

하늘 공원은 이마트 기준으로 남산 쪽을 바라보고 중앙 길을 가로질러 크게 돌면 된다.



카메라 정보

Body: Canon R10

Lens: RS-S 18-105mm F3.5-6.3 IS STM

토요일 연재
이전 08화기와 끝에 매달린 겨울, 흐린 날의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