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건드리는 카피를 쓰는 것

문장 수집 생활 / 이유미

by 홍대발



마케터와 글쓰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나 같은 경우도 SNS 콘텐츠 문구, 홍보 보도자료, 제품 카피 등 매일 글을 쓰게 된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글을 잘 쓰고 싶어 졌다. 특히 내가 담당하는 브랜드의 제품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맛깔난 카피를 잘 쓸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계절의 맛' 글리 작가님께 받았던 책 선물. 마음 부르게 읽어달라니요. 최고다.


그래서 항상 생각했다. 온라인 편집숍 29CM는 어떻게 이런 몽글몽글한 감성,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카피를 쓰는 것인가. 감탄만 할 것이 아니고 책에서 그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 너무 재밌다. 유익하다.


책 한 권 읽는다고 능력이 급 상승되는 것은 아니지만 풀어나가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고 해야 하나. 작가는 일단 책을 많이 읽는다. 특히 소설에서 감명 깊었던 문구를 기록해 놓고, 팔아야 할 제품에 맞게 시기적절하게 적용한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함은 당연하지만 문구와 제품을 연결하는 능력도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엄청난 고민을 반복하고 수 없이 적용하며 생긴 능력이겠지.




P.73 우리가 매일 접하는 물건일수록 공감되는 카피를 쓰기 좋다. 시계를 어필하는 카피라고 해서 타이틀에 'OO 하는 시계'라고 쓰는 식상한 표현은 자제하자. 그 시계로 하여금 얻을 수 있는 가치, 시간이 주는 공감대를 떠올려보자. 똑같은 제품도 얼마든지 다르게 팔 수 있다.


P.87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나는 주로 책을 읽기 때문에 수시로 밑줄을 긋거나 모서리를 접어놓는데, 이를 출근 후에 타이핑한 다음 파일로 정리해놓는다. 이렇게 모아놓은 자료들은 카피라이팅 아이디어를 위한 든든한 데이터베이스다.


P.91 ‘여행'을 '낯선 곳을 밟는 것'이라고 풀어쓴 점이다. 그냥 '여행'이라고 했으면 다른 카피와 별다른 차이를 못 느꼈을 테지만, 이렇게 새롭게 해석해주니 뭔가 신선한 느낌을 주는 카피가 되었다. 이처럼 단어를 있는 그대로 쓰기보다 풀어서 써보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탄다'는 '페달을 힘껏 돌려 앞으로 나간다'처럼 풀어쓰는 연습을 해보자.


책에서 감명받은 문구를 제품에 적용하는 과정


P.103 공감 가는 문장을 쓰기 위해선 나 또한 공감력을 키워야 한다. 즉 누군가의 글에 잘 반응해야 된다는 뜻이다.


P.127 소설 속에서 딸이 엄마에게 사랑이 뭐냐고 물었을 때 나온 대답은 내 눈길을 한참이나 붙들었다. '예쁨의 발견'. 참 새로운 표현이다. 전에 보지 못한 신선한 단어의 조합이다.


P.140 글은 구체성과 일상성을 확보해야 한다, 내 삶을 통과한 언어를 쓴다. 소설뿐만 아니라 카피도 마찬가지 아닐까. 막연하고 추상적인 말, 내가 공감하지 못하는 말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도 가닿기 힘들다. 고민 없이 그저 관성적으로 쓰는 글은 읽는 사람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내가 이해하고 경험한 것을 표현하는 언어야말로 사람들을 집중시킬 수 있다.


P.165 글도 '쓰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1차, 2차로 써본 다음 군더더기를 지우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밑줄을 쳤거나 감명받았던 부분이 많지만 이렇게 추려봤다. <마케터의 일>이라는 책과 더불어 내가 일할 때 참도 할 지침서가 한 권이 더 생긴 느낌이다. 아마 좋은 문장이 떠오르지 않을 때 쓱- 한 번 꺼내지 않을까.


여러 책을 읽고 그 속에서 카피의 모티브를 얻는 작가의 성향 덕분에 이 책에는 다양한 책이 소개된다. 그 책들도 하나씩 모두 읽어보고 싶다. 특히 책들의 좋은 부분만 소개가 되니 함축된 엑기스, 예쁜 문장들의 총집합소와 같은 느낌. 글을, 카피를 잘 쓰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졌다. 사람의 마음을 '콕' 찌르는 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