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물 '월간 유서'를 읽고
요즘 독립 출판물에 푹 빠져있다. 평범한 사람들의 담담한 문체도 너무 좋고, 그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생각 이 모든 게 공감도 되면서 때로는 신기하기도 하고. 요즘 재밌게 읽은 독립 출판물 중 하나인 '월간 유서'. 사실 왜 작가가 유서를 쓰게 되었는지에 대한 배경은 자세히 몰랐는데 책을 통해 그 이유를 알게 되니 고개가 끄덕거려지며 이해가 됐다.
100페이지의 가벼운 책이지만, 내용만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유서라는 단어가 꽤 우울한데 사실 죽기 전 쓰는 유서보다는 자기 자신을 더 나은 삶을 살아가게 하기 위한 에세이, 회고록, 일기라고 표현해도 맞을 것 같다. 하지만 유서라는 타이틀이 있기 때문에 그 깊이가 꽤 깊다. 어떤 부분에서는 읽다가 공감이 됐는지 더 읽었다가는 눈물이 조금 날 것 같아 책을 덮었다.
마지막 에필로그에도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유서를 가장한 일 년 간의 월간 에세이라고. 사실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사람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뉴스를 보면 한순간에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도 많다. 에세이를 가장한 유서. 좋은 것 같다. 내가 곧 죽게 된다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 인생에서 후회하는 것이 무엇일까. 나도 시간을 내어 유서를 한 번 써봐야겠다. 왠지 '유서'라는 타이틀을 걸고 글을 쓰다 보면 내 마음속 깊은 말들이 나올 것 같은 기분.
'내가 만약 시한부라면?'
시간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고 살겠지,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과 대화를 하며 살겠지, 지금 하고 있는 고민들, 누구를 미워하는 감정 등 많은 것들이 정말 쓸데없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
이 책 한 권을 읽으니 뭔가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책. 너무나도 추천하는 책이다.
*기억하고 싶은 문구
・긴 유서를 써야겠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라기보다는 내가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그리고 나도 언제든 예기치 않게 마지막이 올 수 있다는 뼈 깊은 경험으로.
・지나가는 한마디라도 따듯한 말을 나눈 적 있는 모든 사람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 고민이 될 때는 내 얼굴을 보면 돼요. 내가 평소에 어떤 모습으로 사람을 대하고 일을 하는지 보세요.
・ '내가 사랑하는 것들, 하고 싶은 것들을 가열차게 해내는 삶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거야'라고 20대의 내가 적었었는데. 나는 서른 한 살의 유서에도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고 적으려 해
・우리의 삶은 분명히 유한해서 끝을 직시해야만 삶이 의미를 가지게 돼.
・죽음을 생각하며 삶을 사는 것처럼, 사랑도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는 편이야. 끝이 있을 수 있음에 오늘이 소중해지는 법이니까. 사랑을 말하는 데에는 내일로 미루지 않고, 헤어지더라도 상대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도록 사랑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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