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열리는 그의 기록들
에이버리 브런디지(Avery Brundage, 1887-1975), 국제올림픽위원회(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IOC) 제5대 회장입니다. 1952년부터 1972년까지 21년간 직무를 수행했죠. 그는 자신이 활동하면서 접한 모든 회의록, 보고서, 서류, 사진, 편지, 선물, 기념품 등을 꼼꼼히 모아 남겼는데, 그 수집품의 총체를 브런디지 컬렉션(Brundage Collection)이라고 부릅니다.
[사진 1-1] 에이버리 브런디지(1887-1975) (출처: IOC 홈페이지)
브런디지 컬렉션은 주로 미국 아마추어 스포츠와 올림픽에 관련된 내용들이며, 약 440개 이상의 박스 분량입니다. 현재 미국 일리노이대학교(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도서관에서 아카이브로 보관 중이죠. 인터넷을 통해서도 컬렉션의 목록을 살펴볼 수 있지만, 서지와 실물을 보시려면 도서관을 직접 방문해야 합니다.
브런디지 컬렉션은 우리에겐 생소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브런디지라는 인물이 올림픽 외에 다른 경로로 우리에게 알려질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으니까요. 우리나라 체육계에서 활동 좀 했다 하는 분들은 브런디지를 거의 다 압니다. 그런데 브런디지가 IOC 위원장이었다는 것 외에 그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에 대한 연구는 당연히 존재하지 않고요. 사실 브런디지 컬렉션은 제가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하기도 했죠(1-1). 그럼에도 브런디지 컬렉션을 굳이 여기서 소개하는 이유는 앞으로 이 매거진에서 그의 이름이 가장 많이 언급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그가 한국 올림픽과 스포츠에 미친 영향은 지대합니다. 그가 아니었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지금의 우리 올림픽 역사는 지금과 완전히 달라졌을 것입니다. 제가 이 매거진을 쓸 수 있는 이유도 브런디지 컬렉션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사진 1-2] 브런디지 컬렉션 자료 목록 책자 (출처: 이대택 개인 촬영, 이 책자에 나열된 기록물들의 목록 및 일련번호와 미국 일리노이대학교에서 아카이브로 보관 중인 사료의 목록은 다르다. 컬렉션의 목록과 일련번호는 일리노이대학교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특히 주목할 그의 자료는, 1947년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약 20년 동안의 사료입니다. 이 기간 중 그의 컬렉션은 우리나라 주요 스포츠 인사들과 공식, 비공식적으로 나눈 편지를 보여줍니다. 전경무, 이원순, 이상백, 월터정, 이기붕, 장기영과의 편지는 이 컬렉션 외에 그 어떤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분량도 수 백 쪽입니다. 여기에 대한올림픽위원회와 북한의 올림픽위원회와도 나눈 공식적인 편지들이 즐비합니다. 물론 우리가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들입니다. 우리의 기록물 보관에 대한 당시 상황과 한국동란 동안 많은 사료들이 사라지기도 했으니까요.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연구센터에도 우리와 교신한 많은 문건과 편지가 있지만 브런디지 컬렉션은 개인적 편지들이 있다는 점에서 다른 가치를 가집니다.
브런디지 컬렉션은 우리나라 올림픽과 스포츠 외교사,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 스포츠 현대사의 가장 중앙점에 있을 것입니다. 그의 컬렉션은 우리가 소위 말하는 뒷이야기들을 온전하고 완전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그는 굉장한 동양미술 수집광이었습니다. 그가 평생 모은 동양 예술품들은 현재 샌프란시스코의 한 박물관에 있습니다. 흔히 브런디지 컬렉션 하면 이 예술품 컬렉션을 이야기하니 이 컬렉션과의 구분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인용자료
(1-1) 이대택. 체육과학연구, 2018.
사진출처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도서관 아카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