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학책을 출간하면서
음식과 건강 ep 16. 이제 우리 음식을 말하는 교재를 만들 때
이번 달에 신간 ‘쉽게 배우는 건강·스포츠영양학’을 출간했습니다. 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서요. 저를 포함해 모두 3분이 이번 저술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처음 이 책을 쓰자고 한 게 2022년 겨울 초입이었으니, 이 책이 나오는 데 거의 꼬박 3년이 걸렸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안 했을지도 모르죠.
그간 영양학책을, 정확하게는 대학교 수준 영양학 교재를 번역만 해왔었습니다. 이번 책은 처음으로 저작한 책입니다.
번역의 시작과 끝
2000년에 들어섰을 때쯤이었을까요. 한 선배 교수님께서 영양학책 번역 작업에 함께 하자는 제안을 하셨습니다. 당시 미국 유학 마치고 들어온 지 채 몇 년이 안 된 저였기에, 영어로 된 저명한 학자들의 책을 번역하자는 분들이 많았고 실제로 많은 책을 번역했죠.
제안받은 영양학책은 멜빈 윌리엄스 Melvin Williams의 책이었습니다. 5판이었죠. 사실 제가 미국에서 박사 과정일 때 스포츠영양학 수업 교재로 멜빈의 2판을 사용했었습니다. 제 지도교수와 멜빈이 친구이기도 해서 나중에 서로 알게 된 사이이기도 했고요.
여하튼 이를 계기로 2001년 멜빈의 책 5판을 시작으로 6, 8, 11, 12판, 총 5번의 번역서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모두 라이프사이언스 출판사를 통해서죠. 12판 번역서가 2021년에 출간되었으니, 이 책 5권 번역만으로 20년을 채운 셈입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건강·스포츠영양학
2022년 겨울 라이프사이언스 출판사 사장님의 번역 아닌 저술 작업 제안은 또 다른 선배 교수님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원서의 출판사에서 요구하는 저작권료와 최근 출판 시장의 상황 등을 고려해 번역서보다는 저술서로 출간물의 방식을 바꾸는 노력으로 보였습니다.
번역서의 고유적 한계는 물론, 음식이 가진 사회 문화적 배경의 다름으로 나타나는 교재 내용이 항상 불만이었던 저에게는 갈등이었죠. 이걸 해? 말아?
결국 동의하고 책 저술 작업 계약서에 동의하게 됩니다.
저자는 저와 2001년 번역을 제안하신 선배 교수님, 그리고 2022년 출판사 사장님의 의도를 알려주신 선배 교수님, 세 사람으로 정해졌습니다. 이 세분은 멜빈의 책 번역에 모두 참여하신 유일한 세분이었습니다.
한국 사회와 문화에 어울리는 영양학책
주로 영어로 된 전문 학술서로부터 얻어지는 중요한 정보가 있다면, 사회문화적 배경의 다름으로 달라지는 콘텐츠들이 있습니다. 영양학이 그러합니다.
이번 저술서는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이미 해야 했을 작업이 이제야 시작된 것에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번 책이 좋은 것은 모든 그림과 표가 모두 새롭게 제작된 고유의 저작이란 점입니다. 그리고 영양학, 생리학, 스포츠생리학 세 분야를 구분하여 두었기에 공부하기도 좋을 것입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여전히 한국 음식과 국내 자료를 충분하게 인용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나오는 판이 있다면 개정 과정에서 이번에 아쉬웠던 내용을 더 첨부하려고 합니다.
영양학책이 필요한 이유
사람들은 영양학이 보통의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학문인 것으로 잘 못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음식과 영양이 사람을 변형시키고 바꿀 수 있지만 대부분 사람은 음식으로 자신을 변형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영양학은 사실 특정한 대상, 예를 들어 환자, 노약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편식자, 소화가 어려운 사람, 운동선수나 군인 등을 위한 학문입니다.
그러니 이 책이 널리 사용되는 것도 이상한 일일 것입니다. 오히려 필요한 사람에게 소중하게 잘 사용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 책이 사람들로 하여금 음식을 더 편하게 대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가 되길 기원합니다.
덧댐
이 책을 소개하는 영상을 소개합니다. 경품 이벤트도 있습니다. 2025년 8월 28일까지입니다.
영상을 보시고 댓글을 다시면 3분을 선정해서 제 싸인이 담긴 책을 선사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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