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실수나 잘못을 하면 "미안해"라는 말을 곧잘 하는 사람을 좋게 봤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일은 자신의 오만과 자존심을 내려놓는 일과도 같기에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엔 "미안해"라고 자주 말하는 사람을 보면 예전만큼 좋아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아니, 요즘엔 그런 사람을 보면 한없이 무책임한 사람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물론 사과를 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단 백배 낫다지만. 미안하다고 말하기에 앞서 더 중요한 건 당연하게도 애초에 미안할 짓을 하지 않는 거다.
미안하다고 계속 말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다분히 습관적이다. 습관적으로 실수나 잘못을 저질러놓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건 상대의 감정을 헤아리는 느낌보단 자신의 무례한 행동을 정당화시키는 느낌에 더 가깝게 보인다. 숱한 미안함의 말 뒤에 그걸 뒷받침하는 말과 행동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그저 '미안하다는 말을 잘하는 성숙한 나'에 도취된 사람일 뿐이다.
그런 사람들은 부디 사과를 잘 받아주지 않는 사람을 인정 없고 야박한 사람으로 몰지 않았으면 한다. 당신이 인정 없고 야박하다고 생각하는 그 사람이 바로 숱한 미안함의 말을 듣고도 아직까지 당신 옆에 남아있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