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쓰다

우리, 그 누구도 탓하지 말기로 해

by 최다은

누가 더 많이 사랑하느니

연락이 왜 이리 느리냐느니

너는 말을 그따위로 못 하냐느니


우리 사이에 얽히고설킨 자질구레한 문제들

침 튀기고 눈물 흘리며 박박 우기던 서로의 이기심들

그럼에도 너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며 부둥켜안던 처절한 촌극


이별이라는 단어로 종결된

그 모든 것들


시간에

가슴에

기억에

묻어두고

이렇게 살아갈 것을


왜 그리 열을 내고

왜 그리 성을 냈을까


지금 생각하면 미지근한 웃음밖에

안 나오는 날것의 로맨스


그러니

우리, 그 누구도 탓하지 말기로 해


누가 더 눈물을 흘렸고

누가 더 가슴이 아팠고

누가 더 사랑을 했느니 하는 것들


이별 앞에 무력한 그 모든 것들


이제는 탓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으니까

이제는 무너진 감정밖에 남지 않았으니까

이제는 추억 팔이밖에 더 되지 않으니까


사랑 앞에 진심이었다면

그거면 충분하다는 생각만 남겨두고


우리, 그 누구도 탓하지 말기로 해


그러기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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