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쓰다

그저 농담처럼

by 최다은

그저 농담처럼 갑작스레 너에게 전화가 걸려오면 어떨까. 문득 네 생각이 나서, 전화를 걸어봤다고. 네가 뱉은 그 가벼운 말 한마디로 길고 긴 통화가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저 농담처럼 사랑하고 싶다. 머리가 지끈거리는 진지하고 심각한 이야기는 이미 현실의 모든 것들로부터 듣고 있으니. 우리는 오묘한 새벽 공기처럼, 봄날의 찬란한 햇살처럼, 갓 빨래를 마친 포근한 잠옷처럼 그렇게 사랑하면 안 될까?


그저 흘러가는 농담처럼 오래전부터 널 좋아했다고. 너의 사람이 되고 싶다고. 확실치 모르는 미래보다는 지금 당장 널 사랑하고 싶다고. 너의 그 미소에 앞으로는 내 몫을 두고 싶다고.


그저 농담처럼 그렇게 말하고 싶다. 그저 농담처럼 그렇게 함께하고 싶다. 그저 농담처럼 말했지만 진담처럼 오래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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