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의 <1월부터 6월까지>란 노래를 듣고 떠오른 생각
윤종신의 <1월부터 6월까지>란 노래를 들으면 적어도 한 번쯤은 '고작 6개월의 사랑에 뭐 그리 절절해하고 마음 아파하지?'라는 물음을 가져봤을 것이다. 나 또한 긴 연애를 하기 전엔 ‘뭐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한 반면, 긴 연애를 하고 난 후엔 ‘6개월이 그렇게 타격이 심한 기간인가?’라는 생각을 한 걸 보면 말이다.
그리고 오늘 새벽, 나는 오랜만에 이 노래를 다시 들었다. 누군가 곁에 없는 이 시기에 듣는 <1월부터 6월까지>라는 노래는 가사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닿았고, 누구든 한 번쯤은 겪어봤을 법한 이별담에 나를 슬픈 기분에 젖게 만들었다. 그러고 나서 나는 다시금 깨달았다. 6개월이건, 6일이건, 6시간이건, 6분이건 간에 내가 진심인 순간이 한순간이라도 존재한다면 충분히 아플 수 있겠구나 라고.
내 삶 속에서 당신이라는 존재를 알게 된 순간, 내가 당신을 처음 보게 된 순간, 나와 당신이 말을 섞게 된 순간, 내가 당신에 대해 좀 더 알게 된 순간. 그 순간순간들에 움터 오른 단 하나의 진심. 그 진심이 비록 작디작은 손톱만한 조각일지라도 진심은 진심이다. 아무도 그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 또한 지난날들을 되돌아보면 통하지 못한 진심엔 유난히 더 아파하고 힘겨워했던 거 같다. 하지만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제는 내 진심이 닿지 못한 사실에 마냥 아파하고 힘겨워한다기보다는 그 사실마저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 점이다. 왜냐하면 그건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바로 내 것이니까.
내가 가진 마음을 소중히 여기고 싶은 마음. 그것이야말로 나를 사랑이 충만한 삶에 좀 더 가깝게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 진심은 언젠가 통한다는 무자비한 희망보다는 통하든 통하지 않든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너그러움. 난 그게 더 좋다.
그렇기에 진심이 통하지 못한 순간엔 충분히 아파하고 힘겨워하자. 누군가를 사랑한 기간이 6년이건, 6개월이건, 6일이건, 6시간이건, 6분이건 간에 그 순간엔 정말 말 그대로 나는 진심이었으니까. 중요한 건 기간의 길이보단 진심의 농도라는 걸 이제는 정말 잘 알게 되었으니까. 난 진심이었어. 이걸 보고 있는 너에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