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답지 않게 저지른 연이은 실수에 수습하기 바쁜 하루를 보낸다. 어찌저찌 일은 무사히 마쳤지만, 아직 해결되지 못한 부분이 손에 달린 거스름마냥 신경을 거슬리게 만든다.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없는데도 왜 그랬을까 하는 자책감이 하루 종일 까끌한 모래알처럼 맴돈다. 이럴 때만큼은 평소답지 않게 별일 아닐 거야, 잘 될 거야라고 말해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었으면 한다. 이내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조용한 위로라는 걸 깨닫는다. 걱정에 매몰되어 봤자 달라지는 건 없는 걸 잘 아는데도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게 하는 덧없는 행위를 반복한다. 서늘한 날씨에 괜스레 쓸쓸한 노래를 듣는 게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머릿속에 스위치가 있다면 좋을 텐데. 만약 머리가 충전식이라면, 틀림없이 지금의 내 머리는 과부하로 뜨거워져있을 테다. 얼른 이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벗어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