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쓰다

당신의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by 최다은

평소답지 않게 저지른 연이은 실수에 수습하기 바쁜 하루를 보낸다. 어찌저찌 일은 무사히 마쳤지만, 아직 해결되지 못한 부분이 손에 달린 거스름마냥 신경을 거슬리게 만든다.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없는데도 왜 그랬을까 하는 자책감이 하루 종일 까끌한 모래알처럼 맴돈다. 이럴 때만큼은 평소답지 않게 별일 아닐 거야, 잘 될 거야라고 말해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었으면 한다. 이내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조용한 위로라는 걸 깨닫는다. 걱정에 매몰되어 봤자 달라지는 건 없는 걸 잘 아는데도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게 하는 덧없는 행위를 반복한다. 서늘한 날씨에 괜스레 쓸쓸한 노래를 듣는 게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머릿속에 스위치가 있다면 좋을 텐데. 만약 머리가 충전식이라면, 틀림없이 지금의 내 머리는 과부하로 뜨거워져있을 테다. 얼른 이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벗어나고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