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숙소로 소설, 영화 속 주인공이 되는 여행기 2화
1940년부터 벨기에와 프랑스를 가로질러온
역사적인 선박이
오늘 하루동안 내 집이 된다면?
공간에 스토리를 입히는 콘텐츠 기획자의
과몰입 맛집 이색 숙소 여행기_2화
오늘 방문할 선박 B&B, 비타 노바는
암스테르담 인근 소도시인
아메르스포르트에 위치해 있다.
아메르스포르트는 평화로운 풍경이
매력적인 곳으로,
강가를 따라 거닐기만 해도
마음이 저절로 평화로워지는 곳이다.
비타 노바는 1940년대부터 벨기에와 프랑스를
가로질러온 화물선으로,
당시에도 아메르스포르트에 정박하곤 했다.
그리고 2010년부터,
숙소로 탈바꿈해
여행자들에게 새로운 모험을
선사하고 있다.
'배 뚜껑을 열고,
내려가세요.'
체크인 안내 메일에 쓰여있었던
체크인하는 방법이다.
무엇보다도 이 체크인하는 순간이
참 기대가 되었었다-
비타 노바라는 배를 찾고,
꽤나 길게 늘어져 있는 배 위를
두리번거리다 뚜껑을 찾아냈다.
다소 무거워 낑낑대며 열어보니...
비밀의 입구인 듯,
계단이 나온다.
계단을 내려갈 때는
꼭 몰래 잠입하는 기분이었는데,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불이 켜진 아늑한 공용 공간이
나를 반겨준다.
공용 공간에 안내문과 함께 객실 키가 놓여 있다.
지난 기차 호텔에 이어,
보트 모양 카드키로 콘셉트의 디테일을 잘 살려냈다.
선박 숙소라고 객실 컨디션이 열악할까?
전혀 그렇지 않다.
푹신한 침대와 벽에 걸려 있는 요트 그림,
적당히 빈티지해서
등불 같은 은은함을 선사하는 조명까지-
아담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혼자 머물기에 폭닥하다.
단독으로 쓸 수 있는 샤워실과
보트 위 강가를 잠시나마 상상해 볼 수 있게 하는
천장 위 창문까지.
긴 긴 모험을 해오다,
아늑한 침대에서
다음 항해를 다시 준비하는
선원이 된 것만 같은 기분.
죽은 듯 잠을 자다가
배가 고파 깨, 공용 공간으로 나왔다.
밧줄(?)로 싸맨 전구 조명,
멋스러운 의자 등
곳곳에서 보트를 개조한 호텔이라는 게
물씬 느껴진다.
정성스러운 아침 한 상이
금방 차려졌다.
동네 빵집에서 갓 나온 빵과,
각종 햄과 소시지, 치즈,
매콤 달달한 양념까지-
여행지에서, 좋은 공간에 머물며
정성스레 차려진 조식을 천천히 먹으며
왜 이런 순간이 필요한지 깨달았다.
일상에서는 출근하기 바빠
대충 때우기 일쑤인 아침이라는 끼니를
이렇게 여유롭게, 하나하나 음미하며 먹는 것 자체가
여행에서만 누릴 수 있는 작은 사치다.
보물이 들어있을 것 같은 상자에,
들어있는 온갖 종류의 차들-
차 한 잔만 해도 그렇다.
배의 보물을 숨겨놓은 것만 같은
빈티지한 나무 상자에는
종류별 차가 한가득 들어있어,
괜스레 귀엽게 느껴진다.
혼자 여유를 즐기고 있던 중,
또래 여성이었던 스태프 분이 자꾸 말을 걸었다.
혼자 여행을 온 내가 신기해 보였다며,
본인도 혼자 여행을 하고 싶다고 했다.
진로와 버킷리스트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트의 다른 부분도 구경시켜 주겠다며
나를 데려간다.
예-!
이런 예상치 못한 순간들이
여행의 묘미 아닐까-
사실 내가 머물렀던 공간은
모던한 객실이었고,
보트의 그대로의 매력을 엿볼 수 있는
다른 객실도 타입별로 준비되어 있어
취향껏 선택할 수 있다.
내가 가려던 날짜에 이미 매진이었던 터라,
아쉽게도 머물지 못했는데
이렇게라도 볼 수 있다니 참 운이 좋았다.
내가 너무나도 궁금했던 공간,
선장의 집(Skipper's house).
아니나 다를까 이곳은 완전히
모험 가득한 보트 그 자체다.
선장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컨셉 가득 독채 숙소까지-
몸에 간신히 딱 맞는 침대에 폭삭 들어가
누울 수 있는 곳이
매우 아늑해 보인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파도에도
이 침대에 폭삭 들어가 안겨 있다면
안전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혹시 이 글을 읽고
머무르게 된다면,
이 객실을 예약해 보기를 꼭 추천한다.
체크아웃까지 시간이 남아
아메르스프로트의 강가를 걸었다.
.
암스테르담보다 작지만,
더 아기자기하고 낭만적인 분위기가
관광객이 아닌 로컬의 여행지를
찾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한편, 의외로
트렌디한 지역이기도 해서
네덜란드 특유의 신기한 건축과
재미있는 행사도 열리고 있었다-
마치 배를 타고 낯선 도시에 정박해
하나씩 알아가는 선원이 된 것만 같다-
모든 여행은 다 그렇지만,
선박 호텔에서 머물러보니 더욱 말이다-
다음 정박지는 어디가 될지
더욱 기대가 되는 숙소다.
보트 B&B Vita Nova에서의 여행 포인트!
- 보트의 뚜껑을 열고 들어가는 이색 체크인
- 취향껏 선택할 수 있는 개성 가득한 객실 타입
- 로컬 맛집과 함께 즐기는 정성 가득한 조식
- 평화로우면서도 트렌디한 동네에 위치!
<공간콘텐츠 기획자의 이색숙소여행>
매거진이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