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기차에 앉았다.
뒷자리에 앉은 이제 막 중학생이 되었을 법한 남자아이 둘이 이야기가 한창이다. 한 아이가 불쑥 다른 아이에게 학교친구에 대해 묻는다. 둘이 같은 학교를 다니는가 보다.
-요즘 학교에 '카메룬' 안보이던데, 혹시 어디 간 줄 아냐?
-아. 걔 학교 그만뒀어. 걔네 부모님 이혼했잖아.
-진짜야? 근데 학교를 왜 그만둬?
-돈이 없대.
-갑자기 왜 돈이 없대?
-몰라. 부모님이 이혼해서 돈이 없어진 거 아닐까?
-야. 부모님이 재산을 나눈다고 해도 자기 아들 학교 보낼 돈은 이혼이랑 상관없이 두 사람한테서 나오는 거 아니야? 근데 왜 카메룬이 학교를 못 오는 거야?
-어떻게 알겠냐, 돈이 어디로 가는지.
-그럼 카메룬은 뭐 한대 이제?
-나도 거기까지는 잘...
카메룬이라는 친구를 향한 친구들의 고민이 가볍고도 깊다.
돈. 우리는 도대체 어디에다 쓰는 걸까?
도대체 무엇이 중요할까?
우리의 핑계는 왜 돈일까?
그리고 카메룬은 뭘 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