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로 가는 길
[성경 ] 창세기 21장
성경 창세기 21장을 읽는다.
아브라함이 100세 되는 때에 부인 사라가 아들 '이삭'을 낳는다. 그리고 아이가 젖을 떼게 되자 아브라함이 기뻐 잔치를 벌인다. 이때 아브라함의 첩이 낳은 자식 '이스마엘'이 이삭을 비웃어 사라의 화를 사게 되고, 첩과 그 아들을 쫓아내라는 부인의 말에 아브라함이 심히 고민한다. 그러자 신이 나타나 아브라함에게 이르기를,
"이삭이 너의 대를 이을 핏줄이니 네 부인의 말대로 하라. 그리고 이스마엘도 너의 후손이니 그도 나라를 세우도록 내가 만들어주마."
다음 날 첩되는 하갈과 이스마엘이 아브라함의 집을 떠나 브엘세바 황야에서 헤매게 된다. 그리고 목이 말라죽을 지경에 이르렀는데, 천사가 나타나 신의 가호와 축복을 전하며 우물을 보여주어 살게 된다. 그 후로도 신이 그와 함께 있으니 이스마엘이 광야에서 자라 궁수가 되고 이집트 여자를 아내로 맞는다.
한편, 아브라함 앞에 그가 머무는 땅의 왕 아비멜렉과 그 수하 장군이 나타나 대대손손 서로를 의롭게 대할 것을 맹세하자 청한다. 신이 아브라함이 무엇을 하든 지키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이 그들과 맹세하고 동시에 브엘세바 땅에 자신의 손으로 판 우물의 소유권을 확실히 한다. 그리고 그곳에 에셀 나무를 심고서 영생의 신을 자신의 주권자로 부른다. 아멘.
이번 장에서는 이삭이 태어난다. 태어나보니 부모는 다 늙어 아비는 심지어 100세란다. 더군다나 신의 명을 받들어 이 땅 저 땅 떠도는 떠돌이삶 중이란다.
이스마엘이 집에서 쫓겨난다. 저는 첩의 아들인데 그 집에 본처가 아들을 낳았단다. 그리고 광야에서 헤매다 죽을 순간에 처한다.
그리고 아브라함. 남의 땅 살이 중이니 그 땅 왕과 고위 관리의 지배를 받는다.
아, 피곤해. 내 인생도 고단한데 그네들 인생도 참으로 고단 했겠구나 싶다.
신이 나타나 약속했더랬다.
이삭은 아브라함 부부의 정실 핏줄로 태어나 신의 민족의 대를 잇게 될 것이다.
이스마엘은 신이 아끼는 아브라함의 후손이니 스스로 민족을 만들게 해 주겠다.
아브라함은 신의 가호와 축복이 함께 하니 아브라함 손에 신의 땅을 넓혀가게 될 것이다.
이삭이 태어난다. 태어나보니 부모는 아브라함. 신에게 받은 축복의 실현으로 늙은 부모의 태를 열고 기적으로 세상에 나와 젖을 뗀다. 젖을 뗌은 큰다는 말이다. 신의 민족의 우두머리가 되어가는 아비와 같이 신의 땅을 넓혀갈 것이다.
어린 이스마엘이 집에서 쫓겨난다. 그러나 제 아비의 신이 그도 같이 축복하여 스스로 나라를 세우게 하겠다 했단다. 그러니 그가 아비의 집을 나서는 것은 제 나라를 세우기 위한 독립. 그리고 광야에서 천사로 하여금 우물로 인도되어 목숨을 건지고, 광야 삶을 버텨낼 만큼 강하게 장성하여 궁수가 되고, 결혼하여 한 가족의 우두머리로서 제 민족의 시작점을 찍는다.
그리고 아브라함. 비록 남의 땅 살이 중이나 신이 그의 주권자니 그 땅과 사람의 지배를 초월하여 신의 주권을 넓혀간다.
아, 그래. 성경의 신은 약속을 지키는 신. 구원하고 축복으로 인도하는 신. 자신의 사람을 책임지는 신.
성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신이 지키는 약속의 실현들로 역사가 빽빽히 채워진다. 그리고 그것이 같은 신을 받드는 현세의 사람들로 이어지고 있다. 말하자면 '신이 한 약속의 실현'이 곧 성경으로 대를 잇는 사람의 정체성이 되는 것이다. 갓 태어나 천지 모르는 갓난아이 든, 첩의 자식이든, 남의 땅에 사는 100세 노인이든 성경의 후손이면 우리의 공통된 정체성은 약속을 지키는 신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자, 그 약속과 축복의 산물들이 되는 것이다.
시시때때로 인생 가운데 크고 작은 사건과 일상들이 얼마나 나를 불안하게 하는지, 얼마나 상황을 원망하게 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나의 정체를 제대로 알고, 사람의 한계를 초월하는 신과 함께 간다니 안심이다. 그래서 지금 어떤 상황 가운데 있든 안심하여 기도한다.
주여, 당신이 당신이 내린 축복으로 저를 인도하시니
사람이 복잡하게 만들어내는 고난에서 이끌어 내는 것이
당신의 역할임을 이해합니다.
사람으로 내가 내 인생 꼭대기에 서지 않고
신으로 당신이 내 꼭대기에 서있음에
제 인내의 한계마저 초월하고
당신이 오히려 제 인생을 인내하며 만들어 가소서.
신급의 축복으로 저를 구원할 권리를 당신에게 높여 드렸으니
기꺼이 세상의 젖을 떼고
당신이 만나게 해 준 생명수인 성경, 성령, 예수로 하여금 목축이고
당신 약속의 실현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나아갑니다.
저희로 하여금 성경의 역사가 이어짐을 믿습니다.
오늘 읽은 성경 창세기 21장에서 아브라함이 이스마엘을 집에서 내보내는 문제로 고민할 때,
당신이 그에게 한 말 '걱정 말라.' (12절),
첩 하갈이 광야에서 자식이 죽을까 울부짖을 때,
당신이 천사를 보내어 전한 말 '두려워말라. 나의 축복이 함께 한다.' (17절),
아비멜렉 왕이 아브라함을 인정하여 이른 말 '당신은 매사 신이 함께 하십니다.' (22절)를
제가 오늘 이 자리에서 성경 펼치고 그들과 한 페이지에 앉아 같은 음성으로 받듭니다.
이곳은 광야가 아니요
우물로 가는 길.
알고 갑니다. 당신이 지키는 줄 알고 갑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