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이유

길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by 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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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 동안, 그리고 이어진 리프레쉬 기간에도 많은 책을 읽지 못했어요. 얼마나 읽어야만 한다는 법칙은 없지만 나만 뒤쳐지는 듯한 느낌에 조바심을 냈던 것도 사실입니다. 세상은 급작스럽게 나타난 바이러스로 인해 더욱 빠르게 변화해가는데 제자리를 지키고 앉아 뒤쳐지는지도 모르고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아마 그런 걱정이 되어 더욱 부담감을 느꼈는지도 모르겠어요.


홀린 듯이 지난 이틀간 밤을 새워가며 책 두 권을 읽어냈습니다. 두 권의 책으로 세상이 뒤집히는 변화가 생긴 건 아니지만 마음먹고 읽으면 읽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았어요. 물론 책이 주는 메시지도 좋았고요. 그래도 우선 손에 꼽히는 건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스스로에게 붙여줄 근거를 찾았다는 게 아닐까 싶네요.


한 달에는 많은 프로그램이 있어요. 그중 왜 하필 서평일까? 나는 왜 책을 읽고 글을 쓸까? 여러 번 했던 질문이지만 답이 비슷한 듯 조금씩 달라지네요. (이 질문을 거의 매일 하던 시기도 있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그 사이에도 많이 걸어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흔히들 책에서 길을 찾았다고 하잖아요. 무작정 그 말을 믿었어요. 절박했던 그 순간에는 삶이 쉽게 바뀔 것 같지 않아서 무서웠어요. 무력감에 사로잡혀서 아무것도 할 수 없던 때, 존재의 이유도 찾지 못하겠는데 내 손에 한 생명이 맡겨진 거죠. 사실 닥치는 대로 열심히 살긴 했는데 정말 잘하는 게 없었거든요. '이런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이런 생각에 잡아먹혔을 때였어요. 꼬물거리는 아이를 보니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내가 이렇게 살면 아이는 어쩌고 가정을 어떻게 되는 거지? 뭐든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제일 먼저 했던 게 책을 읽는 거였어요.

성공까지는 꿈도 못 꿨어요. 그냥 삶이 조금만 바뀌기만 해도 좋겠다 싶은 때였죠. 다들 책을 읽으면 된다니까. 그래서 읽었어요. 무슨 책을 읽어야 되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읽어보자. 그랬었네요.


그렇게 뭐든 읽기만이라도 해보자 했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한 달에 열 권도 못 읽었다며 좌절하고 있으니 많이 변했죠? 왜 읽고 쓰냐고요? 사람이 변하니까요. 제가 변하고, 아이들이 변하고, 삶이 바뀌니까요. 저는 지금도 행복하지만 계속해서 더 행복하고 싶어요. 좋은 엄마도 되고 싶고, 좋은 아내도 되고 싶고, 좋은 딸도 되고 싶어요. 그리고 현명하고 지혜롭고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여전히 왕따 기질이 있고 사람들이랑 잘 못 어울리고 쉽게 포기하고 게으름뱅이에 핑계대기는 고수급으로 잘하지만 말이에요. 한 달에 30일을 쭈구리로 살아도 가끔 좋은 사람이 되다 보면 좋은 사람으로 사는 날도 늘어나지 않을까요? 고민이 깊어질 때, 삶의 방향을 못 찾을 때, 내가 너무 부끄러울 때, 뭔지는 모르겠지만 잘못된 방향이라고 빨간불이 켜질 때. 그럴 땐 책을 읽고 글을 써요. 그러다 보면 그 순간이 아니라도 고민은 해결이 되고, 나아갈 길이 보이고, 내가 자랑스럽기도 하고, 초록불이 켜져서 쌩쌩 달리는 날도 오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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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imon Rae on Unsplash


지금까지는 '나'를 중심으로 한 변화를 맛봤어요. 돌아보니까 제가 참 많이 변했더라고요. 이 속도로 변하면 어느 날은 꽤 괜찮은 사람이 되어있을지도 모르겠다는 희망도 가끔 봐요. 글을 쓰면서 나를 돌아보기도 했고, 답을 찾기도 했어요. 이번엔 한 번이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경험을 나누는 글을 써보는 게 목표예요. 그 과정에서 다시 찌질이가 되기도 하고 바닥도 맛볼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믿으려고요. '이 순간이 지나면 언젠가 도착해있을 거야. 저는 이런 이유로 책을 읽고 글을 써요. 언젠가 말했듯이 책 읽는 게 즐거운 취미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세상에 좋고 유익한 책이 많다는 점도 감사할 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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