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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콕맘 예민정 Aug 06. 2020

비록 그 길이 꽃길이 아닐지라도

feat.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법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 중에 '김미경 TV'가 있다. 그녀의 말에 위로를 받기도 하고 용기를 얻기도 하며 채널이 오픈할 때부터 함께 해왔다. 쓸데없는 꼼꼼함에 모든 영상을 다 챙겨보기 위해 고군분투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가끔 맞닥뜨려지는 때에 끌리는 영상 위주로 시청한다.

꾸준하다는 형용사가 그녀만큼 잘 어울리는 사람이 또 있을까? 참 열심히 살면서도 늘 열정이 넘친다는 느낌을 주는 분이다. 시원스러운 말속에 담긴 애정에 가슴이 뭉클해질 때도 얼마나 많았던지... 자신의 경험을 나눈다는 것이 상대에게 위로가 된다는 것을 처음 깨닫게 해 준 분이기도 하다.


강의로 대부분의 수입을 벌어들이는 직업을 가진 이가 코로나를 맞이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한 달여가 지났을 때였으리라. 영상 속에서 그녀는 변화에 주저앉아 있지 말고 변화를 읽고 대처할 수 있게 얼른 일어서라고 했었다. 당장 신문부터 사서 읽으라고 했다. 만약 그때 그녀의 말을 듣고 바로 움직였다면 몇 달의 시간 동안 나는 얼마나 변했을까? 책을 통해 저자가 변화해 온 시간들을 보면서 '그때 왜 함께 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한다. 돌아보면 왜 나는 늘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만 같은지... 분명 열심히 살긴 했지만 무엇이 없어서여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건지... 잠시 딴생각도 해보는 중이다.





책의 부제는 <코로나로 멈춘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삶의 방향이 많이 바뀌었다. 그중 의도치 않은 멈춤 단계에 있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테다. 저자는 그들의 삶이 자신이 처한 상황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스스로를 위기에서 구해내고 탈출 방법을 함께 나누고자 예정에 없던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 사람들은 코로나가 종식이 되건 그렇지 않건 상관없이 앞으로의 시대는 이전의 삶과 많이 달라질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다가올 세상에 우리는 주어진 자리를 어떻게 지키고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꼭 주저앉아있지 않더라도 변화에 대비해서 움직이지 않으면 도태되고 말 것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말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쓰일 때부터 읽어야 할 이유가 충분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전업 주부'다. 직업이 '엄마'이고 맡은 바 주된 업무가 '육아'다. 집에만 있는 전업 주부이자 육아맘이 코로나로 달라지는 세상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기도 하겠지만, 어쩌면 가장 변화에 민감해야 하는 직업 중 하나가 '엄마'가 아닐까. 


난생처음 학교에 발을 내디딘 첫째는 11번의 등교로 한 학기를 마쳤다. 한창 어린이집에서 또래 집단을 겪고 사회성을 키워야 하는 둘째는 친구를 만날 기회를 잃었다. 올해 세 살인 막내의 긴급 보육 사진을 보면 말도 못 하는 아이들이 모두 마스크를 끼고, 장난감을 놀면 즉시 소독통에 넣어두는 질서를 먼저 배운다. 우리가 알고 있던 아이들의 모습과 사뭇 다른 일상이 매일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상이 달라졌다면 아이들을 키우는 디테일에도 변화를 주어야 한다. 덕분에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는 알아야 할 것도 해답을 찾아야 하는 것도 많다.


우선, 학교를 다녀도 잡기 힘든 생활 습관이 방학보다 더 무한정 늘어진 일상으로 잡힐 리가 없다. 어떻게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할 것인지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해진 시간에 잠들고 때가 되어 일어나야 한다. 졸리는 몸을 어떻게 즐겁게 깨울지도 고민해야 한다. (글을 쓰는 오늘 첫째는 무려 오전 11까지 잤다.ㅠㅠ)

또, 아이들의 놀이도 규칙을 세워야 한다. TV를 무한정 볼 수 없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놀이하는 시간 외에 책을 읽고 학습을 위해 할애해야 하는 시간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말 못 하는 막내가 시끄럽게 놀더라도 약속한 시간에는 집중해서 공부하는 습관도 길러야 한다.  


당장 고려해야 하는 이런 사항들 외에 파생되는 문제도 있다. 또래 집단과의 상호 작용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친구를 만나고 스킨십을 하고 부대끼며 겪어야 하는 경험은 어떻게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 대체 이런 사회성을 온라인으로 형제간의 상호작용으로 대체할 수 있긴 한 것인지 정말 전문가를 찾아가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예전엔 분명히 학교와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 학원 등의 도움을 받으며 아이를 키울 수 있었다. 지금도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예전과 비중이 같아 보이진 않는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식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이고 무엇보다 제2, 제3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출현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교수님, 우리는 언제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코로나 바이러스는 조금 사그라들 뿐 결코 종식되지 않아요. 사람들은 종식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하지만, 바이러스가 어떻게 완전히 종식되겠어요?"
"그럼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요?"
"지금처럼 인간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그로 인해 기후변화가 지속된다면 박쥐 외에도 다양한 생물들이 치면적인 바이러스를 품고 2~3년 간격으로 인류를 덮칠 겁니다. 인간이 백신을 개발하는 속도보다 바이러스가 찾아오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거죠."
"그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거죠?"
"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행동 백신'이라고 불러요. 우리가 현재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백신은 행동 백신밖에 없어요. 아마도 앞으로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형태로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겁니다."   <김미경의 리부트> p. 29


달라진 세상. 엄마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향이 잘못되면 자칫 아이들이 생뚱맞은 방향으로 자랄지도 모른다. 바짝 정신을 차리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




이야기가 너무 사적으로 흘렀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자. 저자는 가장 큰 이슈인 먹고사니즘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분명히 많은 직업들이 변화를 겪고 있고 그 사이에 끼인 많은 사람들이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 책을 통해 그들에게 시대에 발맞춰 변화하라고 말한다. 그녀가 찾은 해결책을 제시하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 있게 한 발 내딛으라 조언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변화의 시작점에서 자리를 선점하라고도 한다. 할 수 있다고 등을 두드려준다.


(책에서 말하는 생계의 위협에서 나 역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다만 주업이 '엄마'이다 보니 생각의 방향이 조금 더 그쪽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는 부분은 양해를 구한다. )


어떻게 하면 불안한 시대에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을 것인지. 어떻게 하면 가정이 무너지지 않게 잘 지킬 수 있을 것인지. 어떻게 하면 경제적 자유를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인지. 물음표가 끝없이 이어진다. 과연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사실 생각하고 해결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혼자 다 해낼 수는 없는 일이다. 어느 정도의 방향성을 가지고 내가 할 수 있는 일,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일, 도움을 줄 수 있는 일, 무엇보다 무조건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일 등을 구분하는 것이 먼저다. 그래야만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다.


금방  끝날 거라는 기대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해법은 안 보이고 불안감은 더 커질 것이다. 마음이 강한 사람조차 '나는 지금껏 뭐 했나'라는 자괴감과 열등감에 사로잡히기 쉽다. 우울하고 불안하고 아픈 마음을 데리고 살아야 하니 보통 마음으로는 안 된다. 코로나 이전 마음으로는 코로나 이후를 버텨내기 어렵다 그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어이 웃을 수 있는 하루를 만들고, 갑작스러운 변화 앞에서도 겁먹지 않는 나. 그런 나를 만들려면 내 마음의 면역력도 끌어올려야 한다. 더 튼튼하고 건강한 마음으로 살기 위해 내면을 더 자주 들여다보고 잘 보살펴줘야 한다.  p.256


Photo by Priscilla Du Preez on Unsplash


책을 읽으면서 많은 메모를 썼다. 머릿속을 스쳐가는 생각들을 미처 다 잡지 못하기도 했다. 서평을 써내기가 힘들었던 것은 느낌표와 물음표가 가득한 메모의 잔상 속에서 내가 중심을 잡지 못해서였는지도 모른다.


해야 할 것들과 할 수 있는 것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저앉아 있지 않는 것이 아닐까? 포기라는 사치스러운 단어를 떠올릴 겨를이 없다. 무엇을 덜어내고 무엇을 더할지. 바뀌는 시대에 맞춰 오늘의 나는 어떤 선택으로 살아남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당장 실행에 옮겨야 한다.

실행의 결심을 이 책과 함께 한다면 조금 더 희망에 가까운 걸음을 옮길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비록 그 길이 꽃 길이 아닐지라도 꼭 지나가야 하는 길이라면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코로나가 이렇게 길어질지 몰랐어요. 나 이제 어떻게 해요?

지금까지는 먹고살 수 있었어요. 그런데 앞으로는 길이 안 보여요. 너무 막막해요.

이렇게 주저앉아 한탄만 하고 있다고 해결되지 않는 것 같아요. 뭐부터 하면 될까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서 성공할 겁니다.


커다란 변화의 시작점에서 무언가 하기는 해야겠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정주부인 저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열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사업을 하거나 개인 브렌딩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며칠 전 다른 분의 서평을 읽으며 서평과 독후감의 차이를 배웠다. 독자를 고려하는 글인 서평을 쓰고 싶었지만 아직 독후감도 못 되는 글을 이렇게 남기는 것이 참 죄스럽다. 아직까지는 나누기 부족한 글이지만 글을 쓰면서 정리가 되고 해답을 찾아가는 방법이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어서 이렇게 하고 있음을 부디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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