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떨어져도 괜찮은 주식이 있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의 방향을 바꾸니 설득력 있는 말이 됐다.

by 로지

우리 집은 외벌이다. 안타깝게도 별다른 경제적 능력을 가지지 못한 아내를 둔 남편은 본인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오늘도 혼자 외롭게 '돈벌이'라는 짐을 짊어지고 있다. 첫째를 키우면서 말로만 듣던 '입 하나가 느는 게 아닌 삶'의 실체를 보았다.

수입 하나가 빠져도 실제 큰 타격을 받지 않았던 신혼(이라 쓰고 출산 전이라 읽는다) 때와는 달랐다. 물론 당시에도 남편의 수입이 나보다 훨씬 좋았기에 특별한 타격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고작 아이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 작은 것이 먹어봐야 얼마나 먹을 것이며(모유 수유했으니 초반엔 분유값도 안 들었다.) 써봐야 얼마나 쓸 거냐며(천기저귀를 병행해서 사용했으니 일회용 기저귀 값도 많이 안 들었다.) 속으로는 남들이 하는 말이니 많은 부풀림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정작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첫 아이였고(다 처음이겠지만) 산모인 내가 몸이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 아이는 잠시도 바닥에 누워있지 않는 전형적인 등 센서 탑재 베이비에 고집도 세고(생후 3일 만에 조리원 선생님을 울린 아이다) 울음의 강도도 끈기도 남달랐다.


잠깐 이야기를 벗어나 첫째의 고집과 울음이 얼마나 심했냐 하면, (고백하지만 큰 아이는 거의 카시트를 타지 않았다.) 카시트에 앉히기도 전에 기절하게 울어대서 매번 부부가 졌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전 시즌 다운로드하여 돌려볼 정도로 큰 아이는 키우는 게 힘들었다.

하여간 큰 마음을 먹고 하루는 아이를 적응시키겠다며 카시트에 앉히고 서울에서 대구까지 운전을 했다. 세 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니 울다가 지쳐서라도 앉아있지 않겠냐는 계산이었다. 결과는. 부모가 졌다. 아이는 지치지도 않았고 포기도 않고 도착할 때까지 울었다. 우리는 아이가 조금 더 클 때까지 기다리자고 했다. 완벽한 패배였다.


뭐 대충 이런 아이였다 보니 몸이 회복 안 된 산모가 혼자 아이를 돌보며 살림을 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남편은 자발적 백수가 되었다. 당장 사람이 살아야 하지 않겠냐며 5개월 동안 같이 아이를 키웠다. 그 기간에 남편의 도움이 없었다면 어쩌면 큰 병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무수입으로 (비상금으로 버틸 수 있을 거라 믿었건만) 5개월을 보내보니 자산이 반토막 나는 건 순간이라는 걸 뼈에 박히게 깨달았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남편은 프리랜서다. 감사하게도 그때 이후로 계속해서 일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어 수입이 단절된 적은 없다. 하지만 한 번 공포를 맛본 나는 생각이 많았다. 남편이 느끼는 압박감에 비할바는 아니겠으나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렇게 돈 공부를 시작했다. 최소한 벌어다 주는 돈을 다 써버리는 철딱서니 없는 아내가 되고 싶진 않았다.


여러 가지 책을 읽고 세미나를 다녔다. 농담 반 진심반을 담아 "있어봐. 내가 노후는 먹여 살려줄게." 하며 시작한 공부였다. '이렇게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어'하는 확신은 아니더라도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노년은 맞이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마 모든 부모가 원하는 바가 아닐까.


몇 번 쓴 적이 있지만 내 돈 공부의 시작은 부자 언니와 함께였다. 수진 언니가 "채찍!"하고 외칠 때마다 같이 움찔하며 가계부를 들여다보기를 3년 넘게 해오고 있다. 작지만 주식 투자도 하고 있고 자산배분도 조금씩 익혀가고 있는 중이다.


<진짜부자 가짜부자>의 사경인 회계사는 경제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듣고 있는 '삼프로 TV'에서 알게 되었다. 원래 유명하신 분이라고 하는데 경제 신생아는 이 채널을 통해 처음 알았다.

늘 공부는 새롭고 모르는 것을 알아가느라 머리가 깨지는 느낌이지만 이번에는 또 다른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주가가 오르는 것만 보고 주식을 살 필요가 없다. 주가가 떨어져도 괜찮은 주식이 있다."


이게 무슨 멍멍 짖는 소리인가 싶었다. 만 원에 사서 이만 원에 파는 게 주식이지 않는가? 그러니 유명한 투자자들이 하나같이 '저렴할 때 사서 비쌀 때 팔아라'라고 하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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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Adam Nowakowski on Unsplash



시스템 수익을 보자


사경인 회계사가 말하는 시스템 수익이란 내가 일하지 않아도(노동 수익) 돈이 들어오는 수익을 일컫는다. 흔히들 말하는 자는 동안에도 돈이 벌리는, 여행을 가도 돈이 들어오는 시스템을 만들어라는 이야기다.

아이들 장래 희망에 건물주가 1위를 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있다. 그렇게 건물주가 유망직종(?)이 된 이유가 그들이 가진 빌딩 가치도 있겠지만 빌딩에서 들어오는 월세 수입이지 않는가. 건물주가 되면 놀고 자고 여행을 하는 동안에도 월세를 받을 수 있으니 고정적 수입이 생기는 것이다. 저자는 월세처럼 내가 무엇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 수익이 최소 생계비용을 넘어서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부자 공식 : 시스템 수익 > 생계 비용


https://youtu.be/dy1niuGkc0A


이런 시스템 수익은 월세 말고도 배당금이 있다. 부자 언니는 배당금으로 여행 가라고 했는데, 하면서 배당수익에 관한 파트를 열었다. 배당주 투자는 알고 있었지만 저자의 시선이 신선했다. 앞서 말한 주가가 떨어져도 상관없다는 관점은 신선 하다 못해 살아 밭으로 돌아갈 지경이다.


지금까지 배당주 투자를 할 때 '지금 주가에 이 주식을 사면 대충 7%만 올라도 배당 3%를 받으니까 10% 정도 수익률이 보장이 되겠네.' 하는 생각을 했다. 배당을 이익에 먼저 더해두고 주가 상승분과 합쳐서 매도하는 시나리오를 짜두는 것이다.

하지만 사경인 회계사는 배당주를 그런 시선으로 보는 것이 아니었다.(물론 투자의 관점에서 배당주 투자를 하는 게 잘못되었다는 말이 아니다.) 예를 들어 '나는 매달 고정 수익이 10만 원이 들어왔으면 좋겠어.' 한다면 1년에 120만 원이 배당금으로 측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1년에 한 번 배당을 하고 몇몇 주식은 분기 배당을 하기도 한다.) A주식이 1년에 배당을 주당 1만 원을 준다고 하자. 그럼 나는 A라는 회사 주식을 120주 사면 되는 것이다. 이때 1주당 가격이 저렴할 때 사는 것이 조금 더 좋은 건 설명하지 않아도 알거라 믿는다. 오로지 시스템 수익만 보고 A주식을 매수했다면 그 회사가 망하지만 않으면 계속 배당을 줄 테니 주가가 반토막이 나도 나랑 상관없는 일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는 배당률의 변동폭이나 주가 대비, 세금 등등은 일단 고려하지 않고 진짜 일차원적 방식으로만 설명했다.)


다만 걱정되는 점은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테고 기업의 이익이 감소하는데 예전보다 배당금이 줄어들지 않겠냐 하는 점이다. 여기에 저자는 망하지만 않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쪽인 듯하다. 배당이 더 필요하다면 투자금을 조금 더 넣어도 저가매수가 되니까 추후에 기업이익이 개선되었을 때 더 많은 배당을 받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덧붙여 JP모건 같은 미국의 은행주가 배당을 정상적으로 주지 못할 정도면 다른 주식들은 처참하게 박살 나서 살아남은 게 없을 정도이니 그 정도 위기면 그냥 같이 맞이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도 한다.




책의 내용에 완전히 빠져들어 읽었다. 일부는 바로 적용해 볼 수도 있겠다 싶었고, 일부는 나랑 맞지 않는 투자라는 생각도 들었다. 추천해 준 도서목록을 장바구니에 담고 나의 시스템 수익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해 보게 된다. 자산을 불리는 것과 함께 시스템 수익은 어떤 식으로 만들 수 있을까?


<진짜부자 가짜부자>는 시스템 수익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파생되는 여러 가지 분야에 다양한 조언을 해준다. 내가 쓴 글은 극히 일부분이니 혹시 관심이 있다면 책을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투자에 대한 시각을 넓히는 좋은 계기가 될 듯하다. 더불어 부의 시스템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자동부자습관> <부자되는 법을 가르쳐드립니다> <마법의 돈 굴리기> 등의 책 들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혹시 '돈공부는 완전 초초초보라 시작해 보고 싶어요.' 하시는 분이 있다면 부자언니 책도 좋다. 대상이 20대~30대 여성으로 하고 있으니 해당된다면 뼈 때리는 채찍을 맞으며 시작할 수 있다.


이렇게 쓰고 마무리를 하려고 보면 늘 부끄럽고 고민된다. 누구처럼 대박 수익을 낸 고수도 아니고 이제 조금씩 종잣돈을 만들어가는 중이면서 뭘 안다고 글을 쓰냐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렇게 쓰는 것은 누구나 처음이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돈을 공부해야겠어' 하는 동기를 불어넣어주는 글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길게 써본다. 제로금리에 가까워진 요즘 시대를 생각하면 부를 늘리는 것까지가 아니더라도 지키는 방법 정도는 꼭 배워야 하는 것 같다. 도움이 되는 글이었으면 하고 바라본다.



사경인 회계사의 참고 영상


https://youtu.be/cKCJV98a17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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