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든 첫 기억을 가진 친정
내 첫 장거리 비행은 밴쿠버로 시작했다
중국 유학시절을 제외하면, 밴쿠버는 내가 인생 처음으로 경험한 '외국'이었다.
랜딩 후 기조들과 식사를 마치고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5살 아이처럼 방방 뛰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야아아, 밴쿠버가 웬 말이냐! 진짜 인생 성공했다, 성공했어!"
.
.
.
그때는 몰랐지, 그 후로 9번이나 더 밴쿠버를 가게 될지.
지금은 나름 친숙한 공간이 되었지만 도로 위에서 오두방정을 떨던 그 날, 그 순간은 여전히 마음 한 편에 진한 잔상으로 남아있다.
지금은 내게 밴쿠버는 '친정'으로 통한다.
단순히 탑승 횟수를 떠나 내게 승무원으로서의 '시작'이 되어준 곳이기에 더없이 소중하고 편안하다.
16시간이라는 악마의 시차에도 끄떡없다. 밴쿠버에서만큼은 어김없이 꿀잠이다. 마음이 편한 덕일 것이다.
미국 비자를 받은 이후로는 밴쿠버 비행이 영 나오질 않는다. 친정 소식이 슬 궁금해지는 여름의 중턱이다.